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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전기고문
2011년 12월 26일 (월) 07:30:11 전정희 기자 gasuri48@hanmail.net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말이 되면 도심 속 가로수들은 ‘전등나무’가 됩니다. 화려한 미니전등으로 뒤덮이기 때문인데요, 활엽수건 낙엽수건 구별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전기가 흐르는 두꺼운 외투를 한 겹 입은 셈인데, 이 때문에 나무들이 고통 받거나 생육에 지장을 받지는 않을까요?

프랑스 과학자 메랑이라는 사람은 서재에서 기르는 콩과의 미모사가 황혼으로 빛이 약해지면서 잎이 안쪽으로 오므라드는 것을 보고 식물도 잠을 잔다는 학설을 발표했습니다. 그 후 미국 플로리다 환경위생연구소의 존 오토 박사는 정오에 미모사 여섯 그루를 들고 광산 엘리베이터를 타고 1950m 지하로 내려갔더니 여섯 그루 모두 잎을 안으로 닫았다고 합니다. 식물의 생존에는 빛만이 아닌 어느 만큼의 어둠도 필요하다는 학설의 근거가 된 일화입니다.

나팔꽃을 그 예로 살펴볼까요? 나팔꽃은 아침에 먼동이 트면서 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동안 나팔꽃이 햇살을 받아 피는 것으로 알아왔습니다. 그러나 야밤에 아침햇살과 같은 광도의 빛을 나팔꽃에 비춰보았지만 나팔꽃은 피질 않았습니다. 나팔꽃은 햇살 때문에 피는 것이 아니라 피어나는 데 적정량의 어둠이 필요하다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지금 도심의 가로수들에게서 어둠을 약탈해 잠을 못 자게 하는 것은, 식물학대요 고문이요 생태파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자료: 이규태, “전등나무”, 2003년 12월 30일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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