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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제국주의 같은 선교왜곡 염두해야” |
| 한국기독교역사학회·한국교회사학회 공동학술발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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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역사학회(회장 한규무 교수)와 한국교회사학회(회장 이후정 교수)가 12월 4일 서울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기념관에서 공동학술발표회를 갖고, 선교와 제국주의의 관계에 대해 토론했다. ‘1910년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동향’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날 학술발표회는 선교학 특히 선교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연구주제 가운데 하나인 선교와 제국주의의 관계를 고찰함으로써 한국교회사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선교와 제국주의의 관계: 1910년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를 중심으로’를 발제한 안교성 장신대 교수는 “당시의 개신교선교가 근대적 제국주의의 직접적인 이득을 누리는 집단이었지만 제국주의의 주요한 동인은 아니었다”고 하면서도 “원하던 원치 않던 간에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간에 선교는 제국주의라는 맥락 아래서 이뤄졌고, 그 맥락을 제대로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본인이 사용하는 제국주의라는 용어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나타난 제국주의의 절정의 형태”라고 전제하면서 “에딘버러대회 분과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들을 보면 이 대회는 제국주의적 상황은 다루면서도 제국주의의 문제 자체는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단지 보고서가 다루는 범위의 문제가 아니라 에딘버러대회 자체가 이미 ‘제국주의 안에’ 있었다는 뜻이다.
특히 장 교수는 에딘버러대회의 1, 2분과위원회의 설문자료를 통해 당시 한국주재 선교사들의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태도’를 분석하면서 “선교사들이 반대하고 염려했던 것은 일본의 비기독교적 성향이지 일본 제국주의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한국주재 선교사들은 일본제국주의가 선교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 당시의 선교개념이 문명과 복음의 전파를 의미했기에 비기독교 사회인 일본을 통해서라도 문명을 전파하고 서구선교사들은 복음전파를 담당하는 것을 큰 축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또 “제국주의의 종말로 이제 제국주의적 연관성을 벗어나고 극복하지 못하는 선교는 불가능하게 되었다”며 “1947년 전후 최초로 열린 국제선교협의회에서는 ‘순종 속의 협력’(partnership in obedience)이라는 새로운 선교의 틀을 제시하고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이 등장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선교의 핵심적 관심이 개인의 영혼구원 즉 교회의 개척을 넘어서는 하나님나라가 되었고, 이에 따라 사회적 정치적 영역이 선교의 의의를 지니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오늘날의 시점에서 선교와 제국주의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것은 당대의 제국주의, 바로 오늘날의 ‘유사제국주의’와 같이 선교를 왜곡하는 거대 맥락을 반드시 염두해 두어야 하는 교훈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1910년 일제의 한국 강제병합과 선교사’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김승태 세계선교신학대 교수는 “당시 한국인의 처지에 대해서 깊은 동정심을 가지고 일제의 불법성을 지적 폭로한 선교사들이 없지 않았으나, 이들도 본국 정부와 선교부의 방침을 거슬려가면서까지 한국인의 입장에서 일제의 불법적 침략 지배에 대항하거나 대항하도록 권고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일제와 선교사들은 상호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종교자유의 보장’과 ‘정치권력에 대한 지지’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상호 이용하는 관계였다는 설명이다.
1905년 을사조약부터 1910년 한일합병에 이르는 시기의 일제와 선교사의 관계를 발표한 김 교수는 풍부한 1차 자료에 근거해 “당시 일제는 ‘선교의 자유’와 ‘종교교육의 자유’를 보장하여 선교사의 호의를 얻고 이에 기초하여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인 위상 획득, 한국인들의 저항 예방, 궁극적으로는 식민통치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한 반면, 선교사들은 일제의 한국병합을 지지함으로써 유아기의 교회를 보호하고 선교활동의 유리한 기반을 확보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언더우드 부인이 그의 회고록에서 잘 지적한 대로 선교사들은 ‘일본의 지배에 찬성해서 그러거나 혹은 헛되이 피 흘리는 것을 막으려고 그러거나 아무튼 모두 하나 같이 있는 힘을 다해서 반란과 폭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독교인들을 진정시키고 달래고 있었다.’ 그리고 사회정의의 실현보다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악에 대한 저항보다는 인내와 ‘현존하는 권력’에 대한 복종을, 그리고 사회 구조적인 폭악에 대한 관심보다는 개인적인 죄악에 대한 회개를 설교하였다.”
마지막으로 ‘1910년 전후의 일본교회 동향: 日本帝國基督敎會 형성의 전초기’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서정민 연세대 교수는 “일본 기독교는 제국주의 선교 과정에서 국가와 병진하기 위해서 우선 그 국가사회 내에서 철저히 종속되고 함몰된 ‘국가예속 기독교’로서의 형태를 선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전제를 지니고 있었다”며 “따라서 그 제국주의 기독교로서의 특징 정도는 더욱 변형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본기독교회는 그 신교자유 획득의 순간부터 초종교로서의 천황제 이데올로기에 종속돼 최고의 종교적, 신념적 권위를 양보해야 함은 물론 신앙, 포교, 조직의 모든 과정이 ‘천황의 은사’라고 하는 범주 안에서 고백되는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조금만 벗어나거나 저촉되는 언행이 촉발될 시에는 즉각적으로 ‘기독교 사교론’, ‘기독교인의 비(非)국민시’의 사회적 제약과 배척 하에 놓일 수밖에 없었으므로 일본기독교는 적극적으로 국가사회 적응의 진로를 걸었던 것이다.
서 교수는 이렇게 해서 이른바 ‘한일강제병합’이 진행된 1910년, 그해 10월 ‘일본조합교회’ 정기총회는 조선전도 실행을 결의하고 ‘조선전도부’를 설치했으며, 그 중심 선교사로 와다세가 선임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910년 12월까지 조선에 10개의 일본조합교회가 설립된 통계보고로부터 최고전성기로 기록되는 1919년에 이르면 교회 수 150개, 전체 교인 수 1만4천387명, 교역자 84명에 이르는 비약을 보이는데, 이러한 일본조합교회 조선전도 실행의 급속한 성과가 그 자체로서 이 전도 사업이 순수한 종교 목적에서 추진한 선교의 결과가 아님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결국 ‘조선전도’를 통해 일본의 한국 영유와 경영의 비전을 제시하는 수준이 아니라, ‘새 영토’에 대한 전도의 의무, 나아가 ‘융화합동’의 방안으로서의 실행의지를 주장한 것이며, 이러한 의견이 1910년의 ‘일본제국기독교회’의 대세였던 것이다. 서 교수는 이에 대해 “1910년 전후 일본 기독교의 일본 국내 적응, 한국문제 여론 형성, 조선전도론과 그 실행 전반의 방향성은 향후 일본교회사의 대체적 진로를 구축하는 중간점이 되었으며, 그것은 곧 ‘일본제국기독교회’ 형성의 전초단계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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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10.14 월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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