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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신앙> 최초 소송, 귀신파측이 벌이다
[그때그사건(12)] CBA
2011년 05월 23일 (월) 07:48:33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 필자의 '대학이 죽어간다' 기사
본 사이트 <교회와신앙>(www.amennews.com)이 창간(1993년 10월) 이래 첫 번째로 법정 송사에 직면했다. 바로 필자가 작성한 기사 때문이다. ‘대학이 죽어간다’(월간<교회와신앙> 1994년 3월호)라는 제하로 당시 대학 캠퍼스가 이단 동아리들의 활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태를 긴급 취재 보도한 것이다. 통일교, 몰몬교, JMS, 구원파 그리고 CBA(김기동 귀신파) 등의 예를 거론했다. 이미 한국교회로부터 공식 ‘이단’ 규정을 받은 단체와 그 유관기관들이다.

보도 이후, 유익했다는 평을 적지 않게 받았다. 대학 캠퍼스 내의 이단들의 활동에 대해서 처음으로 보도했다는 것, 그로 인해 대학 내에 이단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발로 뛰며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았다는 점도 돋보였다.

그런데 CBA측이 필자의 기사에 불만을 품고 소(訴)를 제기했다. 법정싸움을 해보자고 한 것이다. 주된 내용은 ‘CBA는 각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받은 김기동 씨 계열의 이단’이라고 한 필자의 기사 내용에 대해 CBA측은 ‘CBA는 어느 교단으로부터도 이단으로 규정받은 바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CBA측은 자신들은 김기동측과 무관하기 때문에 이단으로 취급받는 것은 잘못됐다는 말이다. ‘내용증명 → 언론중재위원회 → 민사소송’으로까지 그 절차가 이어졌다.

먼저 필자 앞으로 CBA측 대표라는 K목사로부터 내용증명이 날아왔다. 정정보도를 해달라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필자의 기사 내용이 틀렸기 때문에 수정해 달라는 것이다.

내용증명을 받은 필자의 심장은 요동을 쳤다. 법정 싸움에 직접적인 당사자가 되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기사는 문장 하나, 단어 하나까지 철저한 근거를 바탕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내용상 걱정할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 박동소리는 두 배로 커져 있었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CBA가 이미 이단으로 규정된 서울성락교회(김기동) 유관기관인 것은 삼척동자도 잘 아는 일인데, CBA측은 자신들은 김기동측과 마치 무관한 것처럼 소를 제기 하는 등 행동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을 아니라고 하니 황당한 심정이었다.

여러 이유를 생각하다가 ‘혹시’하는 맘이 들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말 CBA가 김기동측과 전혀 무관한 단체란 말인가’에 대한 것이다. 갑자기 ‘멍~’해졌다. 진짜 CBA는 귀신파와 무관할까? 그렇지 않고는 CBA측의 ‘법정에서 싸우자’는 요청은 너무도 어이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 월간<교회와신앙> 1994년 3월호
귀신파 김기동측의 자료들을 다시 뒤지기 시작했다. CBA가 김기동측과 관계가 있나, 없나를 증명해 내기 위해서다. 기존의 자료들은 물론 국립도서관과 심지어 김기동측 서점까지 훑었다. 마치 저인망 어선이 바다를 쓸고 지나가듯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 CBA가 김기동측의 유관기관임이 그들의 자체 자료만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역시 ‘뻔~’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왜 법정 싸움을 건 것일까?

CBA대표 K목사와 반론권 문제로 한두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그때도 그는 자신들은 김기동측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며칠 후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출석 요구서가 필자 앞으로 날아왔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언론보도로 인한 분쟁의 조정 및 중재를 해 주는 곳이다. 그 기관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그 기관에 출석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현기증이 났다. 두렵기 때문이다. 자동차 운전자가 도로 위에서 경찰만 봐도 왠지 거북한 맘이 드는 것과도 같다. 특별히 잘못한 게 없는데도 말이다.

언론중재위원회라는 곳엘 갔다. 겉으로는 평안한 척했지만, 속마음은 그렇지만은 않았다. 간단한 절차를 밟고 CBA 대표 K목사와 함께 중재위원들 앞에 섰다. 7명의 위원들이 앞에 있었다. 중재위원실 분위기는 법정과 동일했다. 마치 법정에 있는 듯했다.

필자는 소신껏 응했다. 객관적인 자료에 따라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했음을 언급했다. 필자는 ‘반론권’이 주어질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는 <교회와신앙>(www.amennews.com)이 창간 때부터 가졌던 편집방침이다. 중재위원들도 그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K목사는 그것을 거부했다. 끝까지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그래서 중재는 무산됐다.

이 어간에 필자는 CBA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CBA 대표 K목사를 만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랑이 굴속으로 들어가 본 것이다. 사무실은 김기동측 단체 한 켠에 있었다. 직원의 안내로 사무실 중앙 쇼파에 앉았다. 잠시 후 K목사가 나타났다. 이런 저런 대화 중 K목사는 CBA는 김기동측과 무관하며 김기동 씨의 이단 규정도 재고해 보아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그의 주장에 대구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순간 고민이 됐다. 필자에게는 원정경기요, K목사에게는 홈에서 치르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원정경기에서의 승리를 맛보기로 했다. 내용에 대해서는 자신 있었다. 심지어 김기동 씨의 이단성에 대해서 말이다.

필자는 의도적으로 주변 신도들도 다 들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두 가지 내용을 전달하려고 했다. CBA는 김기동측과 유관한 기관이며, 김기동 씨는 이미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됐다는 것이다. 덧붙여 김기동 씨의 이단성의 내용도 줄줄이 읊었다.

두 가지 반응을 기대했다. CBA에 소속된 김기동측 신도들의 거센 야유와 함께 이단이 아니라는 변증, 아니면 진심으로 회심하는 사건 말이다. 전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더 컸다. 멋진 경기가 되리라 생각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K목사가 일어나 필자와 함께 사무실에서 나가자고 했다. 자신이 깔아놓은 멍석을 거두려는 것이다. 힘의 균형이 깨진 셈이다. 필자는 오히려 목소리를 더 높였다. K목사가 벌여 놓은 법정 송사 건에 대해서도 논해 보자는 의도다. 그러나 필자는 K목사의 팔에 이끌려 사무실을 나오게 됐다. 통쾌했다. 원정경기에서 이긴 맘이 이런 것이겠다 싶었다.

CBA의 항변이 중지된 것은 아니었다. CBA는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정정보도 청구 소송(사건번호, 94카기 2149)을 제기했다. 필자와 함께 <교회와신앙>이 진리문제로 인해 창간 이후 법정에 최초로 서게 된 것이다.

물론 자신 있었다. 만반의 준비도 다 마쳤다. 언론중재위원회 참석 등으로 검증까지 마친 셈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결코 만만찮은 소송비용 문제다. 지금 생각해도 매우 아까운 비용이었다. 더더욱 K목사가 법정 싸움을 끝까지 진행시키지 않고 중간에 소를 취하했기 때문이다. 싸울 자신이 없었으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말고, 또 시작했으면 끝까지 진행시켜야 하지 않은가? 그만큼 무분별하게 행동을 하는가?

소송 취하로 인해 CBA와의 최초 법정 싸움은 끝났다. 그럼 누가 이긴 것일까? 소를 제기한 것은 CBA측 K목사이고, 방어를 한 것은 우리다. 법정싸움이 끝까지 가지 않았으니 누가 이겼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필자와의 법정 공방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K목사가 김기동측을 탈퇴했다는 것이다.

   
▲ CBA 인터넷 사이트, 김기동측 관련 내용이 보인다
CBA는 지금도 그대로 존재한다. 각 대학에 동아리를 두고 포교에 열정을 내고 있다. CBA의 인터넷 사이트(www.cba21.org)에 접속하면 ‘CBA 소개’란이 있다. 그중 한 대목이 다음과 같다.

‘CBA는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명령으로 삼고 이미 서울성락교회 통해 전 세계에 퍼진 선교 인프라를 통해 이 시대 세계선교에 한 부분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김기동 씨측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단체임을 지금도 여전히 밝히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CBA는 이미 한국교회로부터 이단으로 공식 규정을 받은 김기동측의 유관기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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