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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문 걸어 잠궈라” |
| 잠입취재의 진수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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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취재를 마쳐야 할 때가 왔다. 약 3개월에 걸쳐 정말 긴장되는 취재의 마지막이 온 것이다. 그런데 기뻐해야 할 게 아니다. 마지막이 가장 중요하다. 힘들다. 최고의 긴장감이 돈다. 왜냐하면 바로 신분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신분을 밝히고 상대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를 하게 된다. 취재 현장에서 직접 신분을 밝히는 경우, 전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밝히는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이번의 경우는 직접 취재 현장에서 맞대응 해보기로 했다. 무슨 용기가 있어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할 정도다.
기자의 신분을 밝힐 경우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유화책과 강경책이다. 유화책은 기자에게 자신들의 모습이 노출되었음을 감지한 후,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의 잘한 부분도 있음을 밝히려 드는 경우다. 기자를 극진히 대접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예상될 경우 전화상으로 신분을 밝히며 인터뷰를 할 때가 많다.
이번 취재의 경우는 강경책이었다. 물론 예상했었다. 그리고 대비도 했었다.
“사실은 저희들 신문 기자입니다.”
“...”
신분을 밝히자, 그동안 성경공부를 진행시켜왔던 신도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도 스스로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던 모양이다.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 이런저런 소리들이 오갔다. 전화하는 소리도 작게 들렸다. 아마도 본부에 연락을 취하는 듯했다. 잠시 후 그가 다시 들어왔다.
“당신들은 이곳을 나가지 못합니다.”
그 신도가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이렇게 소리를 쳤다.
“얘들아, 문 걸어 잠궈라.”
우리들을 가둘 생각인 모양이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분명히 두렵고 떨려야 할 상황인데 필자의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재밌다고 느꼈다. 어쨌든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 지 잠시 속으로 기도했다. 희한하게 지혜가 떠올랐다.
“진정하시고 제 말을 들어보세요. 저희가 이곳에 오면서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고 왔겠습니까? 저희 취재 경력이 얼마인데...”
계속 말을 이었다.
“저희가 이곳에 온지 2시간이 지나도록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경찰이 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알아서 잘 판단하십시오.”
필자의 말을 들은 그 신도가 다시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곤 또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잠시 후 다시 들어왔다.
“당신들 나가세요.”
그 신도가 우리들을 나가라도 했다. 그렇게 윗분의 지시가 내려왔는가 보다. 이럴 때 속히 그곳을 빠져 나오는 게 상책이다. 그렇지만 더욱 여유가 생겼다. 기선을 제압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식적인 인터뷰를 하고 싶습니다. 이곳의 책임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밀려나가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공식 인터뷰를 하는 게 취재의 한 부분이기도 했다. 그 신도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우리들을 내 몰았다. 그리고 나서 문을 걸어 잠궜다. 필자가 갇힌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 갇힌 꼴이다.
이렇게 해서 잠입취재를 마쳤다. 지하철 역으로 걸어 나오면서 동행했던 후배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선배님, 그런데 정말 경찰이 오도록 조치를 취해 놓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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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10.8 화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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