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아파트 숲 사이, 왕복 8차선과 6차선의 두 대로가 만나는 교차로에 인접한 곳, 경사진 좁은 삼각형의 지형, 이런 많은 제약이 있는 장소에 아름다운 교회건물을 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성동구 응봉동에 위치한 천성교회(유기문 목사)는 교회가 들어서기 가장 열악한 주변환경임에도 불구하고 1989년에 보기 좋은 예배당을 완공했다.

천성교회는 성수대교와 왕십리를 잇는 8차선의 대로와 독서당길로 가는 6차선의 도로가 만나는 응봉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오고가는 이들이 차창 넘어 아름다운 예배당을 감상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위치겠지만, 조용한 가운데 경건한 예배를 드리기에는 적합하지 못한 장소임에 틀림없다. 또 산을 깍은 경사지에 교회가 들어섰기에 자유로운 동선조차 확보되지 않는 최악의 조건에 천성교회가 들어섰다. 하지만 천성교회 예배당은 외곽의 모양새도 멋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의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불편함을 최소화한 성공적인 건축물이라 하겠다.

예배당 외벽은 우선 자연석으로 장식했다. 교회 외벽이 자연석이라 야산이었던 원래의 지형과 조화를 이룬다. 주변 환경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으면서 아파트 건물과의 완벽한 조화를 연출하고 있다. 단, 한눈에 교회가 확 드러나지 않는다는 단점은 있으나, 주위 건물과 따로 동떨어져 있다는 비난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진다.

눈에 확 띄진 않지만 이 건물을 보고 교회임을 인정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높이 세워진 철재 십자가와 그 십자가탑 만을 위한 독립된 건축물은 주변을 향해 이곳이 하나님의 땅임을 강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십자가는 일반교회와는 다르게 입구와 나란히 서 있어 옆을 보고 있는 형상이다. 이는 교회 정면으로 다가오는 이들을 위한 십자가 배치가 아니라, 지나치는 이들을 향한 배치임을 암시한다.

본 건물로 들어서면 예배실이 가장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내부로 들어갈 때는 1층이지만 내부로 진입하면 지하 2층이 되는 구조다. 다른 부속공간들이 지형에 맞추어 지상 7층까지 올라가 있다. 대부분의 교회가 1층 공간에는 사무실과 교육실 등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2, 3층을 예배실로 사용하는 것과는 반대로 가장 낮은 위치에 예배실을 위치시켰다. 이는 주변의 자동차 소음으로부터 예배처소를 보호하기 위한 설계로, 예배실로 들어가는 순간 초대교회 카타콤의 느낌을 주면서 소음을 최소화시킨다.

예배실은 강단 위쪽에 있는 큰 원형 창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이용하고 있다. 천성교회 예배당에는 천장에 난 원형창이 세 군데 있다. 예배실로 접근하면서 만나는 이 세 곳의 천장 원형창은 찾은 이들을 예배실로 자연스럽게 인도한다. 예배실 정면의 둥근 원형 가운데 그려진 십자가는 천장의 원형창과 대칭을 이루며 강단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자연석으로 외부를 장식한 건물 아래 부분의 옥상인 3층에는 의외로 주차장이 있다. 교회 옆으로 난 언덕길을 따라 올라와 주차를 하게 된다.

3층부터는 황금빛 유리창으로 장식한 자연석이 아닌 붉은 색 벽돌건물이 주변보다 화려한 모습으로 솟아 있다. 마치 자연석으로 된 반석 위에 세워진 영광스런 교회를 보는 듯하다. 

 건물과 십자가탑 건물을 이은 철재구조물은 두 건물이 하나의 공간임을 암시하고 있다.
최근 천성교회는 교회 옆 경사면을 증축해서 작은 5개의 공간을 만들어 건물 활용도를 한층 더 높였다. 천성교회 예배당은 열악한 지형에서도 외형과 내면이 아름답고, 동시에 신앙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실례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