박봉수 목사 / 상도중앙교회 담임

본문 / 사도행전 2장 42절       [ 동영상으로 보기 ]

▲ 박봉수 목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있었던 실화입니다. (동영상으로 보기 참조)
400미터 경기에 출전했던 영국의 데릭 레드먼드 선수는 강력한 우승후보였습니다. 그러나 경기 도중 오른 쪽 무릎 근육이 끊어졌습니다. 견딜 수 없는 통증으로 경기장에 주저앉았습니다. 의료진이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레드먼드는 의료진의 만류를 뿌리치며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다리를 질질 끌며 결승점을 향해 달려 나갔습니다. 너무 갑자기 닥친 불상사로 억울하기도 하고 견딜 수 없는 통증에 고통스럽기도 해서 울며 결승점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이 때 관중석에서 한 사람이 진행요원의 저지를 뿌리치고 레드먼드를 향해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를 안았습니다. 바로 레드먼드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달리는 걸 포기하자. 이렇게까지 할 건 없어”라며 아들을 달랬지만 아들은 막무가내였습니다. “아닙니다. 꼭 해야 합니다.” 아들의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그럼 우리 함께 가자.”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결승점을 행해 나아갔습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관중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레드먼드는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이 때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경기장을 메웠다. 어깨동무해 준 아버지의 덕으로 완주했던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어깨동무의 힘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자리에 있을 때 함께 했습니다. 어깨동무하며 그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의 고통을 나누었습니다. 아들의 꿈을 나누었습니다. 어깨동무하며 고통과 꿈을 나누었던 것입니다.

이 어깨동무는 주저 앉아있는 사람을 일으켜줍니다. 낙심하고 있는 사람에게 용기를 줍니다. 방황하고 있는 사람에게 길을 찾게 해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깨동무하는 일에 힘 써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모습입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고 되어있습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이후 사도들과 성령 받은 사람들이 전도에 힘썼습니다. 그러자 교회가 놀랍게 부흥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교인이 3000명이나 늘었습니다. 새신자들이 물밀 듯이 밀려들어온 것입니다.

기존의 120명의 초기 성령 받은 사람들과 갑자기 물밀 듯이 밀려들어온 새신자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사도들로부터 말씀을 배웠습니다. 서로 기존 신자들과 새신자들이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함께 먹을 것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에 힘썼습니다.

이 모습은 오늘 우리말로 ‘어깨동무 한 마당’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신자들이 서로 서로 어깨동무를 했습니다. 기존 신자와 새신자들이 함께 어깨동무를 했습니다. 새신자들도 서로 서로 어깨동무를 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어깨동무 한 마당을 이루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의 원형입니다.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입니다. 교회는 이래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교회가 본받고 나아가야 할 모습입니다. 어깨동무 한 마당을 이루는 것이 교회가 추구해 나가야 할 모습인 것입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이루었던 ‘어깨동무 한 마당’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기 때문입니다.

첫째, 삶의 어깨동무입니다.

본문이 소개하고 있는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성도들은 예수를 영접한 뒤 삶을 함께 했습니다. 마치 온 성도들이 어깨동무를 한 것처럼 삶을 함께 했습니다.

우선 저들은 하나를 이루었습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마가의 다락방에서 모여 기도하다가 성령 받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창립 멤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전도를 받아 예수 믿게 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수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참 많은 사람들이 외국에 살고 있는 디아스포라 유대인이었습니다. 저들은 같은 유대인이라고 해도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살아가는 문화가 다른 이질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름하여 헬라파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 자칫 히브리파 그리스도인과 헬라파 그리스도인으로 큰 파당으로 분리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더 문제는 이후에 교회 안에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으로서 예수를 믿게 된 사람들이 밀려들어왔다는 사실입니다. 유대인들로서는 용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과거에 함께 교제할 수 없었고, 식사할 수 없었고, 삶을 함께 할 수 없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저들이 놀랍게도 하나를 이루어갔습니다. 서로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삶을 함께 했습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들이 서로서로 어깨동무를 했던 것입니다. 바로 성령의 역사였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서로서로 어깨동무하며 삶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들이 어깨동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끼리끼리만 어깨동무하면 안 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과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과거 감정이 좋지 않던 사람들과도 어깨동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저들은 나누었습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 교인들은 함께 하면서 나누었습니다.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가진 것을 나누었습니다.

행 4장을 보면 믿기 힘든 이야기가 기록되어있습니다. 32절을 보면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자기의 가진 것을 서로 나누었다는 것입니다. 서로 필요한 사람이 함께 나누어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34-35절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그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 부자가 자기의 소유를 팔아 교회에 헌금했고, 교회는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 가난을 면케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인들은 자기의 가진 것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성령의 감동으로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의무 조항도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자기의 가진 것을 나누었습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인들은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자기의 소유를 나누고, 자기의 재능을 나누고, 자기의 시간을 나누고, 자기의 은사를 나누어야 합니다. 특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혼자서 삶을 지탱하기 힘든 사람들 그들에게 나눔의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어깨동무인 것입니다.

그러나 초대 예루살렘 교회는 이런 삶의 어깨동무를 넘어서 더욱 뜨거운 어깨동무를 실천했습니다. 그것이 두 번째 어깨동무입니다.

둘째, 영적인 어깨동무입니다.

본문을 보면 초대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았고 함께 기도에 힘썼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들이 말씀으로 어깨동무를 했고, 또한 기도로 어깨동무를 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영적 공동체는 영적인 일로 함께 모이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영적인 어깨동무를 하는 것입니다.

우선 말씀의 어깨동무입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인들은 함께 사도들로부터 말씀을 배웠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셨는지, 예수님께서 어떤 사역을 하셨는지, 예수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에 대해 함께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들은 같은 주님을 믿게 됐습니다. 같은 비전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같은 정체성을 가지게 됐습니다. 말씀 안에서 하나를 이루어 갔던 것입니다.

느 8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벽 공사를 끝낸 이후의 사건을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저들이 모진 난관을 무릎 쓰고 느헤미야의 영도 하에 성벽공사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 후 저들이 무엇을 했을까요?

1절 이하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모든 백성이 일제히 수문 앞 광장에 모여 학사 에스라에게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모세의 율법 책을 가져오기를 청하매 일곱째 달 초하루에 제사장 에스라가 율법책을 가지고 회중 앞 곧 남자나 여자나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 앞에 이르러 수문 앞 광장에서 새벽부터 정오까지 남자나 여자나 알아들을 만한 모든 사람 앞에서 읽으매 뭇 백성이 그 율법책에 귀를 기울였는데...” 그리고 9절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백성이 율법의 말씀을 듣고 다 우는지라.”

이런 이야기입니다. 성벽공사를 마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모두가 다 수문 앞 광장으로 모였습니다. 에스라는 기쁜 마음으로 율법책을 낭독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율법학자들과 레위인들의 도움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게 되었고, 그리고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말씀의 어깨동무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함께 은혜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 하나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말씀의 어깨동무는 우리를 말씀 안에 하나가 되게 해 줍니다. 생각을 하나가 되게 하고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하고 비전이 하나가 되게 해 줍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서 말씀이 놀랍게 역사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 기도의 어깨동무입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는 합심 기도로 시작된 공동체였습니다. 행 1:13-14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들어가 그들이 유하는 다락방으로 올라가니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와 빌립, 도마와 바돌로매, 마태와 및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셀롯인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가 다 거기 있어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 예수님의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가 다 한 자리에 모여 오로지 기도에만 힘썼다는 것입니다. 저들이 기도 안에서 하나를 이루어갔던 것입니다.

삼상 7장을 보면 소위 ‘미스바 기도’ 사건이 기록되어있습니다. 사무엘이 영적 지도자로 이스라엘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이 때 이스라엘 백성은 오랫동안 블레셋에게 시달림을 받고 있었습니다. 자기들 힘으로는 도무지 저들의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사무엘이 영적으로 길을 찾았습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을 미스바라는 곳으로 모이게 했습니다. 삼상 7:6을 보면 저들이 모여서 어떻게 했는지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들이 미스바에 모여 물을 길어 여호와 앞에 붓고 그날 종일 금식하고 거기에서 이르되 우리가 여호와께 범죄하였나이다 하니라.” 한 마디로 온 이스라엘 백성이 한 자리에 모여서 합심해서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기도의 어깨동무입니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모여 기도에 힘썼던 것입니다. 이 기도를 하나님께서 주목해 보셨습니다. 그리고 이 기도에 친히 응답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블레셋 사람들에게 큰 우레를 발하셔서 동요하게 하셨고 그 틈을 타서 이스라엘이 저들을 물리쳤습니다. 바로 이것이 에벤에셀의 기적입니다.

그렇습니다. 기도의 어깨동무는 에벤에셀의 능력을 나타냅니다. 마 18:19를 보면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 중에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저희를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바로 이것이 에벤에셀의 역사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기도의 어깨동무는 에벤에셀의 기적을 이룹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함께 모여서 합심해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어깨동무하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다시 처음에 보셨던 영상의 스틸 컷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아들은 울부짖고 있고, 아버지는 사랑으로 아들의 어깨를 감싸고 있습니다. 아들은 다리 근육이 파열된 몸으로 결승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장면에서 영적으로 한 가지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님께서 저들과 함께 계시다는 점입니다.

마 18:20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그 자리에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우리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서로서로 어깨동무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하십니다. 우리가 서로 삶의 어깨동무를 하고, 영적인 어깨동무를 하며 나아갈 때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셔서 우리가 나아가는 길을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이제 오늘 우리가 어깨동무 한 마당을 펼칩니다. 먼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싶은 마음과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는 믿음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