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관악문화관과 신림동 신계교회에서는 고시인들을 위한 ‘제9회 관악고시인 예수잔캄가 열렸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고시촌의 고시인들을 초청하여 간증과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는 취지로 열린 이번 행사는 “나의 지경을 넓히소서”란 주제로 전재중 변호사의 간증과 법조계 실무자들과의 간담회, 가수 송정미 씨의 공연과 리더십 세미나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관악고시인 예수잔캄는 올해로 9회 째를 맞고 있으며 지역 교회가 연합하여 사역을 추진해 왔었다. 하지만 각 교회별로 행사가 이뤄지다 보니 다소 산만한 진행과 행사를 많이 추진하는 교회에 고시인들이 몰려 전부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 전담사역자의 상륙이 절실했다. 이렇듯 고시촌에서의 여러 사역을 체계적으로 감당할 선교회의 필요성을 느껴 고시촌 선교회가 지난 7월 12일 설립됐다.

이번에 개최된 예수잔치는 기존의 방식대로 관악고시인예수잔치준비위원회와 고시촌 선교회가 공동주관했으나, 내년에 있을 10회 예수잔치는 고시촌 선교회가 주관할 계획이다.

고시촌 선교회는 오랜 학업과 합격의 부담감으로 인해 고통받는 고시인들의 영혼구원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이미 이곳을 거쳐간 기독변호사회, 사법연수원 신우회, 기독변리사회, 각종 기독법무법인 등의 단체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고시인들의 영적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고시촌 선교회는 파트별 나눔사역을 하고 있다. 고시촌선교의 필요성을 알리는 대외적인 사역과 지금까지 각 교회별 행사로 이어져오던 예배와 소그룹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살리면서 좀 더 체계화해서 안정시키기 위한 양육사역, 그리고 중보기도와 위로사역을 통해 고시인들을 섬기고 있다.

고시촌 선교회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가장 큰 목표는 지역교회의 연합이다. 고시촌이라는 지역적 특징으로 이곳의 교회들은 고시인들에게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특정교회에 정착하지 않고 시험이 끝나면 모두 떠나는 것이 고시인들의 특징이기에 교회입장에서 보면 불성실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가 고시인들을 품어주기만 할 뿐, 그들을 위해 투자를 하지 않는 교회가 이곳에는 여럿 있다. 심지어 선교회를 소개할 때 “돈도 되지 않는 지역에 무엇하러 왔냐?”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다고 한다.

신부호 목사는 “교회를 부흥시킨다는 마인드로는 고시인들을 위해 선교할 수 없다”며 “그들의 미래와 한국교회 전체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고시인 선교시 유의점을 강조했다.
고시촌 선교회는 이곳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이 신앙생활을 잘하고, 이후에 다시 고시인들을 위해 받았던 은혜를 환원시키는 전통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또 이곳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여 회복한 이들에게는 개교회로 돌아가서 충성하게 하는 원칙도 세웠다.
신 목사는 “지역교회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오해를 버렸으면 좋겠다”며 “선교회가 구심점이 되어 고시인을 대상으로하는 지역 복음화를 이뤘으면 한다”고 지역교회의 협조를 부탁했다.  

"장래의 인재 복음화, 선교에 큰 도움" 대표 신부호·안인철 목사, 신진숙 사모      ▲ 고시촌선교회를 섬기고 있는 안인철 목사, 신진숙 사모, 신부호 목사(왼쪽부터) 고시촌 선교회는 대외사역과 프로그램과 양육사역, 그리고 상담사역으로 나눠 각각의 파트별로 함께 협력하며 꾸려가고 있다. 신부호 목사는 대외사역을 도맡아 고시촌선교의 필요성을 한국교회에 알리고 있다. 신 목사는 “이들은 나라를 위한 인재들”이라며 “이 나라와 민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며 이들을 복음화시키는 것은 이후 엄청난 효과를 불러일으킬 선교”라고 고시인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인철 목사는 선교회의 각종 양육사역을 맡고 있다. “기존에 산발적으로 행해지던 행사를 주제가 있는 집회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전도, 찬양, 성경, 간담회 등 행사 때마다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것이죠.” 앞으로 선교회는 연중 3∼4회 있던 법조인들과의 만남을 매달 한 번씩 가질 계획이다. “설문을 통해 알게 된 것이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합격한 법조인들과의 만남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고시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신진숙 사모는 계속되는 실패로 힘들어하는 이들의 영혼을 치유하는 상담과 중보기도 사역을 맡고 있다. “비록 법조인이 못되더라도 어느 위치에서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려고 노력합니다. 이곳에 와서 위로받고, 기도하여 치유받는 고시인들을 볼 때마다 고시촌 사역의 중요성을 새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