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목사 /
현 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예장합동총회 파송 독일주재선교사,
KOSTE와 올바살 운동 설립 및 국제대표, 세계선교사회(WKMF) 공동회장

매년 한국 종교 신뢰도가 보도됩니다. 이것은 객관적인 조사도 있고, 종교별로 조사하는 통계도 있습니다. 어떻든 2012년 종교 신뢰도를 조사했더니 1위 천주교(61.8%), 2위 불교(55.1%), 3위 기독교(28.1%)랍니다. 그러니까 기독교는 천주교에 비해 무려 33.7%나 낮고, 천주교에 비해 27%나 낮습니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근소한 차이가 아닌 배 이상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결론입니다. 그리하여 기독교인들조차 놀라고 있습니다. 아니, 기독교가 1위를 해야지, 어떻게 꼴등인가? 말이 안된다며 볼멘소리들을 합니다. 그런데 이 통계가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통계조차도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기독교가 그런 볼멘소리조차 할 수 없는 이유는, 그동안 기독교 내에서 발생하는 대형 사고들을 볼 때, 외부에서 이러한 통계를 내기 전부터 이미 내적으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시궁창에서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 사건 전모를 일일이 밝히자면 지면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이미 지교회에서 부패하는 조짐이 보이더니 순식간에 교단과 전국 교회로 확산되어 이젠 썩은 냄새가 온 교회와 나라에 진동하고, 이 추한 모습들이 마치 삼류 영화처럼 극장에서 동시 상영되고 재탕되기까지 했습니다.

주님은 기독교인들에게 빛이 되어 세상을 비추라고 하셨는데, 어두운 세상을 비추기는커녕, 이미 꺼진 등불이 되어 암흑세계를 이루었고, 세상의 소금이 되어 부패를 방지하고 맛을 내라고 했는데, 소금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맛을 잃은 소금이 되어 세상 사람들의 발에 짓밟히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등을 돌린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닙니다. 이미 2007년부터 기독교 신뢰는 하향 곡선을 긋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기독교가 정신을 차렸어야 했습니다. 대표 지도자들이 이기적인 개교회주의를 버리고, 예수님을 중심으로, 복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개교회주의로 성장한지 오래고, 교회 전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기만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되지 무슨 소리냐고 합니다. 이렇게 교회를 상업화하고 기업형으로 부흥, 성장시키면서부터 외부적이고 객관적이며 상대적인 신뢰도 같은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한국 종교 신뢰도에 3위라도 오를 수 있음은, 대형교회나 대표적인 지도자들은 그렇다 할지라도,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괴로우나 즐거우나 주만 따라 가오리니 어느 누가 막으리까 죽음인들 막으리까” 하며,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 소돔 같은 거리에도 사랑 안고 찾아가서 종의 몸에 지닌 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 헌신, 희생하며, “존귀 영광 모든 권세 주님 홀로 받으소서 멸시 천대 십자가는 제가 지고 가오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 했던 사명자들 때문이 아닐까요?

50년 정도 걸려야 겨우 회복 ; 필자가 판단하기는 오늘의 기독교 신뢰도 추락이 다시 회복되어 1위를 기록하려면 족히 50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것도 2세들이 기성세대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새롭게 변화할 때일 것입니다. 아니면, 다른 종교가 기독교보다 더 범죄하고 더 타락하면 그 기간을 앞당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 기독교 신뢰도 추락, 나는 책임이 없는가? ; 세상의 죄가 더욱 관영하고 사람들이 세속적으로 타락할수록 그들은 기독교인의 성결과 거룩을 원합니다. 그런데 세상이 그렇고, 예수 믿는 사람들도 다 그러니 나야 독불장군이 될 필요가 없고, 용가리 통뼈가 될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위안합니다. 과연 오늘의 한국 기독교의 신뢰도에 대표적인 지도자들에게만 책임이 있고, 나는 책임이 없느냐 하는 질문에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