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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홍 목회칼럼 58 ] 일관되게 진행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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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cafe.naver.com/fmacadem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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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홍 목사 |
조기은퇴를 선언했다. 당회는 물론이요 그 소문이 즉각 퍼져 교회 전체가 혼란에 휩쓸렸다. 대다수는 내가 무슨 불만이 있어 그만 두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짐작했다. 마음을 돌리려는 사람들, 이제 그만 출석하겠다는 사람들, 나를 괴롭혔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상들을 비난하는 사람들...
특별히 서울에서 분당까지 오는 교인들이 백 명이 넘었는데 그들이 일제히 그만 나오겠단다. 너무 먼데도 의리 때문에 나오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럴 만도 했다. 오래 동안 설교를 들으며 신앙적으로 의지했던 담임목사가 별안간 그만 두겠다고 하는데 덤덤하다면 그것도 문제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할 일은 이들을 잘 다독거려 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입장을 글로 써 보았다. 아름다운교회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내 자신이 물러가고 젊은 목사가 담임으로 와서 힘을 다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그 모든 과정을 민주적으로 진행한 뒤에 일 년 뒤 창립기념일에 은퇴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만나는 사람마다 같은 말을 했다. 그동안 일하면서 아쉬운 점도 상처받은 일도 물론 없을 수가 없다. 그래도 지금 이 시간에 그런 말을 뻥긋이라도 한다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것이 너무도 뻔했다.
문제가 있을 때는 목사가 일단 말을 아껴야 한다. 그리고 먼저 교회를 생각해야 한다. 인간은 그 다음이다. 말을 일관되게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잘못된 메시지가 주어지고 감정이 더해지고 그것이 소문으로 퍼져나간다.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그렇게 되면 수습하기 대단히 어려워진다.
특별히 두 주간 정도 서울에서 오는 교인들을 찾아가 만났다. 그룹으로 개인으로 시간 약속하고 만났다. 그리고 일관되게 같은 말을 했다. 어떤 질문이 나와도 말려들지 않고 그러했다. 그러면서 서울 교인들부터 안정되기 시작했다. 사실 여러 해 다닌 교회 출석을 그만 둔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더 나은 교회를 만들기 위해 젊고 패기 있는 젊은 교역자로 뒤를 잇게 한다니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들이 되었다.
거기 맞추어 기도제목도 표어도 만들었다. “새 시대를 열도록 네 믿음을 보이라.” 세부 항목은 세 가지, “기도로.” “전도로.” “봉사로.” 강조되는 내용은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 자신부터 일관되게 일을 진행했다. 참으로 내 자신이 한 말대로 일관되게 말하고 일관되게 실천했다.
그러자 6명의 장로님들도 모두 함께 시무를 은퇴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어느 교회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그만큼 담임목사의 조기은퇴선언을 대하는 장로님들의 자세도 비장했다. 당회는 두 가지 일을 결의해야 했다. 새 담임목사와 함께 일할 새 장로들을 선출해야 했다. 그리고는 청빙위원회를 구성해서 민주적으로 후임을 결정해야 했다. 청빙위원회는 장로 전원과 앞으로 될 장로들, 권사회 대표, 안수집사회 대표, 남녀 각 선교회 대표들로 구성하기로 했다. 나중에 보니 15명이 되었다. 현 담임목사는 청빙위원장이 되고 부위원장을 현 장로와 앞으로 선출될 장로가 맡기로 했다. 어느 상황에서나 현 담임목사가 불만족스러울 때는 거부권을 갖도록 결정했다. 그러나 나 자신은 민주적으로 절차가 진행되도록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서 담임목사로서 교회 일을 하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정리하게 되었다.
첫째 무엇보다 교회를 생각해야 한다. 내 개인적 유익은 그 다음이다. 교회 일에 사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교회는 하나님 것이면서 교인들의 것이다. 그들은 계속 교회에 가족으로 남아있어야 한다.
둘째 민주적으로 정식 회의를 통해 교인들의 의견을 모아 할 일을 결의해야 한다. 또한 결의된 내용은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만약 상황이 달라지면 다시 회의를 소집해 설명하고 결정 사항을 바꿀지 물어야 한다. 모든 것이 투명하고 민주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일관되게 진행 되어야 한다. 그러면 교인들이 결정한 내용을 교인들이 책임을 진다.
한국교회는 이 훈련이 약하다. 담임목사의 욕심이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한 절차를 만든다. 또한 어떤 이유에서건 담임목사가 일을 진행하면서 일관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분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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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4.19 금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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