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cafe.naver.com/fmacademy2)

▲ 김기홍 목사

목회의 목적이 무엇인가? 사도 바울이 명확하게 말씀하셨다.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 내가 유명해지고 존경 받는 게 아니다. 예수가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목회 사역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위해서 하나님의 목회를 하되 하나님의 힘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 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 그리고 하나님이 능력을 주시고 상황도 만드신다. 만약 고생이 오면 더 감사할 일이다. 그것이 더 오래가면 더욱 감사해야 한다. 왜냐? 이 썩어질 육체를 최상으로 사용할 방법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상급이 있고 이 땅에서도 백배를 받는다고 하셨다. 이보다 더한 영광은 없다.

이제 교인수와 헌금이나 세고 그들이 내게 무슨 말을 하는지에 마음을 쓰느라 시간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그런 것들은 영원한 상급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얼마나 큰 교회를 했느냐, 얼마나 유명했느냐.”는 전혀 평가 대상이 아니다. 사도 바울처럼 얼마나 주의 이름이 영광을 받게 했느냐, 그러기 위해서 “얼마나 내 육신적인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으로 목회했느냐.”가 기준이리라. 이 생각에 집중한다면 목회 잘해야 한다는 압박은 즉시 사라진다. 그러면서 오히려 더 양들을 사랑하며 그들의 영혼과 삶의 유익을 도모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교인수와 헌금과 사람들 눈치 보는 일은 중단되었다. 이제는 더욱 큰 사랑과 기쁨으로 목회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는 줄고 평안은 강하게 유지되었다.

그리스도는 평안의 왕이시다. 그리스도가 평안 그 자체이시다. 그 평안은 괴롭히는 사람이나 전쟁이 없을 때 오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적 또는 사전적 설명이다. 즉 평안은 ‘걱정이나 탈이 없음’이고 평화는 ‘전쟁이나 갈등이 없이 평온함’이다. 평안과 평화 또는 평강 안녕 화평 모두가 히브리어 헬라어 영어로 다 같다. 히브리어로는 샬롬이다. 샬롬은 그렇게 수동적이지 않다. 능력이다. 예수는 문제가 있건 누가 괴롭히건 전쟁이 나건 산이 덮치건 상관없이 그것들을 넘어서는 신이요 능력 자체이다. 풍랑 가운데서도 편안히 주무시는 권능이다. 십자가 못 박힌 가운데 그 고통과 모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축복하시는 능력의 평안 그 자체이시다. 목회는 그 평안의 왕을 의지하고 그에게 복종하며 그와 그 평안을 전하는 일이다.

교인수와 헌금과 괴롭히는 사람들만 보고 샬롬이신 예수를 못 본다면 목회는 물론 내 자신의 삶도 제대로 유지할 수 없다. 눈을 예수에게 집중하라. 그리고 그를 의지해서 그의 힘으로 그만을 위해서 일하라. 그러면 모든 도움이 그로부터 온다. 전쟁도 풍랑도 인간적 핍박과 모욕도 다 극복할 힘이 부어진다. 스스로 이 진리에 입각해 목회에 집중하였다. 목회의 목적만 바로 하면 하나님이 목회를 하신다. 목회의 목적은 내 영광이 아니다. 내가 유명해지고 부자 되는 게 아니다. 오직 주 예수의 이름이 존귀하게 되고 교회가 존경 받는 것이다. 이 일을 제대로 한다면 종에게도 세상적인 존경과 풍요로움이 주어진다. 그러나 그것들을 분토와 같이 여겨야 주 예수만 확실하게 잡는다. 그래야만 계속 목회의 권능이 주어진다.

큰 교회를 보고 남과 비교하는 마음, 자신의 약함과 부족함만 보는 불신앙의 감정이 목회자를 죽인다. 항상 내가 예수의 이름을 높이는지 확인하라. 그 일 자체도 예수의 힘으로 그렇게 하는지 확인하라. 내 할 일은 예수로 기뻐하고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면 부흥은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된다. 어느 날 하나님의 음성이 마음에서 울려나왔다. “이제 너는 목회를 그만해라. 네가 깨닫고 배운 것을 한국의 목회자들에게 가르쳐라.” 한편 감격스러우면서도 한편 당황스러웠다. 아직도 은퇴까지는 5년이 남았다. 더 기다릴 수 없다. 이제 목회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면 빨리 다른 목회자들에게 알려주어야만 했다. 며칠간을 기도했다. 거기에만 집중했다. 여전히 그 음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당회날 내 뜻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