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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총재님···(엉엉)”
[그때그사건(7)] 정명석
2011년 01월 05일 (수) 07:35:32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전화벨이 울렸다. 제보하겠다는 내용이다. 청년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집회가 있다는데 그 성격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잘못된 단체인 것 같다며 확인을 요청했다. 위치는 서울 봉천동 지역이다.

비슷한 제보가 동시에 전해질 때가 있다. 그때는 “아! 무엇인가 발생했다”며 감을 잡는다. 이단문제가 새롭게 시작되었거나, 감추어져 있던 게 드러나는 경우다. 모든 성도들에게 크든 작든 ‘영분별력의 은사’가 있다고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믿기 때문이다. 한두 명이 제보한 것이라면 ‘착각’의 확률이 높지만, 4~5명 이상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내용으로 문의를 해 온다면 그 확률이 꽤 높다. 이제껏 대부분 적중했다. 이번 경우도 후자에 속했다.

집회 시간에 맞추어 집회 현장인 봉천동으로 출동했다. 집회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다. ‘토요공개집회’라는 이름도 붙어 있었다. 집회 시간이 가까워 오자 제보된 내용대로 많은 청년들이 몰려들었다. 주로 대학생들로 보이는 이들이었다. 집회장에 들어서자 5백여 명은 충분히 넘는 인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중간 쯤 자리를 겨우 잡을 수 있었다.

과자를 먹는 이들, 웃고 떠드는 이들, 앞뒤전후 지인들과 장난을 치는 이들 등 분위기는 매우 어수선했다. ‘자유스럽다’는 좋은 표현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배’라는 분위기보다는 ‘극장’에 온 것 같았다.

그런 청년들이 집회시간이 되어 사회자가 단상에 오르자 일사불란하게 집중을 했다. ‘찬양의 시간’을 선포하자 회중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좋다’는 적극적인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이후의 모습이 기자의 눈을 의심스럽게 만들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5~6명이 단상에 뛰어오른 것이다. 양손에 응원도구 같은 것을 든 게 야구장이나 축구장에서 봄직한 ‘치어리더 걸’의 모습과도 같았다. 경쾌한 음악이 나오자 그녀들은 오랫동안 연습을 해 온 듯 호흡을 맞추어가며 이리저리 온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회중은 같이 박자를 맞추며 흥겨워했다.

그뿐이 아니다. 순간 조명이 어두워지기도 했다. 그리고 소위 ‘사이키 조명’이 번쩍거렸다. 마치 화려한 노래방이라도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회중은 더욱 흥분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덩달아 춤을 추는 이들도 꽤 있었다.

‘아, 이게 뭔가?’

정신이 ‘멍~’해질 여유도 없었다. 들려오는 음악소리는 찬양곡이 아니었다. 당시 최신 유행곡이었다. 지금 같으면 소녀시대의 ‘지지지’ 정도 될 듯하다. 그러니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회중들은 그 음악을 잘 따라 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귀에는 이미 익숙한 유행가 음악이 들려오고, 단상 위에는 소위 ‘걸그릅’과 같은 여성들이 춤을 춰주고, 조명은 반짝반짝 돌아가고, 참석한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 분위기에 취해 있는 상황 한 복판. 어떤 청년이 이 같은 분위기에서 녹지 않을 수 있을까?

찬양(?) 시간이 끝나자 사회자가 다시 단상에 올라왔다. 전국 각 지부 별 소식을 전하고 또 몇 가지 시상식도 했다. 분위기는 ‘축제’로 보였다. 어떠한 근심이나 어두움이 없는 것과 같았다.

그들의 찬양 시간에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가사’ 때문이다. 음악은 유행가의 그것과 동일했지만, 노랫말은 달랐다. ‘총재님’이라는 단어와 여러 가지 기독교적인 용어들이 많이 등장했다. 한 마디로 유행가를 ‘개사’해서 자신들의 ‘찬양’으로 만들어 부르는 것이었다.

그들의 노랫말에 표현된 ‘총재’라는 이가 단상에 오르겠다고 사회자의 멘트가 떨어졌다. 그러자 분위기는 다시 180도 달라졌다. 조용해졌다. 적막이 흐르는 듯했다. 잠시 후 조명이 한 곳을 비추었다. ‘총재’라는 이다. 그가 단상에 올라섰다. 하얀 양복을 아래위로 맞추어 입었다. 그가 손을 흔들며 걸어 나왔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오~’, ‘야~’, ‘주여~’ 등의 감탄사가 이어졌다. 기자 주변의 몇몇 여학생들은 흐느껴 울기도 했다. '오~ 나의 총재님···(엉엉)' 당황스러운 순간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흐느끼는 여학생들이 곳곳에 있었다. 단상에 등단한 총재라는 이를 보고 감격한 표현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일개 지도자를 집회 중에 바라보는 것으로 이렇게 반응한다는 게 의아스러웠다.

황당한 장면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총재가 마이크를 잡고 목소리를 내자 여기저기서 회중들의 반응이 나타났다. 마치 유명한 연예인을 향해 감격의 소리를 지르는 것과도 같았다. 총재는 자신이 지었다는 시를 읊조리기도 했다. 지난 주에 있었던 사소한 개인사를 늘어놓기도 했다. 기자의 귀에는 내용도 없고, 논리도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장난질’에 불과했지만, 회중들에게는 ‘환상’으로 들리는 모양이었다. 괴리감이 상상을 초월했다.

총재는 칠판을 이용하여 몇 가지 자신의 교리를 설파하기도 했다. ‘메시야의 자격’에 관한 내용이었다. 메시아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이라고 정의 아닌 정의를 했다. 모세 시대의 메시아 역할은 모세가, 예수 시대의 메시아 역할은 예수가, 사도 바울 시대의 메시아 역할은 사도 바울이 했다는 식이다. 그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그 다음이었다. ‘지금 시대의 메시아는 현재 우리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게 누굴까?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그 답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집회가 끝난 며칠 후, 그곳에서 열리는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다. 30개론이라는 이름의 성경공부다. 같은 내용이 나왔다. 지금 시대의 메시아에 대한 내용도 나왔다. 성경공부가 끝난 후, 강사에게 개인적으로 다시 질문을 했다. 그가 누구인지? 즉답을 회피하는 그 강사의 옷가에는 ‘JMS’라는 영문 배지가 반짝거렸다.

이후 대학 동아리연합회 등에서 ‘이상한 기독교 동아리’에 대한 문의가 올 때마다, ‘JMS’ 또는 ‘30개론’이라는 용어를 확인해 보라 권면하기도 했다. 그거면 백발백중이다.

역시 제보가 틀리지 않았다. 제보자들의 영분별의 은사는 정확했다. 화려해 보이고, 근심 걱정없이 기쁨으로 가득 차 보이는 그들의 집회 속에는 비성경적, 비진리적인 어두움과 절망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총재라 불렸던 교주는 결국 한국교회로부터 이단으로 규정이 되었고, 비진리 반사회적인 행각으로 현재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 총재로 군림했던 정명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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