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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실행위 파행 운영' 언론 보도 극과 극
기독신문·기독공보·CBS 등 VS 크리스천투데이·기독일보CDN
2011년 12월 30일 (금) 03:20:40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실행위원회가 12월 27일 용역을 동원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심각한 파행운영을 보이며 폐회됐다. 교계 언론들은 같은 날 오후부터 일제히 한기총 실행위 관련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다. 보도 내용은 대다수의 교계 언론의 논조와 이단옹호언론 <크리스천투데이>(크투)를 비롯한 몇몇 언론들의 기사가 극명하게 갈렸다. <크투>는 통일교 핵심인사 출신에 재림주 의혹을 받아온 장재형 목사가 설립한 교계 신문이다.

교계 대다수 언론들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기독신문> “파행운영으로 끝난 2011년 한기총”, <기독공보> “한기총 파행, 막장으로 치닫다”, <뉴스미션> “한기총 실행위 이번엔 ‘날치기’ 진행”, <뉴스앤조이> “용역 동원, 반대 무시…잘한다 한기총!”, <뉴스파워> “한기총 실행위 파행으로 마감”, <아이굿뉴스> “용역동원-강제퇴장, 한기총 ‘최악의 파행’”, <크리스천노컷뉴스>(CBS) “한기총 실행위원회 ‘난장판 회의’로 진행”, <크리스천연합신문> “한기총 실행위 계속된 무리수” 등이다. 8개 교계 언론에서는 이번 한기총 실행위 사태에 대해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한기총 실행위가 ‘파행 운영’됐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기총이 용역을 동원해 실행위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소위 흠석사찰(진행요원)이란 사람들을 세워 정상적 진행을 하기보다 반대 목소리를 힘으로 제압하는데 동원됐다는 것이다.

“연합기관 회의에 용역이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
“한국 교회 역사상 최악의 파행으로 기록될 지난 27일 실행위는 회의장 복도부터 용역업체 직원들이 막아서면서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연합기관 회의에 용역이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가 시작된 후에는 흠석사찰이 발언을 막고 실행위원들을 강제로 끌어내는 등 폭력이 가해졌다. 한기총이 권고도 없이 행정보류 처리한 4개 교단(고신, 합신, 대신, 개혁 황인찬 측)은 입장조차 하지 못했다. 11시 30분이 넘어서야 회무를 시작한 길자연 대표회장은 통합측 인사들에게 의도적으로 발언권을 주지 않았고, 조성기 사무총장과 최삼경 목사에 대해 실행위원 자격이 없다며 회의장 밖으로 내쫓았다”(아이굿뉴스).

   

“한기총 실행위원회가 법과 원칙은 실종된 채 난장판의 모습을 보였다”
“정관 개악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파행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27일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가 법과 원칙은 실종된 채 난장판의 모습을 보였다. 한기총 사상 처음으로 용역업체 직원들이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실행위원회를 진행했다는 오점도 남겼다···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은 진행요원(흠석 사찰위원)을 통해 최삼경 목사와 조성기 사무총장을 내보낼 것을 종용했고, 이 두 명은 물리적인 힘에 의해 회의실에서 내쫒기도 했다”(CBS).

“한기총이 ···임명한 흠석사찰들도 실행위원 및 기자들과 개회 전부터 곳곳에서 충돌”
“한기총은 본교단 사무총장 조성기 목사와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최삼경 목사가 회원권이 없다고 주장하며,출입을 막아 교단 실행위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한기총이 자의적으로 임명한 흠석사찰들도 실행위원 및 기자들과 개회 전부터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지만,정작 실행위원회가 시작하고 나서야 대표회장이 흠석사찰을 임명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기독공보).

정상적인 한기총 실행위의 모습이 결코 아니었고 회무 처리도 마찬가지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아니오”라는 실행위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발언권을 주지 않은 채 서둘러 폐회를 선언하고 회무를 마쳤다는 것이다.

   
▲ <한국기독공보>

<아이굿뉴스>는 “예장 백석과 기성 등 주요 교단들의 반발에도 길자연 대표회장은 발언권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혼란 중에 상정된 안건을 일괄 통과시켰다. 길 목사의 통과 선언 후 객석에서는 ‘아니요’라는 의견이 쏟아졌으나 발언권을 주지 않은 채 서둘러 폐회를 선언하고 회무를 마쳤다. 절차상 심각한 하자가 발견되는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뉴스파워>도 “처음 회원점명을 회원수로 집계하는 것이 아닌 교단과 단체수로 집계했으며, 상정된 안건의 가부를 묻는 과정에서 실행위원들이 ‘아니요’라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았음에도 몇 명이 찬성하고 반대하는지 인원체크도 하지 않은 채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뉴스미션>은 “안건토의를 마치는 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안건으로 상정된 ‘인사위원회 보고의 건’과 ‘질서확립대책위원회 보고의 건’은 문서로 받기로 함에 따라 순식간에 통과됐다. 의장인 길자연 대표회장은 혼란스러운 중에 안건 토의를 진행해 가면서 ‘아니오’라는 외침에도 의사봉을 두드리며 안건을 통과시켰다. 길자연 목사는 계속되는 소란에도 불구하고 폐회 동의를 받아 회의를 마무리했다”고 기사화했다.

   
▲ <뉴스미션>

언론들은 한기총의 파행적 회무처리에 따라 실행위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한기총 공동회장 이용규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아니오’란 의견이 나왔으면 찬성이 몇 명, 반대가 몇 명인지 파악을 해야지···”라고 말하며 쓴 입맛을 다시는 장면이 <기독교TV>에 방영되기도 했다.

길자연 대표회장이 소속한 예장 합동측 교단지인 <기독신문>도 “예장통합 총회장 박위근 목사는 ‘회원권을 정지시키고 흠석사찰을 동원했으며 발언권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진행한 이번 실행위원회 결의는 모두 무효’라고 선언하고 교단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고 기사화했다.

교계 대다수 언론이 12월 27일 한기총 실행위를 보도한 내용을 압축해주는 단어는 ‘난장판’, ‘무리수’, ‘파행’, ‘날치기’, ‘최악’이라 할 수 있다. 비교적 한기총 실행위의 현장 상황을 충실하게 전달했다는 평가다.

   
▲ <뉴스앤조이>

그러나 이런 보도와 달리 이단옹호언론인 <크투>는 이번 실행위 기사에 “한기총 실행위, 직제 개편하고 10.28 결의 재확인”이란 제목을 뽑았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한기총은 27일 임원회와 실행위를 열고 인사위원회(정관·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 개정 및 보완)와 질서확립대책위원회의 보고를 받았다. ···질서위는 최삼경 목사의 삼신론 월경잉태론 이단 규정이 내용상·절차상 아무 하자 없이 진행됐음을 보고했다. 또 10월 28일 열린 실행위에서 통과됐던 정관·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 개정안에 대해 재확인했다.”

대다수 언론이 한기총 지도부의 파행적 운영에 길자연 대표회장은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안건을 날치기 통과시켰다는 보도와 달리 <크투>는 △최삼경 목사는 처음부터 출입구에서 입장을 제지당했으나, 물리력으로 저지선을 뚫고 들어와 회의장 한가운데 앉았다 △의장 허락도 없이 발언을 하려던 끝에 흠석사찰위원들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조성기 목사도 최 목사를 옹호하며 의장인 길자연 대표회장을 끌어내리려 하다 흠석사찰위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끌려나갔다 △두 사람이 끌려나가자 이후 회의는 큰 소란 없이 마무리됐다고 기사를 썼다.

   
▲ 통일교 핵심인사 출신에 재림주의혹을 받아온 장재형 목사가 설립한 <크리스천투데이>

교계 언론 중 <기독일보 CDN>은 <크투>와 가장 유사한 논조로 기사를 작성했다. <기독일보CDN>은 “한기총 결국, 합동 대 통합 싸움터로 변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목사)가 합동교단과 통합교단의 싸움터로 변질되고 있다”며 “이를 두고 WEA 대 WCC의 싸움, 혹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보는 시각으로 해석돼 이 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투>도 12월 27일 실행위에 앞서 “WCC’와 ‘월경론’ 놓고 합동-통합 정면 대립할 듯”이란 기사를 낸 바 있다. 양 언론사의 시각이 거의 비슷하다.

<기독일보CDN>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도 이어졌다.

“통합측 조성기 사무총장은 회의 초반부터 발언권을 달라며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합동측 인사들 간 고성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인사위원회(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 개정 및 보완)의 보고와 질서확립대책위원회에서 최삼경목사에 대해 조사한 내용 보고가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10월 28일 열린 실행위원회 결의 사항이 다시 한 번 확인됐고, 한기총 직제개편이 이루어져 그동안 재정 압박에 시달린 한기총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독일보CDN> 역시 10월 28일 열린 실행위 결의 사항이 이번 실행위를 통해 재확인됐다는 내용을 기사에 포함시켰다. <크투>와 <기독일보CDN>은 왜 다른 언론사들과 달리 10월 28일 실행위 결의 사항이 재확인됐다는 분석을 내놨을까?

   
▲ <기독일보CDN>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살펴보면 그 이유가 짐작이 간다. 교계 주요 언론 중에는 한기총 지도부가 ‘파행’이란 맹비난을 무릅쓰고 왜 회의를 강행했는지 분석하는 기사가 있다. 그 기사들과 <크투>, <기독일보CDN>의 보도를 비교해 보자.

<뉴스앤조이>는 “한기총이 무리하게 실행위를 진행한 것은 10월 28일 실행위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이 신청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이번 한기총 실행위에서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통과시킨 보고서에는 10월 28일 개정한 정관·운영세칙·선거 관리 규정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설령 법원에서 10월 28일 실행위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 해도 당시 통과시킨 선거 관리 규정대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이번에 다시 한번 한기총 실행위를 거쳐 동일한 정관·운영세칙·선거 관리 규정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했다는 것이 <뉴스앤조이>의 보도였다. 현 대표회장의 임기가 1월 말에 끝나기 때문에 차기 대표회장 선거는 1월 중으로 치러야 한다. 10월 28일 실행위 개정안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7월 7일 특별 총회 정관에 따라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길 대표회장이 사실상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였다.

이에 대해 <기독신문>은 “이번 실행위원회는 지난 10월 28일에 열렸던 실행위원회의 결정 내용이 법적 소송의 대상이 되자 같은 내용으로 회의를 열어 10월 회의 결의를 재확인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며 “(그러나)파행 운영으로 또다른 법적 시비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이굿뉴스>는 “이날 회의에서 불법과 심각한 절차상 하자를 드러내 이날 결의가 효력을 갖추고 있는지조차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지난 23일 열린 ‘실행위 개최금지 가처분’ 심리에서 재판부는 ‘미리 공지한 안건만 다루고 기타안건은 처리하지 말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23일 재판부에 제출한 내용이 아닌 27일 오전에 결의한 질서대책위 보고를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크투>와 <기독일보CDN>은 갈 길 바쁜 길자연 대표회장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도를 한 것으로 보일 정도다. 그 난리통 실행위의 와중에도 두 신문이 기사에서 강조한 것은 “10월 28일 실행위 결의 재확인”이었다.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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