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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SEX교’ 주창자를 인터뷰하다
그때그사건(16)
2011년 07월 27일 (수) 07:26:09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 월간<교회와신앙> 1996년 11월호 보도
취재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기자는 긴장을 한다. 주로 이단사이비 분야 취재를 해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SEX교’ 취재 때도 그랬다.

‘참 SEX를 통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현수막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걸린 적이 있다. 육감적인 단어에 눈길이 끌렸다. ‘구원을 얻는다’는 말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기울였다. 세미나까지 열린다는 광고였다. 취재기자의 감각이 발동해 그곳에 참석했다. 요즘 같이 무더운 7월의 어느 날, 세종문화회관 회의실이었다.

“제가 20년간 성경을 연구했지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참 섹스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기독교로는 구원을 얻을 수 없고, 자신이 발견한 참된 섹스를 통해서만 구원이 이루어진다는 허무맹랑한 주장들이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그러한 메시지를 듣기 위해 300여 명이 참석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주로 중년 이상으로 보였다.

천우범 씨(당시 65세, 1996년)가 이와 같은 소위 ‘SEX교’ 사상의 주창자다. 그는 “예수는 마리아와 가브리엘이라는 실존 인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이다”, “노아 홍수는 실제 사건이 아니고 성타락에 대한 상징적 사건이다”는 등의 비성경적인 사상을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구원은 올바른 섹스의 회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SEX교’의 진의를 좀더 파악하기 위해 천 씨가 거주하고 있다는 강원도 평창의 한 산자락을 방문하기로 했다. 취재 현장 근처까지 왔을 때 갑자기 긴장이 됐다. 걱정거리가 생겼다. ‘집단 성도착증 환자들의 모임이면 어떻게 하지?’, ‘나에게도 이상한 행동을 요구하면 또 어떻게 할까?’ 심지어 ‘인신매매는 아니겠지’ 등의 여러 가지 불길한 생각들이 들었다. 취재 현장은 갈수록 산길로 들어갔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만약의 경우 도망갈 길을 염두에 두며 걸었다. 세미나 때 천 씨가 한 말이 자꾸 생각났다. “참다운 ‘SEX’만이 우리를 구원해 줍니다.”

산 중턱 한 집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그곳이다. 조용했다. 아무도 없는 듯했다. 잠시 후 한 중년 부인이 나왔다.

“혹시, 장 기자님이신가요?”
“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그 부인은 점점 안쪽으로 길을 안내했다. 모든 게 불안해 보였다. 더욱이 집 앞에 ‘세상청소 사람세탁소’라는 간판이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세탁소가 무슨 의미일까?’, ‘여기 오는 사람들을 개조시킨다는 말인가?’며 몇 가지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안쪽 방에 ‘SEX교’ 주창자 천우범 씨가 기자를 맞았다. 그는 다과를 내오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순간 왠지 불안했다. 기자가 밖으로 나갔다. 물론 신을 신었다. 만약을 위해 도망갈 길을 다시 한 번 봐 두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많은 상상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다. 영화의 여러 장면들도 왜 그렇게 많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잠시 후, 천 씨는 과일을 들고 나타났다. 왜 나와 있었냐며 다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와 대화를 했다.

   
▲ 산 기도 한다는 천우범 씨
천우범 씨는 한 때 기독교 목사였다. 30여년 전, 극심한 알콜중독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바 있었다. 그때 기독교로 개종,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고 한다. 18년 동안 개척교회에서 목회도 했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새로운 구원의 길을 발견했다며 산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천 씨가 주장하는 ‘SEX교’란 올바른 가정을 세운다는 내용이다. 참 섹스란 문란한 성관계를 버리고 올바른 가정을 세운다는 지극히 도덕 교과서의 한 장면이다. 사회적으로 보면 지극히 평범한 주장일 뿐이다.

천 씨 가족의 사는 모습은 이후, KBS <인간극장>, SBS <생방송 투데이> 등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사는 단란한 가정이라는 주제다.

그러나 천 씨의 사상은 반기독교적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구원의 기준을 ‘SEX’의 어떠함에서 찾으려는 것이 오류다. 또한 그는 1999년에 ‘예수 재림’, ‘종말’을 주장했다. 자신은 그것을 알리는 사도 바울격의 사람이라고도 소개했다. 따라서 인류의 구원도 1999년 안에 모두 끝나게 된다고 했다.

천 씨는 특별한 신앙행위를 한다. 인류 구원을 위한 산 기도가 바로 그것이다. 그의 산 기도에 동행했다. 산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한 중턱에 자리를 잡았다. 늘 그 자리에 앉는다고 했다. 말없이 조용히 앉아 그는 기도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를 했다.

“바울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그는 예수님 살아 있을 때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해야 하지만, 지금은 바울의 이름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18년간 개척교회까지 섬겨왔던 기독교 목사였다는 그의 이력이 의심된다. 그리고 왠지 창피해진다. 기독교 이름이 이렇게 회자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취재 후, 약 15년이 흘렀다. 천 씨가 생존해 있다면 80세 가까이 되었을 것이다. 강원도 평창의 한 산속에 자리해 있는 ‘SEX교’ 현장.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에 다시 한 번 당시를 기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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