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교계에서는 극동방송의 ‘복음성가경연대회’와 CBS의 ‘크리스천 뮤직페스티벌’ 등 기존의 방송사 주최 경연대회를 비롯해 C채널의 ‘가스펠C’, W뮤직의 ‘나는 CCM밴드다’, 예장통합 총회문화법인의 ‘CCM루키’, 스윗컬쳐의 ‘스윗 케스트’ 등 다양한 형식의 CCM오디션이 있었다. CCM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신인 CCM 가수들을 배출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행사 중에는 부실한 오디션 진행, 상금 미지급, 대회 중단 사태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기독교계 문화부 기자들의 모임인 ‘크리스천 컬쳐 플러스’(Christan Culture Plus. 이하CC+)가 3월 8일 오전 11시 서울 연지동 연동교회에서 ‘CCM 오디션을 말한다’를 주제로 2차 오픈세미나를 개최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기획자, 찬양 사역자, 문화 사역자 등을 초청해 CCM 오디션을 진단하는 포럼을 마련한 것이다. <기자 주>
“CCM 오디션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CCM 문화는 대중문화와 분리되어 있어 시장 유통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형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중문화계에서 횡행하는 마케팅 방식을 적용한다는 것이 과연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이다.”
▲ 성석환 소장
첫 발제자로나선 성석환 소장(도시문화공동체)은 ‘CCM 오디션? 왜 하는가’라는 발제에서 한국교계에서 이루어지는 CCM 오디션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적합성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일반 대중문화의 오디션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가수들의 등용문과 기획사를 통한 입문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지만 기독교의 경우는 전혀 후속 과정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CCM 오디션의 행사들의 졸속과 질적 저하에 대해 비판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성 소장은 “일반 오디션은 철저하게 계산된 마케팅 전략과 주최 즉 시장 선점에 대한 욕구가 반영되어 있기는 하지만 음악적 수준도 기대 이상이고 운영도 완성도가 높아짐에도 CCM 시장은 지금 거의 와해되었고 그 몇몇 유명 가수들만이 교회로부터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고 CCM 가수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성석환 소장은 CCM 오디션의 활성화를 위해 △CCM 오디션을 개최하는 주최측의 비전과 능력의 점검 △한국교회의 문화적 인식의 이해와 전략 △CCM 사역자들의 강력한 연대와 네트워크 형성을 점검할 것을 제안했다.
성 소장은 “CCM 문화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갖추지 않은 이들이 단지 이벤트로만 행사를 기획하고 비전과 능력의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는 일이 있다”며 “CCM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문화적 이해를 단순히 대중문화를 무조건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재창조할 수 있는 신학적 작업이 필요함에도 형식적 모방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치명적인 실수다”고 주장했다.
성 소장은 “교회에 배출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대중음악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어야 것과 함께 가치 중심의 메시지, 세상을 향한 통렬한 비판, 예언적 메시지가 CCM 가수들에게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 소장은 교회가 소비만 하려 할 것이 아니라 생산의 주체가 될 것을 주문했다. “공적체계를 만들어 아직 무대에 서지 못했으나 분명한 비전과 실력이 있는 이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성 소장은 “소비자로만 머물러 있는 교회들은 기독문화의 질적 수준에 대해 비판할 권리도 없다는 점에서 그 생산의 책임이 교회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은희승 대표
이어서 예장통합측 총회문화법인과 함께 CCM루키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는 은희승 대표(에이치스엔터테인먼트그룹)는 ‘기독교 찬양 경연대회(오디션)에 관하여’라는 발제를 통해 “찬양사역자의 비전을 가지고 꿈꾸는 자들이 너무 많고 이런 이들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필요에 의한 장이 아니라 의미 있는 장으로써 CCM 경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 대표는 “작년에 진행했던 제1회 CCM루키를 통해 느낀 것은 젊은 친구들이 워십(worship) 말고는 전문적인CCM 분야에 관심이 적다는 것이다”며 “기독교계 슈퍼스타 케이라는 모토로 젊은이들이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CCM 경연대회를 활성화시키려고 했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CCM계는 매우 환경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은 대표는 “CCM 오디션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의 참가 이유를 보면 기독교의 CCM 가수보다 세상 가수인데 크리스천인 이들을 모델로 삼아 이들처럼 살아가고 싶어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많은 아이들이 경연대회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성숙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경연대회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 대표는 “경연대회의 전문 심사위원들의 권위는 인지도에서 찾는 게 아니라 정확한 언어로 진단하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아티스트여야 한다. 추상적인 언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언어로 교정받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며 “심사위원들의 진지한 평가와 교정은 오디션에 참가한 이들이 보다 더 성숙되고 발전되는 계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은 대표는 또한 “경연대회가 엔터테이너적인 요소가 교육과 훈련까지 가야 하는 진정성이 있는 경연대회의 결말로 가야 할 뿐만 아니라 참여한 찬양사역의 꿈을 꾸는 이들에게 정체성을 점검하게 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책임 있는 프로젝트의 완성이다”며 “오디션 대기실에서 비전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서로 교제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한 오디션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강훈 목사
CCM 오디션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강훈 목사(찬양사역자연합회 기획이사)는 ‘CCM 오디션 능사 아니다’라는 발제에서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인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비전과 꿈을 가진 아이들보다 가요 쪽은 떨어지고 공부는 안 되고 교회는 다니고 신앙은 좋은데 딱히 할 것이 없어 CCM을 택하는 아이들이 95%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할 만한 아이들인 일반 기획사 오디션에 도전하고 있고 이들은 아주 주도적으로 오디션과 훈련을 통해 세상에 나오고 있다. CCM의 구조는 너무 열악할 뿐만 아니라 실력도 없는 전문성 결여다”고 잘라 말했다.
CCM이 왜 무너졌는가? 이 부분에 대해 강 목사는 “맨트를 지적할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지금 CCM 가수들이 영향력이 없다는 점이다”며 “기존 CCM 가수나 복음성가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고스란히 보고 자란 다음세대 역시 답습을 하고 있어 개선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본기와 본질적인 재정 후원이 필요함을 지적한 강 목사는 “CCM은 기능적인 양성기관만 있을 뿐 후속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은 전혀 없다”며 “이 부분은 교회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공적인 체계를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목사는 대안에 대해 “진짜 양성기관이 필요하다. CCM 가수는 데뷔하기까지 너무 짧고 CCM 가수들의 질적인 향상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며 “특히 교회에서 선교사들 파송하듯이 찬양사역자들을 파송하는 일들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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