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목사 /
현 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예장합동총회 파송 독일주재선교사,
KOSTE와 올바살 운동 설립 및 국제대표, 세계선교사회(WKMF) 공동회장

어느 날 한 왕이 황야에서 사냥을 하던 중 어디선가 들려오는 구성진 피리소리를 들었습니다. 왕은 그 피리소리가 너무 감미로워서 사냥을 하다말고 소리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랬더니 언덕이 나왔고, 언덕위에서 한 유대인 목동이, 마치 목동 다윗처럼 피리를 불고 있었습니다. 왕은 피리를 부는 목동에게 말했습니다. “목동이여! 피리소리가 너무 아름답군요. 양떼를 두고 나를 따라오지 않겠는가?” 목동은 양떼를 들에 두고 왕을 따라 왕궁에 이르렀고, 왕은 그 목동을 왕궁의 재무장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갑자기 성공한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기 쉽고, 주변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 쉬운 것처럼, 유대인 목동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재무장관이 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세월이 흐르자 왕의 산하들은 이 재무장관을 바벨론의 총리 다니엘처럼 더욱 시기하게 되었고, 그를 파멸시킬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이제는 때가 되었다 싶어 왕에게 간청했습니다. “폐하, 그 유대인 목동 출신 재무장관은 국가의 돈을 횡령하고, 또 백성들이 낸 세금의 일부를 빼돌려 착복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처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왕은 그동안 유대인 재무장관을 그 누구보다도 신뢰했기 때문에 신하들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격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왕은 재무장관의 저금통장을 낱낱이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조사한 결과 유대인의 저금통장을 단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는 보고였습니다.

신하들의 보고를 들은 왕은 가택을 수색하라고 명령하고 직접 진두지휘했습니다. 왕은 장관의 가택을 수색해보니 싸구려 가구 말고는 특별한 어느 것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유는 그가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택을 수색하다보니 이상한 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왕은 집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저 방은 무슨 방이냐? 그리고 그 방에는 무엇이 들어 있느냐?” 그랬더니 유대인 집에서 일하는 하인들이 대답했습니다. “저 방은 오직 주인님만 출입하며, 항상 열쇠가 잠겨 있기 때문에 자신들은 전혀 모릅니다.” 그 말을 들은 신하들은 왕에게 의기양양하게 말했습니다. “폐하, 이제 분명하지 않습니까? 그는 분명 이 방에다 그동안 착취한 돈과 가로챈 귀중품들을 숨겨놓은 게 틀림없습니다.”

분노한 왕은 문을 부수라고 명령했습니다. 문을 부수고 뛰어 들어간 신하들은 그 방에서도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양치기의 신변 용품과 낡은 배낭, 지팡이, 그리고 양을 칠 때 불었던 피리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왕과 모든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왕은 유대인 재무장관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재무장관은 “폐하, 폐하께서 저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해 주셨을 때, 제가 양을 칠 때 쓰던 모든 물건들을 이 방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일 집에 오면 이 방에서 한 시간 이상 피리를 붑니다. 그 이유는 옛날 황야에서 일개 목동에 불과하던 저를 재무장관으로 삼아주신 폐하의 은혜에 감사하며, 절대 교만해선 안된다는 것을 늘 저 자신에게 일깨우고 각오를 새롭게 해오고 있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알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겸손이 최선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조상들에게 약속해 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애굽에서 종노릇하던 것과 광야 40년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나를 하나님의 자녀 삼아주시고 지금까지 인도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