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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와 송편과 장막절
2011년 09월 15일 (목) 07:43:07 전정희 기자 gasuri48@hanmail.net

추석(秋夕)은 중추절(仲秋節)·가배(嘉俳)·가위·한가위라고도 합니다. 가위나 한가위는 순수 우리말이며 가배는 가위를 이두식의 한자로 쓰는 말입니다. 중추절(仲秋節)이라 하는 것도 가을을 초추·중추·종추 3달로 나누어 음력 8월이 중간에 들었으므로 붙은 이름입니다. 또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명절 어간에 집집마다 치르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추석성묘를 준비하는 벌초입니다. 그런데 무덤에 나는 풀은 망인의 유체에서 나는 발부(髮膚)라 하여 생판 모르는 남에게 돈 주고 쥐어뜯게끔 맡기는 것은 망인에 대한 가해(加害)행위라고 합니다. 무덤에 떼가 잘 자라는지 못 자라는지, 또 나는 풀과 피는 풀꽃의 종류와 그 위치로 망인의 의사를 가늠하는 벌초는 저승과 이승 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추석에 먹는 송편 역시 아기 손이 빚었는지 할머니 손이 빚었는지, 그 손가락 자국의 굵기와 힘으로 판단하며 골라 드셨던 옛 어른들입니다. 그래서 뼈대 있는 가문에서는 떡집에서 기계로 곱게 빚은 송편을 제사상에 놓지 못하게 했다. 남녀노소 없이 송편 빚는 관행은 후손들의 체온이 스밈으로써 교감이 가능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추석에 해당하는 성경의 절기인 장막절(초막절, 수장절)에 이스라엘은 8일 동안 명절을 지켰습니다. 현재 교회가 지키는 간소한 추수감사절을 생각해 보면, 뭔가 좀 더 의미 있는 명절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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