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목사 /
현 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예장합동총회 파송 독일주재선교사,
KOSTE와 올바살 운동 설립 및 국제대표, 세계선교사회(WKMF) 공동회장

성경에 보면 요셉과 다니엘은 꿈 해몽을 잘한 총리대신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 어느 왕에게 세 사람의 대신이 있었습니다. 그 세 명의 대신은 각각 기독교, 이슬람, 유대교를 신봉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모두는 요셉과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들처럼 현명하여 왕이 꿈을 꾸면 그 꿈을 잘 해석했습니다. 어느 날 왕이 세 사람의 대신을 불러놓고 매우 어려운 문제 하나를 제시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지난날에는 이미 꾼 꿈을 해몽하라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오늘밤 무슨 꿈을 꿀 것인가를 알아맞혀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세 사람의 대신은 왕이 제시한 문제를 듣고 매우 난처했습니다.

항상 앞장서기 좋아하는 이슬람교를 믿는 대신이 왕의 말을 듣고 골똘히 생각하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폐하께서는 오늘 밤 황금마차를 타고 가는 꿈을 꾸실 것입니다.”

기독교를 믿는 대신은 더욱 신중을 기하며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드디어 입을 열고 말했습니다. “폐하께서는 오늘밤 꿈속에서 전쟁이 일어날 터인데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교를 믿는 대신은 생각도 하지 않고 왕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대답했습니다. “폐하, 폐하께서는 오늘밤 꿈속에서 돌팔매를 맞고, 채찍질을 당하다가 그 고통 때문에 정신이 돌아서 정신병원에 실려 가는 꿈을 꾸실 것입니다.” 앞서 두 대신이 말할 때는 잠자코 듣고만 있던 왕이 유대교를 믿는 대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대꾸했습니다. “그런 끔찍한 꿈을 … ! 아무튼 결과는 오늘밤에 나올 것이다. 어디 두고 보자.”

왕은 세 명의 대신들에게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고 내일 아침에 나오라”고 명령했습니다. 왕 앞에서 물러나온 두 명의 대신(기독교, 이슬람)은 유대교를 믿는 대신을 비웃었습니다. “왕이 그런 꿈을 꾸다니! 생각도 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하지만 대신들을 돌려보낸 왕은 처음 두 대신의 아름다운 꿈 얘기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마음에 두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왕은 유대인 대신이 말한 그 불길한 예고만이 마음에 자꾸 걸려 종일 그 꿈만 생각하며 괴로워하였습니다. 종내는 그 꿈을 애써 잊고자 노력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머릿속에서 더욱 맴돌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밤에 침대에 누웠을 때에도 오로지 그 생각에만 사로잡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유대인이 말한 그 꿈을 꾸고 말았습니다. 왕은 꿈속에서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는지 모릅니다. 돌팔매는 날아오지, 적군에게 사로잡혀 채찍질을 당하지…너무 너무 무서워 온 사지가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그러다가 깜짝 놀라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왕은 자신이 안전한 것을 확인하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왕은 공포에서 완전히 해방되었습니다. 아침이 되어 세 명의 대신이 왕을 찾아왔습니다. 왕은 그들에게 자신이 꾼 꿈을 이야기한 후 유대인 대신을 칭찬하고 후한 상을 베풀었습니다.

사람들은 꿈을 많이 꿉니다. 그 중에 악몽은 비록 꿈이지만 무섭고 두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잠에서 깨어나 그 악몽이 현실이 아닌 것만으로 정말 감사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기쁜 일이나 황당한 일을 당하면 이구동성으로 “이게 꿈이야, 생시야?”라는 말로 확인을 하게 됩니다. 어떻든 성경은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꿈꾸는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