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통일교 전도단(?) |
|
|
|
|
지하철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다. ‘친애하는 신사숙녀 여러분!’하는 큰소리가 들린다. 잠결에 물건 판매원이라 직감했다. 그게 맞았다. ‘건전지...’ 뭐라고 했는데 그 다음부터는 자장가처럼 들려 무슨 말이었는지 기억이 없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눈이 번쩍 뜨였다. 예배 중에 졸고 있는 줄 알고 긴장도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계속 달리는 지하철 안이다. 어디선가 설교(?)가 쉬지 않고 들려온다. 둘러보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무의식 중에 인식했던 그 물건 판매원이 ‘하나님.. 어쩌고..’ 하면서 큰 목소리로 무엇인가 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매할 물건은 자신의 발 앞에 두고 그는 그것에 남의 물건 쳐다보듯 하고 있는 것이다. 미친 사람? 대단한 사람? 쉽게 판단내리기 힘들었다.
물건을 팔기 위해서 신앙을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편한 맘도 있었다. 그러다 있는 그대로 순순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하철 전도하는 이의 소명과 그 어려움을 조금은 알기 때문이다. 예전 그러한 전도자를 만나 인터뷰 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 물건 팔 생각은 없고 계속해서 신앙 이야기만을 늘어놓았다.
‘다음은 종로 5가, 종로 5가 역입니다’
지하철 안내 방송이 나왔다. 내려야 할 역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때 그 전도자로부터 충격 아닌 충격적인 멘트가 필자의 귓불을 후려쳤다. 양쪽 귀 전체를 아주 강하게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참 부모님을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참 가정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
“아 ~~~”
그는 통일교인이었다. 이럴수가. 종로 5가 스크린 문이 닫힌 후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통일교도 열정적으로 전도를 한다는 사실과 복음이 난도질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순순한 복음을 전하고 있는 줄 알았던 그 사람 앞에서 미안한 맘, 죄송한 맘이 들었던 것이 ‘억울함’으로 뒤바뀌었다. 마치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창피함도 있었다. 난 졸고 있는데 그는 비복음을 전하고 있었다는 것 때문이다.
그 날 저녁 교회 기도회에 참석했다. 회개와 반성을 많이 했다.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각오와 다짐도 솟구쳐 올랐다. ‘진리에 더욱 미치자’, ‘통일교 전도단의 모습을 잊지 말자’고 말이다.
|
|
|
|
|
|
|
|
| 최근 많이 본 기사 |
|
|
 |
|
편집 : 2024.10.8 화 12:46
배너달기
kofkings@ame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