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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일 조금씩 죽어갑니다”
[개척교회, 우리의 희망] 샬롬교회(김정하 전도사)
2010년 11월 19일 (금) 07:56:24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개척교회’라 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목회자나 성도 입장 양쪽에서 생각해 봐도 부담스럽게 들리는 말입니다. 재정 문제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천천히 생각해 보면 ‘희망’이 보입니다. 개척교회도 바로 ‘교회’이기 때문이지요. 개척교회 현장에서 그 희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편집자 주>

   
▲ 김정하 전도사(오른쪽)와 최미희 사모(왼쪽)

“금년 초 루게릭병이란 진단이 내려졌을 때,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고백이 나오더군요. 좀 엉뚱하죠. 병명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게 감사했어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도, 그리고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도 정말 감사했지요. 길면 5년이 저의 남은 인생입니다. 눈감을 때까지 딱 한 가지 일만 할 것입니다.”

김정하 전도사(52, 샬롬교회)가 하고자 하는 일 한 가지는 바로 ‘전도’다. 복음을 전하다가 죽겠다는 것이다. 그의 전도표어가 그의 각오를 잘 설명해 준다. ‘1. 자나 깨나 전도 2. 앉으나 서나 전도 3. 때와 장소가 없다 4. 죽으나 사나 전도’이다. 그는 꿈속에서도 전도를 한다. 진정으로 간절히 원하는 그의 소망이 전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루게릭병은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이란 다소 어려운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근육이 점점 말라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불치병이다. 김 전도사도 자신이 왜 이 병에 걸렸는지 모른다. 병원에서도 모든 검사를 다 해 보았지만 같은 결론을 내렸다. 손과 발의 근육이 점점 퇴화되어 간다. 입의 근육도 오므라든다. 그래서 말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도 정신은 그대로다. 더욱 또렷해진다. 결국에는 호흡에 필요한 근육에도 이상이 생긴다. 대체로 3~5년을 시한부 인생으로 본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도 그래서다.

김 전도사의 발걸음과 손의 동작에도 벌써 증세가 나타났다. 말하는 어투도 달라졌다. “제 인터뷰가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릅니다”는 그의 목소리에 메모를 하던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의 손이 잠시 ‘멈칫’했다. 찬양하고 싶고, 설교하고 싶고, 전도하고 싶은 그의 소망을 어떻게 더 표현할 수 있을까?

김 전도사는 외출할 때 ‘반드시’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것이 있다. ‘전도지’다. 은행에 볼 일이 있어 갈 때, ‘깜빡’하여 통장을 가져가지 않은 적이 있다. 그때도 그의 손에는 전도지가 있었다. 은행 직원들과 방문객들에게 모두 전도지를 돌린 후, 자신의 은행 볼 일 차례가 되어 창구에 갔을 때 통장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발견한 것이다.

지하철, 식당, 등산 등 그는 가는 곳마다 전도지를 나누어준다. 그에게는 시간이 없다. 1분 1초라도 최대한 의미 있게 사용해야 한다. 4년간 8만6천여 장의 전도지를 나누어 주었다. 바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말이다.

구두닦이 전도사
2006년 10월 교회를 개척한 이후 컴패션 단체를 통해 2명의 어린이 후원을 해 오고 있다. 후원의 밤 행사를 통해 5명의 어린이가 눈에 밟혔다. 기도 끝에 그들을 더 돕기로 했다. 문제는 ‘후원금’ 마련이다. 끼니를 걱정해야 할 개척교회 형편이 문제다.

구두닦이를 시작했다. 군에 있을 때의 경험을 살려보기로 한 것이다. 생각보다 사업(?)이 잘됐다. 어떻게 알려졌는지 소문이 이웃에 자연스럽게 퍼졌다. 탈랜트 차인표 씨가 찾아오기도 했다. 컴패션측의 감사 인사이기도 했다. 이어서 이곳저곳에 간증 집회를 인도하러 다니기도 했다. 어린이 후원금이 자연스럽게 모여지게 된 것이다.

루게릭병을 얻은 후에는 이웃에서 나섰다. 김 전도사의 뜻을 알고 구두를 닦지 않아도 그 비용을 매월 후원하겠다는 것이다. ‘문을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을 그는 철저히 믿고 있었다.

김 전도사의 사역으로 성도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알콜중독으로 자포자기의 인생을 걸어가던 A씨가 변하여 집사가 되었다. 자살하겠다고 마지막으로 교회에 방문한 이가 회개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늘 대중가요를 입에 달고 다니던 73세의 노인이 하루 종일 찬양하며 사는 삶으로 변했다. 10여 가정이 샬롬교회 성도들이다. 모두 불신자에서 변화된 성도들이다.

유산 받은 땅, 성도들 위해 분배
조부모로부터 강원도 땅을 유산으로 받게 되었다. ‘횡재’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물질이 김 전도사의 인생에 넝쿨째로 굴러들어온 셈이다. 그렇지만 김 전도사의 철학은 바뀌지 않았다. 그는 그 땅의 일부(약 3천평)을 신학교에 기증했다. 그리고 성도들에게 분배해주기로 했다. 조건은 간단하다. 전도의 삶을 살기만 하면 된다. 김 전도사가 원하는 것은 필요하면 그 땅이 있는 곳에 가서 성도들이 노후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건축비가 마련되는 대로 선교사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 ‘독거노인들을 위한 시설’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의 사역은 온라인에서도 계속된다. 인터넷 카페 ‘구름과불기둥’(http://cafe.daum.net/cfck)을 통해서다. 2004년에 문을 연 이후 3천여 명의 회원이 가입을 했다. 기독교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능한 대로 구비해 놓고, 복음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간증집도 탈고 직전이다.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며>란 제목도 달았다. 출판비를 위해 기도 중이다. 간증집으로 수익금이 나온다면 개척교회를 위해 전액 사용할 계획도 세웠다.

“물론 제 병이 완쾌될 것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주신다면 계속되는 모든 생명은 역시 ‘전도’를 위해 사용할 겁니다.”

기자가 원고 작성을 마칠 때 쯤, 김정하 전도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기쁨에 넘친 그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서 또렷하게 들려왔다. 최근 병원에서 전도했던 한 사람이 교회에 나오기로 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자신을 보살이라고 소개한 한 환자가 김 전도사를 만나 교회에 나가겠다며 소식을 전해왔다는 것이다.

김정하 전도사 곁에는 항상 말없이 응원하는 아내 최미희 사모와 고은(대1), 동엽(고2) 자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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