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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난다며 남편 시신과 120일간 동거
C교회 신도 김 씨 “언젠가 내 신앙 옳은 것 밝혀질 것”
2010년 07월 09일 (금) 05:52:23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 죽은 최 씨가 발견된 집
“이상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설마 시체 썩는 냄새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죠.” 경기도 군포 인근의 개발제한구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현재 큰 충격에 빠졌다. 40~50여 호 정도에 불과한 작은 마을에 최근 형사들이 들이닥쳤다. 병원 앰뷸런스도 눈에 띄었다. 최 모 씨의 집에서 최 씨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최 씨의 시신은 랩으로 쌓인 채 완전히 부패돼 있었다. 그의 부인 김 모 씨와 장모가 장례도 치르지 않고 한방에서 시체와 함께 먹고 잤다. 그들은 최 씨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다리며 기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같은 교회 신도 백 모 씨도 종종 동참했다. 그는 죽은 최 씨가 다시 살아나길 기도하며 안수를 하고 마사지를 했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nnews.com)가 2010년 6월 30일 이 지역을 찾아간 날 이미 마을에는 죽은 최 씨와 관련한 엽기적인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아니 교회에 미쳐도 곱게 미쳐야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지금 그 문제 때문에 동네가 난리가 났어.” 주민들은 4개월이 되도록 시체가 방치된 이유를 최 씨의 부인 김 모 씨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돌아가신 분이 작년 연말에 건강 문제로 요양차 이곳에 이사를 왔었어. 두 내외가 교회를 다니면서 병이 나을 것을 믿고 기도했는데 막상 남편이 죽자 부인 김 씨가 죽은 시체가 다시 산다며 120일 정도를 사체와 먹고 자면서 기도했다는 거지!”

주민들은 계속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제정신 갖고 어떻게 그렇게 해. 시체가 살아난다는 걸 어떻게 믿느냐고!”
“정상적 교회를 다니지 않았으니까 그런 걸 믿지!”
“돌아가신 분이 매일 우리 집 근처를 지나서 등산을 했었는데 몇 달 동안 보이지 않아서 궁금했었어. 글쎄 그렇게 돌아가셨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 부인은 인물도 훤하시던데···.”

지역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최 씨가 이미 죽은 지 120일 정도 됐고 그렇게 4개월 동안 방치된 이유에 대해 부인 김 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일부 주민들은 죽은 최 씨와 김 씨가 다니던 교회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측의 한 신도가 종종 최 씨의 집에 와서 안수를 하고 기도를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 신도 역시 죽은 최 씨가 살아난다고 함께 믿었다는 것이다.

최 씨의 주검은 4개월 동안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긴 친지들의 신고가 있고 나서야 알려지게 됐다. 최 씨가 별세한 날은 2010년 2월 28일, 경찰이 시신을 수습한 날은 2010년 6월 26일이다.

이번 사건을 조사한 군포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 씨의 부인 김 씨가 교회를 다녔는데 ‘기도하면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고 믿고 120일 동안 시신과 한 방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며 “여기에 김 씨와 친정 어머니는 물론 교회측 신도인 백 모 씨가 함께 기도하며 동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의 시신은 발견 당시 랩으로 쌓여 있었고 심하게 부패돼 미라처럼 거의 뼈만 남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그렇게 시체가 부패해가는 대도 김 씨와 교회측 신도인 백 씨는 최 씨를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며 “심지어 시신을 장례 치르는 순간에도 최 씨의 다른 유족들과 김 씨 사이에 갈등이 벌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남편이 다시 살아날 텐데 왜 장례를 치르느냐?’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와 관련 경찰은 △최 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말기 직장암으로서 자연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신을 다른 장소로 옮겨가거나 유기한 것이 아니라 집에 모셔 놓고 있었다 △종교적 신념으로 다시 살린다며 장례를 치르지 않은 것이다며 형사 처리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의 장본인 김 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여전히 죽은 최 씨가 다시 살아나리라 믿고 있다고 스스럼없이 밝혔다. 김 씨에게서 남편이 죽은 충격은 찾아보기 어려운 듯했다. 김 씨는 시신이 다시 살 것이라고 믿는 이유에 대해 “하나님으로부터 응답이 왔다”며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 신앙이 옳다는 게 밝혀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기자가 “응답은 사탄이 줄 수도 있는데 혹시 속을 수도 있지 않는가?”라고 지적하자 김 씨는 “분명히 성경 말씀에도 죽은 사람이 살아 난다는 말씀이 있다”면서 “전능하신 하나님인데 못 하실 일이 없다”고 답했다. 이번 사태와 교회측과의 관련성에 대해 김 씨는 “지금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 김 씨가 출석하던 C교회
최 씨의 부인 김 씨가 출석하면서 신앙생활을 했던 교회는 과연 어디일까? 그 교회의 신도 백 씨가 김 씨와 함께 기도를 했다고 하는데 교회측 책임은 어느 정도까지일까? 취재결과 김 씨와 백 씨가 출석하던 교회는 4호선 대야미역 인근에 위치한 C교회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는 이 교회에 7월 1일(목요일)과 7월 4일(일요일) 두 차례 찾아갔다. 주일에 갔을 때는 지하 공간에 10여 명의 성인과 초등학생 어린이 3명이 11시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주일이었지만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는 없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설교를 하러 오는 목사가 있었지만 교회가 어려워져 현재는 안 나온다고 교회측은 설명했다. 교단 소속 또한 돼 있지 않은 곳이었다. 교회에 있던 신도들은 최근 일어난 일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 씨가 몸이 불편한데도 찬양인도를 하는 등 교회 봉사를 하며 출석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어느 순간 최 씨 부부가 교회에 나오지 않아 최 씨가 죽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교회측 신도들은 납득할 수 없는 말을 계속했다. 최 씨의 연락처가 없어서 전화 통화 한 번 못했다는 것이다. 교회의 한 신도는 기자가 취재차 방문했을 때 기자의 얘기를 듣고서야 비로소 최 씨 사건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 교회의 간판은 내려갔다. 기자가 처음 찾아간 7월 1일에만 해도 이곳에는 C교회의 전화번호가 기재된 간판이 걸려 있었다. 7월 4일 두번째 찾아간 날 간판은 없어졌다. 그 이유에 대해 교회측 관계자는 “교회와 관련해서 안 좋은 소문이 돌고 있어서 부흥이 안 될 것 같아 간판을 내렸다”며 “새로 만들어서 올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죽은 사체가 다시 살 것을 믿고 기다리다가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례는 예전부터 지속되어 온 사건이다. 2008년 12월에는 귀신을 쫓는다며 모 교회 신도들이 폭행 안찰을 하던 중 한 여성이 목뼈가 부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교회 신도들은 “하나님이 다시 살리신다”며 사체와 함께 18일간 생활하다가 경기도 안산 상록경찰서에 일제히 검거된 적이 있다. 모 단체의 경우 죽은 교주가 부활할 것이라며 사체를 5년 동안 지하 밀실에 은닉했다가 2004년도에 발각돼 신도들이 구속되기도 했다. 청림정일도라는 신흥 종교의 경우 야산에서 집단생활을 하다가 교주가 사망하자 그가 부활한다며 4년 이상을 시체와 함께 생활하다가 경찰에 발각됐다. 이 단체 신도들은 교주가 거주하던 방에 시체를 모셔놓고 매일 음식을 바치며 부활을 기다렸다. 경찰에 발견 당시 이 씨의 사체는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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