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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맛
2011년 04월 04일 (월) 07:08:24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인 경주시에는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먹을거리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다. 호남지역보다 영남지역이 먹을거리에 약하다는 원인도 있겠지만, 옛적부터 화려한 도시를 형성했던 경주에 유명한 먹거리가 없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일반인에게 알려진 경주의 가장 유명한 먹거리 특산물은 바로 ‘경주빵’이다. 경주지역에서 나는 단팥이 듬뿍 들어간 만주를 일컫는 말인데, ‘경주빵’과 ‘황남빵’이 대표적이다. 일반인들은 두 브랜드를 구분하지 못하지만, 경주에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이들을 구분한다. 그리고 원조가 어느 것인지 대부분 알고 있다. 원조는 황남빵이며, 경주빵은 후발주자로 전국적으로 유통에 성공한 사례다. 그래서 다른 지역인들에게는 경주빵이란 명칭이 더 익숙하다. 황남빵은 분점 한곳 없이 오직 본점 한곳에서만 빵을 굽는다. 맛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맛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남빵의 압승이라 평한다. 그래서 주말이나 명절, 연휴 때 황남빵 가게 앞은 상경하기 전 선물로 사가려는 이들이 몰고 온 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리고 빵을 받기 위해 기본으로 두세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유명해진 특산품이 있는데 바로 ‘찰보리빵’이다. 경주가 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도 아닌데, 또 다른 빵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은 아마도 황남빵의 영향이 있는 듯하다. 찰보리빵은 황남빵과 다르게 독보적인 상품이 없이 여러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찰보리빵 앞에는 거의 ‘00명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 단어로 서로의 상품을 구별한다. ‘단석명가 찰보리빵’이 원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유사 브랜드가 많아지자 ‘단석가’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원조집의 제품과 다른 제품의 맛의 차이가 크지 않아서, 원조에 대한 충성도가 황남빵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경주의 상품화 된 먹거리가 아닌 맛집을 추천하라면? 경주 시내에 위치한 허름한 분식집 ‘명동쫄면’을 추천한다. 전통을 자랑하는 이집의 메뉴는 당연 쫄면. 비빔쫄면, 유부쫄면, 오뎅쫄면, 냉쫄면. 비빔쫄면은 일반적인 쫄면이지만 나머지는 모두 국물이 있다. 여름메뉴인 냉쫄면을 제외하면 따뜻한 국물이 있는 쫄면이다. 일단 메뉴만으로도 어떤 맛인지 궁금해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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