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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독’소리 듣지 않는 방법
2011년 05월 23일 (월) 08:03:39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안티 기독교 활동의 진원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네이버나 네이트 등은 그나마 양호한 편입니다. 그러나 ‘daum’은 정도가 매우 심하더군요. 한 가지 예만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 ‘문경 십자가’ 사건이 발생했죠. 그 때 뉴스들이 daum에 뜨면서 누리꾼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빠지지 않는 게 개독(기독교를 일부 네티즌들이 폄하해서 부르는 말)에 대한 비난이었습니다.

문경 십자가 사건 뉴스에 달린 댓글들 일부입니다.

“‘가장 섬뜩한 것은 거울이다.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분명히 개독들의 짓이다’. ‘이 정도면 기독교를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 ‘개독 아니면 북한의 소행이 의심 됩니다’, ‘이건 우리나라 개독교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마치 중세에 개독들에 의해서 저질러진 마녀 화형식을 재현하는 것 같군’, ‘진짜 개독은 사회악이다. 진심 무섭다. 이슬람교보다 더 위험하다’”

문경 십자가 사건에 대해 네티즌들은 무서울 정도로 ‘기독교’를 질타하고 있었습니다. 뉴스 사회면에 등장하는 사건 중 ‘목사’가 포함된 사건이 발생하면 정말 진돗개처럼 기독교 전체를 향해 자신들의 쌓인 분노를 한풀이 하듯 쏟아내며 혹독하게 물어뜯는 사람들이 안티 기독교인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신기한 기사 하나와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조선일보 2011년 5월 21일자에 “버려진 아기 보호··· 어느 목사가 만든 베이비 박스”라는 기사였습니다. 내용은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 교회라는 곳에 이종락 목사라는 사람이 버려지는 갓난 아기들을 거두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이비박스라는 것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자세한 건 조선일보 기사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조선일보 검색어란에 ‘베이비박스’라고 치시면 해당 기사가 나옵니다).

그래서 미혼모 자녀나 장애아로서 버려진 아기들을 거둬 들이는데 이미 이 목사 부부는 베이비박스를 설치하기 전부터 데려다 키워온 아기부터 고등학생까지 총 19명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이 목사가 설치한 베이비박스에 대해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며 철거를 당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인터넷 공간에서 기독교를 ‘개독’이라며 비난하는 누리꾼들은 어떤 태도를 보일까요?

“공무원들 탁상 머리 좀 버렸으면 좋겠다. 이렇게 해서라도 한 생명이라도 살리면 그게 어딘데···”, “안버릴 사람들은 애당초 안 버린다··· 아예 낳기도 전에 버릴라고 생각하는 미혼모들이나 버리라면 버릴까···. 요즘 아기 생명을 쓰레기보다 못한 취급하는데··· 저런 곳에나 버려주면 진짜 감사한 일 아닌가?”, “고생하시는 것 칭찬하고 도움 주지는 못하면서 방해만 하는 대가리에 똥만 든 공무원들···.”

기독교를 개독이라고, 목사와 관련한 사건마다 이 땅에 개독은 사라져야 한다고 날뛰던 포털 사이트 ‘daum’의 열혈 투사들이 이렇듯 목사님이 하는 일을 칭찬하고 공무원들을 질타하는 겁니다. 물론 개독들이라고 울부짖는 그들과 ‘베이비 박스’에 댓글을 단 네티즌들이 동일인이 아닐 수 있지만 적어도 이 사건 기사에 ‘개독’소리는 눈을 씻고 찾을 래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누군가 개독 소리 했다가 몰매(?)를 맞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개독은 기독교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거 아닌 가 싶습니다. 그리고 안티 기독교인들도 실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다운 모습을 보여 주길 그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버려지는 현실을 보다 못해 나선 목사라는 사람에게 아무도 ‘개독’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지 않으니까 말이죠. 기독교가 ‘개독’소리 듣지 않는 방법은 먼 곳에 있는 거 같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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