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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믿되 예수살기 거부하는 병 고쳐야”
기독교수협회, 종교개혁 세미나 통해 교회개혁 모색
2012년 11월 19일 (월) 02:32:13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한국교회의 부패와 타락에 대한 여러 가지 진단이 세미나와 각종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두 번째 종교개혁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가 지난 11월 16일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심포지움을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세 명의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박준철 교수(한성대 역사문화학부)의 ‘유럽사에서 본 종교개혁의 의미와 한계’, 한인철 교수(연세대 조직신학)의 ‘종교개혁에 대한 개신교 신앙양식의 허와 실’, 류장헌 교수(한신대 조직신학)의 ‘종교개혁 이후 신학자들의 종교개혁 비판’의 발제다.

   
▲ 박준철 교수
역사신학을 전공인 박준철 교수는 종교사학적 입장에서 루터의 종교개혁에 관련한 것을 고찰했다. 박 교수의 고찰에서 눈여겨 볼 수 있었던 것은 종교개혁이 가져온 영적 자유함이었다. 박 교수는 중세의 형식화된 종교적 규범의 준수보다 개인의 내면적이 믿음이 보다 월등한 가치가 있다는 종교개혁의 메시지는 개신교 신앙의 근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적 자유가 ‘영적 방종’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개신교에 또 다른 규례나 규범을 통한 형식을 그대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세의 문제를 비판하면서 개신교의 개혁가들이 주창한 이념들은 현실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규범과 굴레들을 양산하는 자기 모순적 양태를 드러내었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중세교회의 전통을 따갑게 질책하면서도 중세교회의 기독교적 세계관을 고스란히 답습한 개혁가들은 결국 역사의 수레바퀴를 반복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 한인철 교수
한인철 교수는 루터의 종교개혁 사상이 지닌 건강한 측면은 계승하되, 부정적인 면은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이 신앙적 양심이 마비, 즉 기독교이 정신이 삶에서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교수의 논지는 결국 교회와 기독교인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신앙과 삶의 분리 문제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예수는 믿되 예수처럼 살고 싶어 하지 않는 개신교인들의 종교적 심리”라고 지적했다. 이런 심리가 있는 것은 루터의 종교개혁 핵심 사상, 즉 ‘존재가 행위를 결정한다’는 사상의 영향 때문이라 것이 한인철 교수의 주장했다.

한 교수가 예로 든 것이 니케아 신조와 사영리, 천당과 지옥이라는 복음의 양면성이었다. 니케아 신조는 예수와 하나님의 동일성에 대한 확실한 공감과 이해, 사영리를 통해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갖게 되는 심리적인 불안, 이른바 죄의식으로부터 해방 될 수 있는 기회 획득, 그와 더불어 천당신앙은 인간이면 누구나 갖게 되는 죽음의 공포로부터의 해방 역할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결과는 기독교의 배타성 태도로 인한 타종교의 멸시, 사영리와 천당신앙은 삶의 부재현상을 가져와 믿음이 삶으로 연결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그의 주장을 더 들어보자. 그렇다면 왜 예수 믿는데 예수 살기를 거부하는가? 한 교수는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기독교인들은 근본적으로 예수처럼 살 수 없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예수는 인간과 달리 하나님과 동일한 분이지만,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한 죄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기독교인들은 굳이 예수처럼 살 필요가 없다. 예수는 예수처럼 살지 못하는 우리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우리 대신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우리 죄를 용서하셨기 때문에, 이미 모든 것이 용서된 마당에 굳이 예수처럼 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셋째, 기독교인들은 예수처럼 살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죄인인 인간이 아무리 구원을 받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인 예수처럼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은 마치 자신이 하나님이 될 수 있기나 한 양 하는 교만한 태도이고, 믿음으로 구원을 얻으려고 하지 않고, 행함으로 구원을 얻으려는 율법적인 신앙과 같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한국교회가 이런 인간적인 이유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교리적인 틀을 깨지 않는 이상 제2의 종교개혁은 일어나기 힘들다고 내다보았다.

   
▲ 류장현 교수
류장현 교수는 발제에서“성직자 권위주의와 윤리적 타락, 교회세습, 성직주의, 교권주의, 교회주의, 정치권력과의 야합, 물질주의와 물량주의 등이 나타나는 한국교회는 500년 전의 유럽교회와 공통점이다”고 지적했다.

16세기 종교개혁 상황과도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루터 당신의 종교개혁에 비판에서 △기독교 본질 회복 실패 △종교개혁은 보수적 신학 운동 △사회 개혁에 미온적 △배타적 폭력성의 등장을 지적했다. 또한 성서의 권위를 너무 절대시하는 바람에 초대교회에서부터 내려온 제2의 전통을 무시한 실수를 범한 것을 지적했다.

류 교수는 또한 칭의론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믿음과 행위를 분리하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개인의 영혼구원으로 축소시켰음뿐만 아니라 십자가의 사건을 너무 희생적인 측면만 부각시키는 실수를 범했음을 지적했다.

류 교수는 “한국교회의 과제는 종교 개혁자들의 신학적 주장을 교리화해서 신앙의 절대규범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종교개혁의 정신은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저항이며, 교회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이 저항정신을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며 “교회는 본질적으로 개혁된 교회가 아니라 개혁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자기 성찰과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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