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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 새 패러다임 개척한 ‘필름포럼’
임성빈 교수 “세상과 긴밀한 접촉을 시도하는 선교의 툴”
2014년 06월 17일 (화) 11:09:42 엄무환 사장 cnf0691@amennews.com

‘필름포럼’. 처음 접했을 땐 필름에 대해서 논하는 모임인가 싶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문화를 통해 세상과 긴밀한 접촉을 시도하는 선교의 툴이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필름포럼’을 창립해서 이끌고 있는 임성빈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임 교수는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에서 기독교교육학을 가르치고 있다.

   
▲ 장신대 연구실에서 인터뷰 중인 임성빈 교수

- 필름포럼이 무엇인가?
“교회가 세속화와 게토화로 변질되었다. 세속주의가 교회 안에 물들어 있다. 교회가 사회와 단절되어 복음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중구조 속에 놓여 있다. 그래서 문화에 대해 복음적 관점으로 접근하여 문화를 통해 복음전도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런데 문화를 다루려면 복음에 대한 분명한 뿌리가 있어야 한다. 필름포럼이라는 말은 필름과 레마의 합성어다. 레마라는 단어 자체가 말씀이니까 ‘말씀으로서 필름(문화)의 변혁적 사역을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필름포럼이란 분명한 복음적 관점으로 문화를 보게 하여 궁극적으로 문화변혁을 도모하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변혁이란 문화자체가 악하고 이분법적이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빌립보서 4장 말씀처럼 이것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면서 뒤틀려 있는 문화를 말씀과 기도로 바꾸는 것이라 하겠다.

- 오늘날의 세상문화는 최첨단 문화다. 교회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맞다. 지금의 문화는 최첨단 문화다. 그리고 영상문화다. 이것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반면에 교회는 무력감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화에 대한 네거티브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하지 마라, 보지 마라.”가 그것이다. 그런데 치명적인 건 젊은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게이브먼트해야 한다. 문화 속으로 들어가게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하려면 문화를 복음의 관점으로 보게 하고 그래서 문화 속에서 교회가 복음의 영향력을 갖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 필름포럼 사무실 입구

- 필름포럼을 만들게 된 어떤 동기가 있는가?
“포럼을 만들게 된 동기는 교회와 사회가 만나는 사랑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젊은이들이 교회에 들어오는 것이 어렵지 않은가. 재작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가 발표한 통계에서도 보았듯이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사실은 다음세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성세대 가운데도 자신이 크리스천이라고 말은 하지만 교회에 나오지 않는, 소위 명목상의 기독교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필름포럼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가 바로 이런 것에 있다. 따라서 필름포럼이란 영화라는 것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메시지를 전하고 소통할 수 있으니까 세상과의 소통의 장이자 선교의 장이라 하겠다.

- 필름포럼을 만든 지 얼마나 됐는가?
“올해로 2년째 되어간다.”

- 한국교회 안에선 명칭 자체도 생소할 뿐더러 문화선교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아 고생을 적지 않게 했을 것 같은데 어떤가.
“필름포럼은 단지 모여서 얘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직접 영화관도 운영하고 있다. 96석짜리 영화관과 52석짜리 예술영화관이 있다. 지금은 기독교 전용영화관이 되었다. 신촌 이화여대 후문 바로 근처 건물 지하에 있다. 이대 수익용 건물에 영화하는 분들이 세를 얻어 놓은 건데 운영이 안 되는 것을 인수했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 했다. 고생 많이 했다. 학교에 매여 있기 때문에 거의 못 간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돌아가는 것만 보고 있다. 실제 사역은 스텝들이 한다. 지원만 하고 있는 셈이다.”

- 가장 애로사항이 무엇인가?
“운영이다. 누구든지 맡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행사할 때마다 인적, 물적 자원 대는 게 어렵다. 한 번도 넉넉하게 지원해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헌신과 착취는 간발의 차인 것 같다. 누구를 위해서 하는 거냐. 말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헌신 운운하지만 사실 기독교 기관들의 착취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뜻이 좋으니까 다들 참아내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 상당히 중요한 지적을 하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면 좋겠다.
“헌신과 착취의 차이점은 첫 번째는 자기가 주도적인 의도성이 있느냐 없느냐. 알고 들어갔느냐. 다 열어놓고 이런 저런 상황인데 그래도 하려면 해라해서 주도적으로 하면 헌신에 가깝다. 그 사역을 통해 특정인이 이득을 보고 나머지는 같이 나눈다. 결과물을 나눌 수 있고, 희생을 조금 더 책임지고 하면 헌신에 가까운 것 아니냐. 착취는 반대라고 보면 될 것이다.”

   
▲ 필름포럼 사무실 안내 간판

- 문화선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어떤 배경이 있는가?
“윤리학을 전공했다. 리차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를 연구했다. 니버가 왜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가를 살펴봤더니 미국 이민 2세였더라. 시민과 문화에 대해 관심가질 수밖에 없었다. 20세기 초반인데 미국에서 독일인들은 자기들끼리 살고, 자기들끼리 학교도 운영했다. 니버가 사회에 진출해서 보니까 사회 중심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미국 사회 안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어렵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미 게토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독일사람은 독일게 좋다하고... 예수 믿는 사람들도 교단이 많고... 왜 많이 갈라졌느냐. 원인을 살펴보니 사회문제가 많더라. 믿음이 달라 갈라진 게 아니라는 거다. 미국에서 이민교회를 섬기다보니까 한 지붕 두 가정이더라. 어떤 사람은 영어가 편하고, 어떤 사람은 한국어가 편했다. 영어가 편한 사람은 밴드문화, 한국문화에 익숙한 사람은 성가대 문화, 이 두 개가 부딪혔다. 그래서 교회마다 갈등이 심했다. 그걸 보면서 ‘아, 우리나라도 교회 안에 세대 간에 갈등이 생길 수 있겠구나.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부딪힐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게 90년대 초반이었다. 1994년에 한국에 들어왔다. 아닌게 아니라 교회 안에서 청년들이 드럼치는 것 때문에 어른들과 부딪혔다. 청년부 예배를 허락안하는 거다. 그 결과 청년들 반 이상이 다른 교회로 옮겨갔다. 그래서 문화선교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됐다.”

- 문화선교를 성경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학교 안에서 이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실제적으로 세상 한 가운데 뛰어들어 이론을 실천해 보려고 고민하는 것 같다.
“그렇다. 문화를 신앙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1998년부터 문화선교원을 시작했다.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현장에서 문화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겨보자 해서 시작했다. 사실 문화는 선교에 굉장히 좋은 도구이며 선교의 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는 배척할 대상이 아니라 복음으로 변혁시켜 내야 할 대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무리 좋아도 이론에 머물러 있으면 변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실천에 옮기게 됐다. 그러나 막상 실천하려니까 쉽지 않았다. 고민했다. 그러다가 문화선교를 실천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게 21세기는 영상시대니까 영상에 관심 갖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교회를 모르고 믿음이 좋은 사람은 영화를 모르는 것 같더라. 이 둘의 조화를 위해 노력한 세월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 아까 문화변혁을 위해 복음의 뿌리가 분명해야 한다고 말씀했는데...
“꼭 십자가와 예수님이 전면에 안 나와도 괜찮다는 의미다. 하지만 복음이 근저에 깔려 있어야 한다.”

   
▲ 필름포럼 약도

- 그렇다면 필름포럼은 영화라는 문화 매개체를 통해 복음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복음을 전하는 문화선교의 툴로 이해하면 되는가?
“그렇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필름포럼은 교회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직접 교회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랑방역할을 하는 곳이다. 가령 ‘선오브갓(Son of God)’ 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고 토론 같은 것을 한다. 이때 이 영화에 담겨진 스토리를 복음의 관점으로 해석해 내는 것이다. 토요일엔 ‘한반도평화연구원’에서 토론한다. 10대 싱크탱크 안에 들어가는 주제로 좌우를 망라한, 신앙이라는 걸로 만나서 연구하는 단체다. 통일과 평화라는 이슈로 영화를 보고 영화전문가, 통일분야의 전문가, 정신분석학자, 의사, 신학자, 목회자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토론도 한다.”

- 열매가 많이 있을 것 같다.
“열매가 적지 않다. 영화제는 12년 되었고 문화선교연구원은 16년 정도 되었다. 문화선교에 대해 인식이 많이 확산되었다. 문화선교라는 용어가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우리 장신대가 속한 예장통합 측은 총회 안에 문화법인이 생겼다. 그리고 각 노회마다 특별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 고생한 보람이 클 것 같다.
“맞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보람이다. 교회 안에 자리를 잡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도 문화선교를 위해 함께 뛸 젊은 동역자들이 많이 생겨난 것이 큰 보람이다. 장신대 대학원에 ‘기독교와 문화’ 전공이 있다. 박사학위 과정도 있다. 차세대 학자들과 목회자들이 준비되고 길러지고 있다. 기독교윤리학과가 기독교와 문화영역이 된 지는 15년 정도된 것 같다. 처음 이 불을 맹용길 교수(기독교육학과를 세움)님이 지폈는데 맹 교수님이 장신대 오신 해가 1994년도이다.”

- 영화를 예전에도 좋아했는가?
“제일 부러워했던 직업이 영화평론가였다. 맨날 영화를 볼 수 있으니까. 영화만 보면서 자기 직업이 된 사람 예를 들면 정영일 같은 영화평론가, 나도 저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졌었다. 전도사 시절엔 명화극장을 토요일 저녁 9시나 10시에 했는데 그걸 고민하면서 봤다. 설교 망칠까봐 강대상에서 ‘이번만 봐주십시오’ 기도하면서... 그 정도로 영화에 관심이 있었다. 나중에 영화평론가를 만나보니까 실명의 위기가 있었다고 하더라. 책을 너무 많이 봐서 그랬다고 한다. 영화평론을 하려면 책을 많이 봐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매년 미국 시카고대학 근처에 가는데, 거기에 협동조합 같은 게 있는데 각 분야의 책들이 다 있다. 영화에 관한 섹션이 제일 조그만 한데 매년 커진다. 그만큼 영화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신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 교회 안에서 문화선교를 할 경우 간과해서 안 될 사항이 있다면?
“제일 경계해야할 것은 문화선교라는 것이 인적 물적 자원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일정 부분 사실이지만 그것으로 굳어져선 안 된다. 문화선교는 영적인 토대가 분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물량적으로 빠지거나 전시위주로 보여주기 위한 쇼 이벤트로 갈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사람이다. 그래서 작은 교회들도 문화선교 할 수 있다. 문화선교하면 작은 교회가 스트레스 받는데 왜냐하면 성도들이 큰 교회로 빠지니까. 하지만 사람들을 준비시켜서 문화선교를 대비해야 한다. 큰 교회는 큰 교회가 해야 할 일을 하지만 작은 교회를 위해서도 배려해야 한다. 작은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간접 지원을 해야 한다. 작은 교회들이 큰 교회에서 하는 것을 가서 보라고 권장하지 못한다. 성도 빼길까봐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제3의 장소에서 하면 된다. 공회당이나 구민회관 같은 곳 말이다. 그리고 문화선교적 결과물을 작은 교회도 공유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 문화선교와 관련해서 불교의 경우를 보면 불교는 초파일을 문화적으로 접근하여 자기들 포교에 아주 효과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다.
“탁월한 안목이다. 우리 기독교도 문화적 접근을 해야 한다. 대표적인 경우로 부활절을 들 수 있다. 부활절을 문화로 만들어 내야 한다. 사순절 문화는 있는데 부활절 문화는 없다. 부활절하면 계란 먹는 날로만 기억하고 있다. 부활 이후가 기쁨의 50일이다. 사순절은 부활절을 준비하는 40일이다. 기쁨의 50일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걸 한국교회가 회복시켜야 한다. 부활절 연합예배 드리는데 많은 재정을 사용하고 있지 않는가. 이것을 각 동네별로 뮤지컬을 준비해서 안 믿는 사람들도 초청할 수 있는 장을 만들면 좋겠다. 부활의 생명을 가진 사람들이 헌혈, 사회봉사를 집중적으로 하는 거다. 부활이 되면 교회가 사회를 섬긴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다. 불교는 초파일이 되면 한 달 전부터 온 거리에 등을 단다. 그래서 온 국민이 다 안다. 그런데 우리 기독교는 우리만의 행사로 끝난다. 민족을 섬기는 행사로 만들어야 한다.”

- 지금 하신 말씀을 들으면서 문화선교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아닐까 싶다. 발상의 전환이 매우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 문화선교의 뿌리는 복음이어야 하며 복음을 담는 그릇이 소프트웨어, 콘텐츠라 할 수 있다.”

   
▲ 필름포럼 영화관에서 상영한 영화

- 한국교회 안에 이런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왜 문화선교가 빈약하게 느껴지는가?
“<투란토트>라는 영화를 교회집사가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한국교회 안에도 많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문제는 실제로 행동화하려들면 엄청난 이해집단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동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보여진다.”

-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실제화 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나누고 싶은 말씀을 한다면?
“우리 사회 문화는 유교와 불교 샤머니즘이 복합된 문화이기 때문에 교회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아무래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가 문화를 바라보는 인식이 차가울 수밖에 없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교회가 세상문화를 배척해선 안 된다. 품고 복음으로 녹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엄청난 고통과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도 감수해야만 한다. 저는 교수로서 비전을 나누는 것으로, 이것을 정치력을 가진 분들이 선한 의도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교수가 하는 일은 비전을 캐스팅하여 나누는 일이다. 이를 실제화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러나 가능성을 보고 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방법은 작은 일에 순종한 사람에게 그 다음 기회를 맡기시고 하는 게 아닌가. 문화선교를 통해 한국교회가 세상과 긴밀한 접촉을 시도함으로써 세상과 분리된 채 교회만의 세계, 즉 게토화 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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