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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잊고, 가는 가을과 커피나 한 잔
혼탁한 정치판 - 국민이 사는 길
2003년 11월 12일 (수) 00:00:00 윤길주 ykj77@joongang.co.kr

재신임·대선자금 수사 정략만 판쳐 
 요즘 정국이 참으로 혼란스럽습니다. 현장을 누비는 기자인 제가 정신이 어리둥절할 지경인데 일반 시민들이야 오죽하겠습니다. 정치를 하는 분이나 그곳의 목소리를 전해드리는 저희들 모두의 책임이겠지요. 정치인들은 늘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이름으로’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

세 살 먹은 어린 아이도 그것이 얼마나 가소롭고 위선적인지 뻔히 알 수 있는 것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뱉어내는 게 요즘 정치인들이지요. 언론 또한 진실이나 속 뜻을 헤아리기보다는 중계방송하기 바쁘고, 때로는 이해관계에 따라 축소, 과장하기도 합니다. 이러니 국민의 눈에 정치는 저질 코미디로 비칠 수밖에 없겠지요.

이번에 저는 <교회와신앙> 독자들에게 정치를 잠시 잊고 늦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웬 뚱딴지같은 말이냐고 핀잔하는 독자도 계시겠지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여가 다 됩니다. 지난 2월 25일 취임했으니까 취임한 지는 곧 9개월이 되겠군요. 노 대통령을 지지했든, 아니면 반대했든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대다수 국민은 잘 되기를 희망했고,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기대했습니다. 현실은 어떻습니까.

모든 게 얽힌 실타래처럼 어수선하기만 합니다.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찌들고, 집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덕분에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땅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취임 초기 80%에 달했던 지지율이 지금은 30% 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까지 이탈했다는 반증이지요.

경제난 시달리는 국민은 언제나 뒷전 

국정 혼란에 대한 해석은 모두가 아전인수입니다. 청와대와 정부는 야당의 집요한 발목잡기와 보수 언론의 물어뜯기식 공격이 혼란의 주범이라고 주장합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와 국정 참여 인사들의 능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공공연히 하야해야 한다고까지 합니다.

모두가 수긍이 가는 말입니다. 비판적인 언론 환경과 절대적으로 불리한 국회 권력 속에서 국정을 이끌어가자니 노 대통령으로서야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정권 탈환에 실패한 한나라당이야 당이 깨질지도 모르는 판에 저항이 얼마나 거세겠습니까. 그 판에 등골이 빠지는 것은 국민이겠지만.

어쨌든 아슬아슬한 대치국면 속에서 노 대통령은 재신임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한 칼에 걸어버린 ‘승부사 노무현’다운 발상이었습니다. 기자들은 노 대통령이 던진 승부수의 의미와 결과 분석에 골몰했지요. 국민들은 식당에서나 집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삼삼오오 논쟁을 벌였지요. 정치권도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더군요. 한나라당은 처음에 ‘웬 떡이냐’며 정권을 곧 잡을 것처럼 달려들었습니다.

민주당도 ‘그거 할려면 빨리 해라’며 다그쳤지요. 그런데 웬걸, 여론조사 결과 재신임하겠다는 비율이 높게 나오자 위헌이다 뭐다 하며 다른 말들을 하더군요. 국민들로서는 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었겠죠.

최근에는 대선 자금으로 여의도가 시끄럽습니다. 최도술 사건이 터지자 노 대통령은 다시 정면승부를 걸었습니다. 2002년 대선자금을 모두 까발리자는 제안을 한 것입니다. 검찰도 맞장구를 치며 평소와 달리 수사에 속도를 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SK그룹으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대선 당시에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실에 현금이 든 라면박스가 가득했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총무본부장을 맡았던 이상수 의원은 대선 때 얼마를 거뒀는지 말이 자꾸 바뀌고 있습니다.

위기에 몰린 한나라당은 특검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검찰을 믿을 수 없으니 특검이 수사를 하도록 하자는 것이죠. 여러분이 보기에 어떻습니까. 검찰이 한나라당만 세게 파헤쳐 편파적으로 보입니까? 또 노 대통령은 정말 국민으로부터 돼지저금통 후원을 받아 깨끗하게 선거를 치렀다고 보십니까? 이렇게 물으니 셈법이 다소 복잡해지죠. 

드라마보다 재밋는 정치판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필자는 가까운 교외로나마 올 가을에는 단풍구경을 가고 싶었습니다. 작년에는 대선 때문에 정신이 없었죠. 그런데 올해도 여의도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동안 시간은 겨울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무수한 ‘정치 공해’에 찌들어 머리는 복잡해만 가고,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조변석개해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습니다.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을텐데 그때는 가능할까요. 정치판이 조용해져야 할텐데. 

제가 아는 외국인 특파원이 있습니다. 그는 늘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정치에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묻습니다. 사실 대답해줄 말이 없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코미디나 드라마보다도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웃어넘깁니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할 수는 없습니다. 등을 돌리는 순간 정치인들은 뒤에서 검은 돈을 받게 되니까요. 그런데 왜 이상하게도 우리 국민은 다른 국가에 비해 정치에 대한 판단능력, 관심, 성숙도가 높은데 유독 정치권만 부패의 늪에서 허덕일까요. 깨끗하고 참신한 사람도 정치판에만 가면 바보가 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원래 가졌던 이상은 내팽개치고 당의 충견(忠犬) 노릇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지금 같은 격변의 정치판에서는 투사인양 더욱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만 갑니다.

지금의 정치판은 한마디로 전쟁 그 자체입니다. 전쟁에서는 명분이나 규범이 없습니다. 무조건 이기는 게 최선입니다. 이런 ‘더러운 전쟁’을 국민이 지켜봐 줄 의무는 없겠지요. 다 잊고 늦가을의 정취 속으로 떠나십시오.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 심판의 도장을 찍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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