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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협력의 당위성과 방법 |
| 한복협 2월 월례기도회 ‘한국교회 화해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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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한국교회의 불열과 다툼이 심각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2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에서 ‘한국교회의 화해와 협력’이라는 주제로 이 문제를 다루었다. 2월 10일 오전 7시 새문안교회에서 발표한 발제자들의 발제문을 전제한다. <편집자 주> |
손인웅 (덕수교회 담임목사, 한복협 중앙위원)
1. 하나의 교회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교회는 본래 하나님의 교회(Given unity)이다. 주님도 한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다.
“하나님은 한분이시다 이 하나님은 모든 것의 아버지시요 모든 것 위에 계시고 모든 것들을 통하여 계시고 모든 것 안에 계시는 분이시다”(엡 4:4-5)
예수께서 제자공동체가 하나 되게 기도하셨다(요 17:11;21-23). 사도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화평이시다. 양쪽으로 갈라진 둘을 그 몸으로 막힌 담을 허시고 십자가로 하나를 만드사 하나님과 화해시키시고 사람들에게 평화를 만들어 주셨다(엡 2:14-16)고 하였다. 또한 몸은 하나이지만 지체는 여럿이요, 지체가 여럿이지만 몸은 하나라(고전 12:12)고 가르쳤다(갈 3:26-28).
그리고 사도적 신앙을 계승해온 초대교회가 가장 힘써온 것은 교회를 공격해오는 무서운 이단들과 싸우면서 하나의 교회를 지켜온 일이다. 그래서 사도 신조로 부터 여러 신조들을 재정하여 함께 고백해오는 중에 니케아 콘수탄시노플 신조에서 “하나(one)의 거룩한(holy) 보편적(catholic) 사도적인(apostolic) 교회”라고 확실하게 고백함으로 오늘에까지 전승되고 있다.
이것은 교회의 단일성(單一性)과 거룩성(聖性)과 보편성(普遍性)과 사도성(使徒性)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교회의 단일성은 제도나 조직이나 교회의 획일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교회는 본질상 영적으로 하나의 교회이며 또 하나여야 한다(고전 12:12)는 것과 은사의 다양성을 강조한 것이다(고전 12:4-7).
그러므로 교회의 획일성을 추구하는 것도 위험하다. 역사가 흐르면서 예배와 신학과 교회질서와 제도도 다양하다. 그러나 교회의 분열은 더욱 위험하다. 교회의 단일성을 저해하는 것은 상이한 교회들의 공존관계 자체가 아니라 협력관계가 아닌 대립관계로서의 공존관계이다. 배타적 대립관계는 분열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2. 분열된 교회
주께서 주신 교회가 본래 하나의 교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분열된 것은 무슨 연고였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의 죄성(罪性) 때문이요, 인간의 불완전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분열의 직접적인 원일을 교리문제나 신학적인 문제라고들 하지만 같은 신조를 가지고 오랜 세월을 같은 교회를 섬기다가 분열한 것에 대해서 리처드 니버는「교회 분열의 사회적 배경」이라는 저서에서 교회 분열의 원인을 경제적 배경, 정치적 배경, 지역적 배경, 문화적 배경, 인종적 배경 등으로 분류해서 연구했다.
한마디로 니버는 교회의 분열은 윤리적 패배라고 선언하였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서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과 평화를 선포하면서도 교회 자체는 용서하지도 못하고 사랑으로 평화를 유지하지 못하면 기독교는 스스로 실패를 인정하고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간판을 내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교회의 원형과 원리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찾아야 하고,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의 전령으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그 나라가 땅에서도 임하기를 고대하면서 그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을 표방하는 그리스도교가 역사적으로 보면 전투적이요, 배타적이며, 독선적이고, 편협하게 된 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아득한 옛날 중동지방의 유목민의 전투적이고 보복의 문화적 배경에서 태생한 유대인들의 뿌리와 “거룩한 전쟁”(Holy War)개념과 콘스탄틴 황제가 로마제국의 세계정복과 통치시대에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면서 로마교회가 황제들과 손을 잡고 제국주의적 선교방법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쟁”(Just War)이론을 합리화함으로 전투적 교회의 이미지가 부각된 때문이다.
또한 교회의 분열의 역사는 교회의 순수성을 수호하기 위해서 초기 교회로부터 기독교에 도전하는 수많은 이단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정통교리를 만들어서 정통교회에 어긋나는 이단들을 정리하고 화형까지 시켰다. 이러한 전통이 체질화 되면서 수많은 교리논쟁을 하였고 호교론자들의 세력이 강화함으로 교리수호에는 공헌했지만 배타와 독선이 체질화되어 분열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었다.
기독교 역사 중에 가장 큰 분열의 역사는 AD 1054년 동서교회의 분열이었다. 표면적으로는 교리적 문제(Filioque)이었지만, 사실은 동방의 콘스탄티노들의 주교와 서방의 로마 주교의 권력투쟁이었고, 문화적으로는 서방의 라틴어 문화권과 동방의 헬라어 문화권의 충돌이었고, 지리적, 인종문제와도 직결되어 있었다.
또 하나는 1517년에 서방교회가 로마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로 나누어진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이 좋은 뜻으로 개혁운동을 시작했지만 개혁운동의 후유증으로 교회가 여러 갈래로 분열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교회의 분열은 인간의 죄성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기에 어떠한 이유라도 합리화 할 수 없다. 복음을 수호하려는 종교개혁자들은 그 동기와 개혁의 정신은 순수하고 정당하였기 때문에 개혁의 공로는 인정받고 있지만 가톨릭교회 안에서 개혁자들을 수용하고 자체 갱신을 계속하면서 교회의 분열을 막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한스 큉은 가톨릭교회의 죄는 복음을 약화 내지 무력화 시킨 것이요, 개신교회의 죄는 교회를 여러 갈래로 분열시킨 것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는 서방 기독교와 이슬람과의 종교간 갈등이다. 그래서 세계의 모든 종교계가 세계평화를 위한 종교계의 사명을 활발하게 논의하는 가운데 종교 간의 대화와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종교 간의 대화 없이는 종교 간의 화해가 없고, 종교 간의 화해가 없으면 세계 평화가 없다”(한스 큉)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먼저 각 종교가 자체의 교파들끼리 연합과 일치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슬람이나, 불교나, 기독교나 모두가 자체분열로 인한 갈등이 심하기 때문에 타 종교와의 평화문제를 다룰만한 여력이 없다.
특별히 우리 한국 개신교회는 200여 개가 넘는 교파, 교단들로 분열되어서 세상 사람들 보기에도 부끄럽고, 선교의 심각한 장애요소로 등장하는 것을 통렬히 회개하고 연합일치를 위해서 살신성인하는 결단을 해야만 할 것이다. 교회의 연합운동은 초기 한국교회 시절부터 노력했지만, 미국의 교파주의의 영향을 받은 선교사들 때부터 어려워졌다.
교회연합일치운동이 어려운 것은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지 아니하고, 신학이나 교리나 의식이나 제도와 같은 비본질적인 요소의 차이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지나친 교파주의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교권이나 이권이나 지연, 학연 같은 아주 세속적인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실패할 때가 많다. 교파나 신학이나 교회 제도, 의식 같은 것은 교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역사적, 문화적 산물에 불과한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을 화급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상황인식을 심각하게 해야만 한다.
한국교회는 1953년 이후, 장로교단의 분열을 필두로 분열의 역사가 불행하게 확산되기 시작하여 핵분열처럼 분열을 거듭해왔다. 신학적으로 진보와 보수의 이름으로 나누어지는 명분을 내세우기는 하였지만 그 이면에는 대부분이 교권쟁탈문제나 이권문제였다. 그러나 1989년 군사정부시대를 지내오면서 이념갈등이 심화된 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결성하여 보수를 표방하는 복음주의 진영의 연합운동을 시작함으로 한국교회는 NCCK와 한기총이라는 두 연합기관의 보혁 갈등 구조를 만들게 되었다.
3. 화해와 협력의 방법
한마디로 철저하게 회개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하나의 몸을 찢어놓은 죄를 범했기 때문에 회개하면 다시 하나로 복원될 수 있다. 그러나 자발적인 회개운동을 통해서 화해하고 하나의 교회를 회복하기를 염원하는 맘으로 1,000년 세월을 지내왔지만 아직도 하나 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죄악의 뿌리가 너무나도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주님의 몸된 교회를 찢어놓은 죄악을 철저히 인식시키고 종말에 주님의 심판을 두려운 마음으로 준비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교파와 교단의 다른 것만을 부각시켜서 분열을 더욱 조장하는 것을 지양하고 공통점을 계속 찾아내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우리 서로 다른 게 별로 없다는 것을 인식할 때 교권주의자들이나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화해와 일치를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든 교회 성도들이 깨닫게 함으로 분열을 조장하는 자들을 한국교회 안에서 설자리가 없도록 고립시키고 그 세력을 약화시켜 나가면 공통분모가 더욱 커지고 하나를 열망하는 성도들의 세력이 주류세력으로 역할을 하도록 해나가야 한다.
1054년까지 하나의 교회가 동서교회로 두개의 교회가 되었다가 1517년에 와서 서방교회가 프로테스탄트로 분열됨으로 동방교회와 함께 세 개의 교회가 되었다. 그러나 서방의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가톨릭으로부터 말살된 복음을 회복하여 복음주의 교회로 시작하였지만 은사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크리스천의 자유”라는 프로테스탄트의 정신과 신앙 때문에 교회가 사분오열하면서 교파주의 교회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분열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러나 18세기에 들어오면서 프로테스탄트 교회들 가운데 국가교회들이 경직되어 다시 가톨릭화 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독일계에서는 경건주의운동이 앵글로섹션계에서는 대각성운동이 일어나서 복음의 능력을 회복하여 교회들이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1846년에는 런던에서 Evangelical alliance가 결성되어 복음주의가 영적각성운동의 성격을 강화하였다. 1942년에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of christ가 결성하여 에큐메니칼 운동을 확산해 나갈 때 급진적 신학운동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 1960년대부터 WCC의 에큐메니칼 신학에 대한 반대운동을 해오다가 복음주의 진영의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운동을 강화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에큐메니칼 진영과 에반젤리칼 진영이 대립적인 보수와 진보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1974년에 와서는 세계복음화 로잔대회를 결성함으로 세계교회는 에큐메니칼 진영과 에반젤리칼 진영이 본격적으로 그 세력을 강화하기 시작하였다. 1974년 세계복음화로잔대회는 WCC 운동이 좌파적 성격을 띠고 급진적으로 나가는데 대해서 복음을 수호하자는 새로운 성격의 복음주의 운동이기 때문에 1960년대까지 복음주의와는 구별하여 신복음주의 운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1960년대까지는 에큐메니칼 운동이나 에반젤리칼 운동이 다함께 종교개혁자들과 복음주의에 근거하고 18세기 경건주의와 대각성운동 때의 복음주의에 근거해서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공통분모를 크게 공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에큐메니칼 진영과 에반젤리칼 진영은 함께 종교개혁자들의 18세기 복음주의 전통을 계승하여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WCC진영에서는 1960년대 이전으로 돌아가서 복음의 역량을 강화하고 NAE진영에서는 종교개혁시대의 개혁정신과 18세기의 대각성운동의 정신을 회복하면 양진영의 화해와 협력을 넘어 연합일치까지 가능해 질 것을 확신한다.
지금은 세계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세계교회도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화해와 협력의 가치를 극대화해서 세상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는 평화운동에 공헌할 때가 되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NCCK와 한기총이 진보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연합기구로 일정기간 자기 색깔을 내면서 활동해왔다. 그러나 진보에도 닫힌 진보와 열린 진보가 있고 보수에도 닫힌 보수와 열린 보수가 있어서 열린 진보와 열린 보수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실증을 하는 NGO기구가 탄생하여 10여년 이상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는 1998년에 14개 교단의 보수와 진보교단의 갱신운동 그룹들이 모여서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갱신과 섬김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지난 14년 동안 한국교회를 위해서 크게 봉사하였다. 각 교단 안에는 열린 사람들이 상당수가 있기 때문에 그 열린 사람들의 모임을 확장해 나가면 초교파적인 큰 세력이 되어 그 운동의 파장이 대단히 커지는 것을 실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목회자 운동으로 “미래목회포럼”이라는 NGO가 있어서 초교파적으로 50대 목회자들이 중심이 되어 갱신과 연합과 일치와 봉사를 추구하고 있는데 그 세력이 대단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 화해와 협력, 연합과 일치의 큰 성과를 이루는 봉사단체가 2008년에 태동했는데, 그 이름이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이다.
이 운동은 2010년 부터 시작된 사회복지 운동으로 “한국 기독교 사회복지 엑스포”라는 이름으로 120년 한국교회 역사상 초유의 “복지 엑스포”를 통해서 복지계와 봉사계를 총망라해서 10만여 명이 참여함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고, 2010년에도 2회 엑스포를 통해서 12만여 명이 참여하는 큰 행사를 통해서 한국교회의 연합일치 운동의 꽃을 피웠다. 또 한 가지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통해서 전국적으로 한국교회가 부활의 주님을 예배하는 공동체로 하나가 되는 큰 역사를 일으켜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이 특별한 교권주의자들 몇 사람이 한국교회를 어지럽게 하고 있는 것이지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은 화해와 협력단계는 이미 도달했다고 본다. 다만 하나의 연합기구를 통해서 한국교회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과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도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교회일치에 성도들의 열망이 요원의 불꽃같이 타오르게 되어 하나님의 하나 되라 하신 뜻이 이루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현가능한 연합일치의 방법 하나를 소개한다면 NCCK와 한기총을 통합하여 하나의 연합기구로 교단장협의회를 복원하는 방법이다. 2007년까지 완성하기로 하고 로드맵 10단계 중 4단계까지 진행하다가 중단된 상태이다. 현재로서는 이 길로 가는 길이 한국교회를 살리는 최선의 방법이다.
결론
21세기를 맞이해서 한국교회는 모든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가 신장되고 공평과 정의가 구현되는 세계를 위하여 공헌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복음의 능력을 발휘해서 하나의 교회를 복원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역사와 창조세계를 향해서 열린 자세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섬김과 나눔을 통한 새로운 선교를 펼쳐 나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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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10.14 월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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