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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기만 꾸짖는 나신들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2003년 10월 01일 (수) 00:00:00 최민준 wjjo1004@yahoo.co.kr


1541년 만성절에 교황과 성직자들이 바티칸궁의 시스티나 예배소로 모여들었다. 이날은 예순 여섯의 늙은 예술가인 미켈란젤로(Michellangello 1475~1564)에게도 더 없는 감회가 밀려왔다.

이윽고 휘장을 걷어내고 묶어두었던 빛살을 뿌리자 거기에 사람들의 눈을 의심할만한 장관이 벌어졌다. 색의 바다가 출렁대며 무수한 형상들이 소리치며 뒤섞여 있었다. 최후 심판의 날, 뭇 영혼들의 찬양과 울부짖음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재림예수가 하늘 한복판에 좌정하였다.

   

천사와 악마, 꽃다운 생명을 던져서 신앙의 사표를 세웠던 순교자와 열두제자들, 그리고 400명이 넘는 성자와 성녀들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배경으로 빛나는 하늘은 어느 칼날보다도 파랗게 심판의 무서움을 전율스럽게 나타내고 있었다. 감탄과 탄성의 소리들이 흘러나올 때 어디선가 쥐어짜는 듯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단이다”, “이 그림은 사창가에나 걸어 놓아야 한다.”

미켈란젤로는 이날이후 숨을 거둘때까지 <최후의 심판>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유는 그려진 모든 사람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벌거벗은 모습으로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교황 바오로 3세는 미켈란젤로를 두둔하다가 “이처럼 저질스럽고 음란한 장소에서 어떻게 기도와 찬양이 나오느냐?”고 막말을 듣기도 하였다. 결국 그 뒤를 이은 바오로 4세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그림을 바로 잡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쏘아 붙였다. “교황성하께서 먼저 세상을 바로 잡으시라고 전하게. 그러면 까짓 그림따위야 저절로 잡힐테니까.”

그러나, 뒤를 이은 피우스 4세는 그림에 속옷을 입히기로 결정하였고 1564년 1월 21일 트랜티노 공의회의 결정은 미켈란젤로가 여든 아홉 나이로 숨을 거두기 한 달 전에 내려졌다.
아마도 미켈란젤로의 생각은 이런 것이 아닐까?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갈 때, 무엇을 가리고 간단 말인가? 그건 사람의 생각이지. 벌거벗은 몸, 그 몸으로 하나님 앞에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결국, 인간의 죄성이란 손으로 달을 가려보려는 얄팍한 자기 기만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수정작업은 그의 제자 ‘볼테라’가 맡았다. 그는 스승의 뜻을 크게 해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가리개만 씌운 정도에서 일을 마무리 했다.

미켈란젤로는 그의 그림 그 모습대로 벌거벗은 채로 심판대 앞에 갔다. 원작자의 의도대로 표현되어지지 못한 <최후의 심판>은 오늘 그 속옷을 그려놓아 헛된 경건을 앞세우는 인간의 죄성을 오늘도 심판하고 있는 것이다.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 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 하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가로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 (창 2:25, 창 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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