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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여행지의 원조, 정선
기독교유적과 함께하는 여행 4
2011년 05월 20일 (금) 09:09:48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유명한 관광지에 가서 쓰윽 돌아보고 오는 여행은 더 이상 매력이 없다. 바야흐로 여행이 붐인 시대, 여행에도 여러 테마가 있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맛여행, 인적이 드문 섬을 찾아가는 섬여행, 가족끼리 텐트에서 하루밤을 보내는 위한 오토캠핑 등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여행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몇 해전부터 '친환경 여행'이 대세다. 제주 올레길이 걷기 여행의 유행을 불러 일으켜, 산과 바다 구석구석 도보여행자들로 넘쳐난다. 걷기가 부담스러운 이들도 여러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보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가족끼리 하루를 보내는 '쉬는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다. 따라서 주말이면 ‘살기좋다’고 하는 마을에는 어김없이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제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마을도 깨끗한 환경만으로 관광지가 되고 있다.

강원도 정선은 이런 친환경 여행지의 원조다. 예전에는 오로지 '오지'로만 인식되었던 강원도 산골 마을 정선이 이제는 관광객으로 붐빈다. 특히 정선5일장이 서는 날이면 정선읍내는 관광객으로 가득 찬다.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에 자전거형식으로 다닐 수 있는 '레일바이크'라는 새로운 체험 관광 상품이 자리 잡은 곳도 정선이다. 정선관광의 핵심, 정선5일장과 레일바이크를 직접 체험했다.


거미줄처럼 펼쳐진 고속도로망 덕분에 전국 어디든 서너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게 됐지만, 정선은 아직도 만만찮다. 고속도로에서 정선으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고개가 있고 구불구불하다. 하지만 그 느릿한 도로에 접어들자마자 새로운 세계, 친환경 여행객이 기대하던 풍경이 펼쳐진다. 고속도로의 팔이 닿지 않는 곳이라야 우리가 꿈꾸던 '친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나와서 정선으로 향하는 길은 표현 그대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오대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수향계곡, 막동계곡, 숙암계곡이 연이어 펼쳐진다. 산세가 크고, 계곡이 깊기 때문에 특히 5~6월 온 산이 연녹색의 빛을 띄고 있을 때가 가장 볼만하다. 온산이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보다 이제 막 푸른빛의 옷을 걸친 지금의 산이 더욱 청량하고 상쾌하다.

정선에 다다르기 전 조양강을 만나는 곳에서 아우라지 방향으로 향하면 '레일바이크'를 이용할 수 있는 구절리역으로 갈 수 있다. 앞서말한 천혜의 풍경을 철길을 따라 느린 속도로 이동하며 감상하는 레일바이크. 역시 인기 상종가다. 평일이라도 인터넷을 통해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바로 이용하기는 어렵다. 레일바이크는 2인용과 4인용이 있어 인원에 맞게 예약하면 된다.

   

약 한 시간동안 레일바이크로 아우라지역까지 이동한다. 이동 중 몇 개의 터널과 다리를 건넌다. 터널보다 협곡 위 철교를 건널 때 그 짜릿함이 훨씬 인상적이다. 계곡이 끝나면 전형적인 산골마을을 가로지르게 되는데, 또 다른 느낌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우라지역에서는 풍경열차를 이용해 다시 구절리역으로 돌아오게 된다. 앞뒤 바이크와의 추돌 문제로 운행 중 정지나 하자는 금지되어 있어, 여유롭게 즐길 수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레일바이크는 정선 외에도 양평, 문경 등 여러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안길을 이동하는 삼척해양레일바이크와 강을 따라 움직이는 섬진강레일바이크가 독특한 컨셉으로 인기다.

   
   
   
▲ 레일바이크 종점인 아우라지역에 있는 어름치카페

정선5일장은 정선읍내 장터에서 열린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제 정선5일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져서 수많은 관광버스가 동원될 정도의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5일장이 열리는 정선시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이미 장 구경을 마치고 빠져나오는 이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큰 비닐봉지가 있다. 산나물이다. 관광객이 사 가는 양만 보면 온천지 산나물은 씨가 말랐을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많은 산나물이 있다. 정선장의 주인공은 뭐니해도 산나물을 비롯해 더덕, 약초 등 도시 시장에서는 쉽게 구하기 힘든 것들이다.

   
   

정선장의 또 하나 매력은 먹거리다. 강원도 내륙지방 특유의 심심하면서도 담백한 먹거리들이 인기다. 곤드레밥을 필두로 올챙이 모양의 면발로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올챙이국수, 메밀로 만든 국수가락이 콧등을 '탁' 친다고 옛부터 이름 붙여진 콧등치기국수가 대표 먹거리들이다. 외에도 수수부꾸미, 메밀전병 등 부침개들도 인기메뉴다. 정선장의 먹거리들은 전국 유명 맛집에 길들여진 여행자에게는 무척이나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본디 맛집이라는 것이 대부분 자극적이고 인상적인 맛으로 유명해진 집들이기에, 강원도의 먹거리들과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 다소 심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이 강원도의 맛이다. 맛집 순례를 한다는 생각 대신 강원도의 참맛을 경험한다는 마음이면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곤드레밥과 콧등치기국수
   
▲ 올챙이국수

정선5일장은 강원도의 특산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품고 있는 재래시장이라는 점이 초창기 인기 요인이었다. 하지만 현대식 재래시장 건물로 깔끔하게 단장해 놓은 현재의 모습은 기대에서 약간 비껴간다. 하지만 많은 인파와 현지 주민들의 편리를 위해 새롭게 단장된 시장의 모습이기에, 관광객의 옛 추억쯤은 하찮은 아쉬움으로 포기해버릴 만하다. 5일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옛 시골장터의 모습은 없어져 관광객으로서는 불편하고 아쉬움도 많지만, 앞으로도 더욱 많은 여행객이 이곳을 찾아서 정선의 경제적 성장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5일장과 레일바이크 경험만으로 정선을 즐기기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이들에게는 동강 드라이브를 강력 추천한다. 강의 아름다움을 또다시 언급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 동강이지만, 그 빼어난 풍광은 매번 볼 때마다 경이롭다. 동강에 접어들면서부터 입에서 새어나오기 시작한 감탄사는 동강을 끼고 달리는 내내 쉴새없이 이어진다. '명불허전' 그 자체다.

   
   
   

정선이라는 먼 곳까지 왔기에 하루 만에 이 모든 것을 돌아보고 가기에, 시간적으로 촉박하고 심정적으로도 아쉽다면, 최고의 친환경 숙소인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에서 하루 머물기를 추천한다. 물론 인기절정의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이기에 주말이나 공휴일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두어달 전 예약이 필수다. 하지만 예약 오픈시간 5분 안에 매진되기에 시각에 대기하고 있다가 예약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운이 따라줘야 예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평일에 5일장을 이용하는 이들이라면 휴양림 이용이 비교적 용이하다.

수많은 자연휴양림 중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은 최고의 '공기질'을 자랑하고 있다. 휴양림에서 맞이한 아침, 숨 한번 깊게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폐가 깨끗하게 씻기는 경험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에서의 하룻밤은 휴식이라기보다 그동안 혹사당했던 우리 몸에 가하는 치료다.

   
   

정선지역에는 기독교유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지일수록 토착신앙이 강해서 외국에서 넘어온 종교가 뿌리내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선지역에서는 지난 기독교의 역사가 아닌 현재 쓰여 지고 있는 역사를 만날 수 있다. 동강이 굽이치는 지형에 숨은 듯 자리잡은 오지 중의 오지로 유명한 연포마을, 주소로는 정선군 신동면 덕천리. 동강을 따라가다 차 한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고개길을 넘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이곳에 현재 새로운 복음의 역사가 쓰여 지고 있다.

   

'덕천리교회'(이태식 전도사)는 교인 10여명의 전형적인 산골 작은 교회다. 2006년 처음 연포분교 숙직실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이 덕천리교회의 시작이다. 지금은 연포분교에서 나와 농가 한 채를 예배당으로 개조해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덕천리교회가 있는 연포마을에 사는 주민은 고작 10여 가구, 도시교회처럼 큰 교회로 성장할 수 없다. 하지만 덕천리교회를 발판으로 동강을 따라 교회가 없는 마을에 여러 교회를 세울 계획이다. 강원도 산골 오지마을의 복음화에 힘을 쏟고 있는 덕천리교회, 앞으로 100년 뒤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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