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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우려한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낙태반대운동연합 성명서 발표
2011년 05월 11일 (수) 08:01:21 전정희 기자 gasuri48@hanmail.net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신청한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승인한 데 대해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함준수 교수)와 낙태반대운동연합(회장 김현철 교수)이 5월 6일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우려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성명에서 “이번 임상시험의 내용을 요약하면 미국 ACT사가 ‘스타가르트병’이라는 희귀질환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 치료제’를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사실을 명확히 하지 않고 마치 차바이오텍이 독자적으로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서 조만간 ‘스타가르트병’이 아닌 ‘망막 환자’ 전체를 치료하게 되었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단체는 △언론은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아닌 정확한 사실을 공개하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본질적인 윤리문제에 집중하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구성을 재고하라 △식약청은 인간생명의 존중과 피험자 보호의 원칙 아래에서 윤리적, 과학적 근거에서만 심의하고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두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임상시험의 승인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존재이유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말 그대로 생명윤리심의를 하고자 한다면 윤리학계, 법조계, 사회과학계, 종교계, 시민단체, 여성계를 대표하는 사람들로 위원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우려한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4월 27일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신청한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승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낙태반대운동연합은 아래와 같이 입장을 표명한다.

1. 차바이오텍은 임상시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라
이 번 임상시험의 내용을 요약하면 미국 ACT사가 ‘스타가르트병’이라는 희귀질환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 치료제’를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명확히 하지 않고 마치 차바이오텍이 독자적으로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서 조만간 ‘스타가르트병’이 아닌 ‘망막 환자’ 전체를 치료하게 되었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실보다 부풀려지거나 왜곡된 생명공학 기업의 발표는 시민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명백한 사실은 ‘미국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의 1상, 2상 임상시험을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미국기업의 임상시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기를 바란다. 또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 치료제’ 개발과정의 차바이오텍의 역할이 무엇인지, 임상시험의 어느 부분에, 어느 정도의 기여를 했는지 명확하게 밝히기를 요청한다.

2. 언론은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아닌 정확한 사실을 공개하여야 한다.
이 번 임상시험의 승인 후에 일부 언론은 “국내 망막환자 배아줄기세포 치료길 열렸다”는 제목으로 사실과 동떨어진 보도를 하였다. 어떤 기사보다도 과학기술과 관련된 보도에 있어서는 ‘사실’ 확인을 철저히 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고 ‘우리나라가 큰일을 해냈다’에 초점을 두는 일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과학기술 정책에도 혼선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배아줄기세포연구와 같이 논란이 큰 연구에 대해서는 특별히 정확한 사실 보도를 하기를 요청한다.

3.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본질적인 윤리문제에 집중하라.
생 명윤리위 노재경 위원장은 “임상시험에서 사용할 줄기세포가 특정세포로 분화가 종료됐다면 생명윤리법상 체내 이용 금지조항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생명윤리위의 심의결과는 이번 임상시험에 사용하게 될 세포가 생명윤리법상 체내 이용 금지조항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발언에는 중대한 윤리적 문제가 있다. 이런 논리라면 줄기세포연구를 하고 있는 국내의 모든 생명과학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위와 같은 특정 세포주를 확립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임상시험에 사용할 세포는 비록 줄기세포가 아니라 하더라도 ‘배아’로부터, ‘배아줄기세포’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분화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는 일은 윤리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생명윤리위원회의 역할에 적절치 않다. “이미 특정세포로 분화가 완료되어 다분화능력이 없어지게 되면 줄기세포주가 아니기 때문에 생명윤리법상 체내 이용 금지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위원회의 입장은 ‘인간 배아의 보호’라는 생명윤리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생명윤리위의 모순적인 발언은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특정세포로 분화가 종료되었다면 이는 줄기세포가 아니다. 줄기세포는 말 그대로 분화, 증식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생명윤리위의 이번 판단에 의하면 차바이오텍의 이번 임상시험은 줄기세포 임상시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윤리위의 발표는 인간생명의 존엄성 보호라는 위원회의 기본적인 역할을 망각하고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마치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배아줄기세포주 수립에 성공하고 더 나아가 임상시험 단계에 돌입하여 조만간 상용화가 될 것이라는 일부 생명공학기업과 언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4.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구성을 재고하라
이번 임상시험의 승인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존재이유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5명의 관련부처 장관, 생명과학·의과학 연구분야 전문가를 포함시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은 위원회의 역할이 생명윤리의 심의가 아니라 정치경제적 심의로 변질되게 할 위험성이 높았는데, 이번 임상시험의 승인은 이런 우려를 현실로 드러나게 하였다. 말 그대로 생명윤리심의를 하고자 한다면 윤리학계, 법조계, 사회과학계, 종교계, 시민단체, 여성계를 대표하는 사람들로 위원구성을 하기를 촉구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미국 ‘대통령 생명윤리 자문위원회’의 경우 대통령에 따라 생명윤리의 진보, 보수 성향의 위원들이 바뀌기는 했지만 ‘생명윤리’에 대해 자문과 심의를 할 수 있는 윤리학자, 법학자, 종교학자, 임상 의사를 위주로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생명과학증진위원회’가 아니라 진정으로 ‘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위원 구성에 대한 심각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5. 식약청은 인간생명의 존중과 피험자 보호의 원칙 아래에서 윤리적, 과학적 근거에서만 심의하고 결정하라.
식 약청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심의에 있어서 오로지 인간 생명의 존중, 피험자 보호의 원칙에 기반을 두어 과학적, 윤리적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 식약청의 심의는 인간 생명 존중, 피험자 보호에 초점을 두어야지 핵심기술, 원천기술, 독점적인 지적 재산권, 세계 최초, 수백조원의 시장 규모 등의 부수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들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 인체대상연구와 관련된 식약청의 사명과 기능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하기를 바란다.

2011년 5월 6일

성산생명윤리연구소
낙태반대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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