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의적 접근지역'일수록 비즈니스선교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백바울 선교사(사진: 샘솟는기쁨출판사 제공)

‘BaM사역’이라는 단어는 쉽게 들어보지 않은 생경스러운 말이다. ‘BaM’을 풀어쓰면 ‘Business as Mission’, 비즈니스선교를 뜻한다. 비즈니스 선교의 첫 걸음은 바울이다. 장막을 만드는 일터사역을 했던 바울이 첫 모델인 셈이다. 'BaM'이라는 일터사역을 하고 있는 백바울 선교사는 최근 <위대함을 선택하라>(샘솟는기쁨)라는 책을 냈다. 국제비즈니스선교 사역인 IBA서울 포럼에 강사로 참석한 백바울 선교사를 만나 BaM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비즈니스 선교이라고 말하는 BaM사역은 이익이 목적이 아닌 가치에 주목합니다. ‘Business as Mission’에서 비즈니스와 미션 사이의 에즈(as) 누락이 문제입니다. 에즈의 누락이 오늘날 기독교의 붕괴라는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의 선조들에게 선교는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삶은 비즈니스였습니다. 삶과 신앙의 일치를 보여준 선조들은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 안에서의 행동 양식과 가치 기준은 일터에서의 그것과 더 이상 같지 않습니다. 이제 에즈(as)의 재조명이 필요합니다.”

백 바울 선교사는 오늘날 비즈니스 선교를 잘못 이해하는 상황을 먼저 끄집어냈다. 마치 교회 성도가 술 도매업을 하는 가게를 내고 개업예배 드려달라고 담임목사를 초청하는 것처럼 비즈니스 선교 오해가 만연되고 있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그는 기독교적 가치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비즈니스 선교는 그 끝이 실패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 백 선교사는 값싼 은혜의 전형이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나타난다고 했다. 백 선교사는 28년간 비즈니스로 잔뼈가 굶은 사람이다. 선교사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기업가로 활동을 한 것이다. 비록 젊은 시절에 예수님을 만났지만 곁길로 갔다고 다시 돌아온 그로서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십자가의 죽음을 경험한 새로운 탄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고 있다.

“세계 선교지에서 일어난 순교, 박해, 핍박에 관한 연구를 한 립켄 박사는 핍박이나 순교가 과장되어 있기 때문에 주님의 임재를 경험한 후 5년 이상 지켜본 후에 구두 간증을 허락하고, 간증 후 최소 3년이 더 지난 후에 더 살펴서 간증의 과장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비즈니스 선교가 어떻게 출발되어야 하는지의 기준이 된다고 봅니다. 단순히 주님을 위한다는 이유로 가치가 우선이 아닌 이익이 우선이 된 비스니스 선교는 반드시 실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믿음이 번영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비즈니스 선교를 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무한대 번역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는 것이다. 그는 비즈니스의 본질은 복음에 충실히 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누구나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전 인생을 걸어야 한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말을 믿는 것이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BaM 사역은 쉽지 않습니다. 기업 활동의 목적이 지속적인 이윤 창출에 있으므로 이익이 나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과 동시에 복음 전파를 통한 하나님의 나라 건설이 목표이므로 이익 자체가 BaM 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이익을 창출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내어 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 'BaM' 사역과 백바울 선교사의 신앙 스토리가 기록된 <위대함을 선택하라>(샘솟는기쁨)

백 선교사는 이윤은 더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이윤이 노동의 대가나 투자에 대한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한, 하나님은 우리 재산을 이웃에게 모두 나누어 주고 나를 따르라는 요구를 하실 것이라고 했다. 그의 논리는 기존의 자본주의 경제 원리와 반대되는 것이다. 대부분 이윤을 노동, 혹은 투자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그 결과물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경제 개념이기 때문이다.

BaM 사역을 두고 백 선교사는 총체적 사역이라고 했다. 단순히 이윤을 내서 선교에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이 주님이 이 땅에서 보여준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는 실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BaM 사역의 사례는 철저히 성경적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돈에 대한 세상의 이해는 성경의 가르침과 반대이고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가 이익, 즉 돈이 있기 때문에 돈을 다룸에 있어 성경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돈을 사랑해야만 성공할 수 있지만 성경은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딤전 6:10)이라고 했기 때문에 성경적인 원리와 비즈니스가 양립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가치관과 우선순위에 관한 정립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기업의 경영은 영구히 존속 발전하며 이익을 내는 것이다. 기업의 유지를 위해 경쟁자가 없도록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경쟁을 불가피하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없거나 적도록 해야 하다는 점에서 세상의 기업은 이웃사랑이나 하나님 사랑의 가치가 없다. 그러나 BaM 기업은 정반대의 경영 원리가 적용되어야한다. 백 선교사는 “경영의 주체는 사업주지만 소유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고백이 따라야 하고 기업의 존속 이유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있다”며 “종업원을 온 천하보다 귀한 한 사람, 하나님의 형상을 닮고 태어난 존재로 여기고, 기업의 거래 과정에서 정의가 강 같이 흘러야 한다”고 했다.

세금 역시 꼬박꼬박 내고 주일은 철저하게 지키고 경쟁은 공정하게 하며, 비즈니스 현장에서 치유, 정의, 회복, 살롬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백 선교사가 말하는 BaM 기업의 경영 원칙이다. 백 선교사는 선교사가 갈 수 없는 곳에 BaM 기업을 통해 창의적 접근을 할 수 있지만, 철저한 성경적인 기업원리가 없이 준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위대함을 선택하다>는 비즈니스 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는 백 선교사의 자전적 스토리다. 더구나 BaM 사역을 어떻게 펼쳐지는 전형을 보여준다.

BaM 사역의 이해를 갖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 법인장으로 근무하다 일터 선교사역으로 부름 받은 그는 폐교 직전의 기독교 학교를 살리는 일도 했다. 세상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주님에게 돌아오면서 경험한 회심의 여정은 그를 교회 부흥을 위한 청소년들의 복음화에 눈을 떠서 ‘살롬M' 사역을 펼치고 있다.

“선교사가 열정으로만 선교할 수 없습니다. 문화 차이를 배워야 하고, 선교사 이름으로 갈 수 없을 때는 적절한 BaMer가 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지금은 한국의 실력 있는 기독 청년들이 해외에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국내 대기업의 사원으로 만족하고 잠간 동안의 근무하는 동안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세상 기업에 쏟아 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해외에 눈을 돌리면 얼마든지 창업을 살 수 있는 기회들이 있습니다.”

백 선교사는 한국의 기독 청년들이 해외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시작했다. BaM 사역을 할 수 있는 눈을 뜨게 함으로써 선교한국이라는 말에 걸맞는 사역을 펼치고 싶어서다. 선구 선교사들이 실수했던 것을 답습하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BaM 사역이 쓰임 받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