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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과 결혼해라. 하나님의 뜻이다”
[그때그사건(5)] 예언집회 현장
2010년 11월 30일 (화) 05:39:39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비성경적인 예언집회가 극성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성경에서 말하는 ‘예언’이라는 게 ‘땅 투기 안내’, ‘결혼 배우자 선정’, ‘대학 합격 여부’ 등을 알아맞히는 것일까? 입으로는 ‘성경말씀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는 무속적 점술 행위와도 같은 현장 취재 이야기다.

‘예언집회’를 알리는 광고가 신문에 자주 나타난다. 그중 집회 인도자 이름이 ‘신유’와 ‘예언’이라는 남녀 두 사람이 등장하는 곳을 선택했다. 강사로 초빙되어 지방에서 열리는 집회와 서울 본부 집회 모두 참석했다. 두 사람은 부부이고 신유와 예언이라는 그들이 사용하는 이름은 가명이다.

이러한 집회의 공통점은 1시간 정도의 빠른 찬양곡으로 참석한 신도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박수는 기본, 이리저리 몸을 열정적으로 흔든다. 음악소리는 스피커를 찢을 듯 크다. 환상적인 분위기로 몰아가는 듯하다. 여러 명의 간증자들(?)을 동원해 집회의 성격을 암시해 주는 것도 자주 나타난다. 선입견을 갖게 하는 일들이다. 헌금봉투도 빠뜨릴 수 없는 소품으로 사용된다.

취재 기자로 집회에 몸을 담고 있다는 현실이 그리 유쾌하지가 않다. 기도와 찬양 시간 그리고 손이나 몸을 흔드는 등 어떠한 행위를 하는 것까지는 그럭저럭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옆 사람과 인사를 하거나 심지어 율동을 하게 되면 난감하기 그지없다. 더욱 심한 게 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안수’와 같은 어떠한 행위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 일들이다. 때론 이상한 것을 먹고 마셔야 하며, 신체 물리적 접촉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취재 현장은 늘 긴장된다.

   
▲ '예언집회' 포스터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참석했던 집회 모습에서도 빠른 음악과 율동 등이 동원됐다. 이럴 땐 아무 생각없이 따라하는 게 좋다. 너무 긴장해도 ‘튀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찬양 중간중간에 안내원들이 헌금 봉투를 돌아다니며 직접 전달하고 또 수거해 간다. 신도들은 그 봉투에 일정의 돈을 넣고 봉투 뒷면에 무엇인가 메모를 한다. 기도제목이라는 것을 적는 것이다. 그 내용으로 예언이라는 행위를 해 달라는 일종의 ‘복채’인 셈이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남자 강사나 등장했다. 설교를 위해서다. 사람들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뒤에 있을 ‘예언 행위’ 때문이다. 물론 기자도 기다렸다. 그 순간만큼은 신도들과 마음이 통한 셈이다. 기자도 봉투를 제출했다. 어떤 예언(?)이 나올지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여자 강사가 등장했다. 집회의 핵심은 바로 여기부터다. 강사는 단상에 놓여진 헌금봉투를 집어들었다.

“000 성도님”

헌금봉투 당사자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00에 산 땅이 언제 팔릴지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다는군요.”

이때 강사는 흔히 방언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이 여자 강사도 그랬다.

‘우랑바리바라냐 나까무라 부라바리바라냐’

   
▲ 예언(?) 현장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다. 방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며 또 알 수 없는 말을 잇는다. 집회장은 신비의 도가니로 바뀐다. 신도들은 강사의 입술에 집중을 한다. 조용하다. ‘감히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을 하시는데···’ 이런 분위기인 듯하다.

“내년 봄쯤에 팔린다고 하십니다.”

순간 ‘아멘’이라는 신도들의 반응이 나왔다. 그 기도제목을 제출한 신도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즐거운 미소를 띤다. 하나님의 계시(?)가 임했으니 걱정할 게 없다는 표정이다. 드디어 기자가 제출한 헌금봉투를 강사가 집어 들었다. 과연 무슨 말이 나올지 정말 기대가 됐다. 그날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 너무 흥미로웠다.

“여동생의 결혼문제군요. 재벌집 아들이 여동생과 결혼을 원하는데 여동생의 반응은 미지근하다는군요. 이들을 결혼시키는 게 맞는지···.”

강사는 다시 방언을 읊조렸다. 그런 후 잠시 후 하나님의 명령(?)이 그의 입술을 통해 내려졌다.

“결혼하라네요. 하나님의 뜻입니다.”

강사의 말을 듣는 순간, 기자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기자에게는 여동생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동생에 대한 결혼 기도제목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내용에 하나님의 계시라는 게 임했으니, 어찌 ‘개그 프로그램’과 같지 않겠는가. 집회가 마쳐졌다. 강사들과 개인상담을 신청했다. 그들이 응했다.

‘기자’라는 말에 그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언젠가는 올 게 왔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 기자의 기도제목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여 강사의 반응이 더욱 가관이었다. ‘후에 여동생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그 말까지 수용해야 할까? 위 사건 이후 10여 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여동생이 생기지 않았고, 그 일은 이미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 예언집회 모습
이후 그들은 문을 닫았다. 영업이 중지된 셈이다. 취재 이후 한 번 더 만났을 때 ‘제발 취재 좀 하지 말아달라’며 간청(?)하기도 했다. 강사 초빙이 취소가 되고, 신도들도 떠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본고를 작성하기 직전, 그들의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가명과 본명을 모두 검색창에 넣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렸다. 몇 건이 올라왔다. 바로 그들이다. 활동을 계속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국민일보 칼럼난에 등장하기도 했다. 해외 집회도 다니는 모양이다. 그들에 의한 ‘예언집회’가 여전히 성업중이다. 집회 현장엘 다시 방문하면 그들은 기자를 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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