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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논제 다른 결론 … ‘취소될 수 없는 구원’
북리뷰 : 박영선 목사 <주의 말씀에 둘러싸여>
2014년 06월 12일 (목) 10:07:36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 저자 박영선 목사(남포교회 홈피)

마치 구원파 교주 유병언과 그 신도들에게 훈계하는 듯 생생한 설교다.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의 ‘구원론’, 제목은 ‘취소될 수 없는 우리의 구원’. 구원파의 전매특허처럼 날마다 방송과 신문에 오르내리는 ‘구원’. ‘취소될 수 없는 구원’이라는 같은 논제에서 박영선 목사는 구원파와는 다른 결론을 설파한다.

이 설교가 실린 책은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의 <주의 말씀에 둘러싸여>(남포교회출판부, 2014년 4월 7일 발행)라는 설교집이다. 저자가 30여 년 동안 했던 설교 중에서 우리와 다음 세대에게 꼭 읽히고 싶은 것들을 모은 것이다. 또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사역의 은퇴 마지막 학기인 2013년 가을에 학생들과 같이 읽고 나눈 설교로 본문이 창세기부터 빌립보서까지이다.

박영선 목사는 ‘하나님께 열심’이 아닌 ‘하나님의 열심’을 강조한다. 그의 설교는 예수 믿고 끝나는 신앙에서 벗어나 ‘삶과 성화’에 초점을 두며 그 배경에는 늘 ‘하나님의 일하심을 시간과 현실’로 말한다. “하나님이 창조주이자 구원자로서 역사하시는 현장은 다름 아닌 성도의 현실”이며 “삶에 대한 답은 성경에서 찾아진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 실린 21편의 설교 중에 마지막에 실려 있는 ‘취소될 수 없는 우리의 구원’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뉴스의 중심에 있는 유병언과 구원파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구원파는 “예수님의 보혈로 값없이 단번에 영원히(과거, 현재, 미래) 우리의 모든 죄가 대속되어 거룩함을 얻었기에 한번 그 사실을 믿은 사람은 절대로 지옥에 갈 수 없(다)”고 하고, 또 구원을 위한 단 한 번의 회개만 인정하고 “자범죄를 매일매일 회개해야 천국 간다면 천국가기는 틀렸(다)”고 한다.

박영선 목사는 이 책에서 ‘구원론’ 역시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풀어간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은, 태어나서 예수를 믿게 되어 그 믿음을 고백하고 결단하여 신자가 됩니다. 그렇지요? 그런데 내가 예수를 믿겠다고 고백하면 그 때에 예수가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예수는 2000년 전에 내 죄를 위하여 죽으신 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시간상의 역순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 (중략) … 우리가 예수를 믿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현실이고, 순서상 순리인데 예수님은 2000년 전에 모든 인류를 위하여 죽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새 시대다, 은혜의 시대다, 이렇게 성경은 선언하고 있는데, 믿어야 내 것이 된다는 것은 이차적인 문제입니다. 일단 믿고 나서 보니까 그 일은 이미 그 때 이루신 것입니다. 그럼 왜 순서를, 예수께서 먼저 오시고, 후에 우리를 죄인으로 태어나게 하시고 그리고 새삼스럽게 믿어서 알도록 이렇게 정하시는가? 그게 왜 과거로 돌아가는가? 이에 대해 로마서 4장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취소될 수 없게 하려고 그랬다’입니다. 결과부터 정해놓고 ‘너 태어나서 너 믿으라, 선택해라’가 되었죠.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이게 먼저 일어났다고요. 그래서 뒤집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나중에 태어나지만 우리의 운명과 결과가 과거에 완료되었기 때문에 도망갈 데가 없다니까요.” (p.326와 p.328)

저자는 그의 독특한 화법으로 ‘역순’으로 이루어진 ‘구원’을 설명하면서 결과가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도망갈 데가 없다’고 갈파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그의 부활은 취소될 수 없는 역사적 과거입니다. 우리가 언제 믿고 언제 알게 되느냐는 각각 다를지라도 결국 우리가 예수를 믿고 확인하는 것은 ‘내가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놓아두지 않았다’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렇지요.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믿을지 안 믿을지 보려고 태어나게 했다고요? 아, 그러시면 안됩니다. 그건 하나님을 얕보시는 겁니다. 우리가 믿으면 끝이고, 믿으면 그것이 전부라고 하려면 이렇게 끌 필요가 없죠. 하나님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하나님의 지혜와 어떤 충만을 구체화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우리의 영광을 말이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하나님께 영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성경의 묘사입니다. 그러니 멋있게 사십시오.”(pp.334~335)

결론은 ‘멋있게 살라’고 강조한다.

구원파의 ‘구원론’도 설명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결과에 있어서는 박영선 목사의 설교 제목처럼 마치 자신들만이 전매특허를 가진 것처럼 ‘취소될 수 없는 구원’을 말한다.

그럼, 결론도 같을까? 구원파는 “자범죄를 매일매일 회개해야 천국 간다면 천국가기는 틀렸(다)”면서 구원을 위한 ‘단회적 회개’를 강조하고, 성화를 위한 ‘반복적 회개’를 부정한다. 다만, ‘용서를 비는 회개’가 아닌 ‘아뢰는 자백’을 한단다.

앞부분은 당차 보였는데 결론에 이르니 슬그머니 꼬리를 접는다. 박영선 목사가 말하는 ‘멋’이 없어 보인다는 말이다. 사과할 일은 사과하고 처벌을 받을 일이 있으면 처벌을 받아야지, 종교인들이라면서 도망을 하고 숨겨 주느라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는 ‘멋’과 거리가 너무 멀어 보인다.

박영선 목사가 말하는 ‘멋’은 무엇일까? 그의 설교는 이렇게 이어진다.

“사람이 멋있는 건 어려울 때 드러납니다. 어려울 때 말입니다. 오른편 뺨을 때리면 왼편 뺨을 대라는 성경의 말씀을 세상은 행할 수 없습니다. 우리만 할 수 있는 겁니다. 폭력으로 폭력을 대응하고 힘으로 힘을 대응하면 누군가는 죽어야 일이 마무리됩니다. 성경은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어떤 종교가 십자가에 달려 죽는 신을 믿으라고 하더냐, 이런 표현이 우리 기독교에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신은 전지전능해서 난 편하게 해줘야 마땅하죠. 내가 하고 싶은 걸 줘야 마땅하죠.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p.334)

통렬한 일갈이다. ‘멋은 어려울 때 드러난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우리 국민은 정말 ‘멋’ 있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었다. 어려울 때 우리 국민의 ‘멋’이 드러났다. 그러나 ‘멋’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힘으로 힘을 대응하려는 일. 마치 구원파 교주 유병언과 그 신도들에게 훈계하려고 미리 써둔 설교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4월 7일에 발행되었으니 세월호 참사가 나기 불과 열흘 전에 나온 책인데도 말이다.

박영선 목사의 이 설교는 빌립보서 2장 5~11절을 제시하며 마무리된다. 어떤 말씀인지 직접 찾아서 읽어 보면, 같은 논제가 왜 이렇게 다른 결론과 결과에 이르게 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주의 말씀에 둘러싸여>에 실린 박영선 목사의 설교 제목은 다음과 같다.
1. 세상과 역사와 인생의 주인이신 하나님 (창 1:1)
2. 은혜로 말미암는 동행 (창 5:21-24)
3. 우리의 믿음을 시작하시고 완성하시는 분 (창 22:15-19)
4. 새 생명을 지닌 백성으로 살게 하심 (출 6:2-8)
5. 조건으로서의 언약이나 율법은 없다 (출 19:1-6)
6.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알라 (삼상 2:1-12)
7. 우리의 조건이나 공로가 필요하지 않는 구원 (삼상 5:1-5)
8. 하나님의 부재도 하나님의 임재였다 (삼상 30:1-6)
9. 죄인이며 은혜가 필요한 존재 (삼하 11:1-9)
10. 우리 신앙의 유일한 근거이신 하나님 (삼하 16:5-14)
11. 은혜의 법칙을 벗어나 있는 것은 없다 (왕상 6:11-13)
12. 하나님 그분만을 구하라 (왕상 12:25-32)
13.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 (왕하 25:8-21)
14. 고통, 신자의 실존을 만들어가는 자리 (욥 3:1-26)
15. 하나님을 알고 닮아가는 의 (호 6:1-11)
16.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의 (마 7:6)
17. 질그릇에 담긴 복음 (행 28:16-22)
18. 낮춤 속에 드러나는 영광 (빌 2:9-11)
19. 신자, 살아가는 제물 (빌 3:17-4:1)
20. 시간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의 신비 (눅 1:5-23)
21. 취소될 수 없는 우리의 구원 (롬 4: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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