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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분단 국가만이 느낄 수 있는 비극
6·25 60주년…전쟁영화를 다시 보다 (1)
2010년 06월 25일 (금) 08:23:01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전쟁영화를 되짚어본다. 6·25전쟁과 이라크전쟁,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총 8편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우선, 6·25전쟁을 다룬 영화를 통해 60여 년 전 겪었던 고통과 분단의 비극을 되돌아보고, 최근에 벌어진 이라크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를 소개함으로써 현대 전쟁과 최근 전쟁 영화의 특징을 살펴보기로 한다.

6·25 전쟁 - 우리의 비극을 스스로 말하다
6·25전쟁을 다룬 영화는 의외로 편수가 적다. 흑백영화 시절 만들어진 반공영화를 제외하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게다가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영화 중 6·25전쟁에 관한 영화는 거의 없다. 자신의 국가(미국)이 참전한 여러 다른 전쟁들은 영화의 소재로 즐겨 쓰면서도 유독 6·25전쟁을 다룬 영화는 없다. 그런데 현재 6·25전쟁 중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 <17 Days of winter>라는 영화가 제작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국내에서 만든 영화중에서도 6·25전쟁을 다룬 영화는 많지 않다. 천만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와 한국전쟁 중 겪은 산골 오지마을의 풍경을 포근한 시선으로 그린 <웰컴 투 동막골> 정도가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개봉한 <포화 속으로>와 전쟁을 다룬 영화는 아니지만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애환을 그린 <공동경비구역 JSA>를 소개한다.

<포화 속으로> - 학생도 총을 잡아야했던 아픈 현실
6·25전쟁이 일어난 해, 연일 밀리기만 하던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포항을 학도병 71명에게 맡기고 떠난다. 포항여중에 모인 71명은 처음 총을 잡아본 상태이며, 정식 국군은 한명도 없다. 전투 경험이 있는 학도병 3명이 중대장과 소대장을 맡는다. 결국 그들은 북한 정예군과 전투를 벌이고 모두 희생된다.

   
▲ 영화 <포화속으로>
최근 개봉했기에 현재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영화 <포화 속으로>는 당시 포항여중에서 학도병들이 실제로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6·25전쟁에는 학도병이라는 학생군인이 있었다”로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얼떨결에 소집되어 총 쏘는 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그들만의 힘으로 포항을 사수해야 했던 어린 학생들의 고통과 비극을 그렸다.

우선 <포화 속으로>에 등장하는 전쟁 장면은 현실에 많이 근접해 있다.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전쟁의 포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낮은 앵글의 화면을 주로 사용하였고, 그 효과는 크게 다가온다. 세련된 장면 연출과 사실에 근접한 당시 상황 재현은 국내 전쟁영화의 표현력이 진일보했음을 보여준다.

차승원, 김승우, 권상우, 그리고 아이돌그룹 출신의 김승현-빅뱅의 T.O.P으로 활동 중-이라는 화려한 캐스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영화는 개개인의 캐릭터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어머니를 두고 온 학도병 중대장 오장범(김승현), 깡패 출신의 학도병 구갑조(권상우), 학도병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대위 강석대(김승우), 잔인한 전쟁광이지만 학생에 대한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는 북한 장교 박무랑(차승원). 영화는 이 네 명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그들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 중 냉혈한이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박무랑을 연기한 차승원이나 학생신분이면서 중대장의 임무를 맡아야했던 오장범의 고뇌를 잘 표현한 김승현의 연기는 꽤 훌륭하다.

하지만 <포화 속으로>는 전투 장면과 캐릭터의 강조 외에는 전쟁영화로서 2% 부족하다. 영화는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인 메시지 전달을 인물을 소개하느라 놓치고 만다. <포화 속으로>는 학도병이 있었다는 소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지 못한다. 그들이 어떤 심정으로 전쟁 한가운데로 들어왔는지,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는지, 자신의 학우가 쓰러져 죽을 때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접근하지 못한다. 아무리 전쟁이라 해도 민간인에게는 총을 겨누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여자와 아이, 그리고 노약자에게는 아무리 적이라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미쳐 성인이 되지 못한 학생들이 전쟁의 포화로부터 보호 받기는커녕 오히려 전쟁터로 몰렸던 이 엄청난 비극을 영화는 그저 스치듯 말하고 있다. 전쟁영화라는 장르를, 그것도 우리가 손수 겪었던 고통의 역사를 소재로 선택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감동을 이끌어 내야 한다. 하지만 <포화 속으로>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안타깝게도 영화 본편이 아니라, 영화가 모두 끝나고 나오는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당시 실제 학도병들을 찍은 사진이다.

   
▲ 영화 <포화속으로>

<공동경비구역 JSA>
- 가장 한국적인 슬픔
2000년에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6·25전쟁을 직접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그어진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전쟁을 치른 남한군과 북한군이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소개한다. 무엇보다 6·25전쟁이 주는 메시지와 그 상처를 가장 잘 전달한 영화를 추천한다면, 한 순간의 주저함도 없는 영화가 바로 <공동경비구역 JSA>다.

   
▲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대치상태인 남북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상대국 군인을 마주하고 있는 공동경비구역. 이곳에서 남한군 이수혁 병장(이병헌)과 남성식 일병(김태우)은 북한군 오경필 중사(송강호)와 정우진 전사(신하균)와 우연히 인간적인 친분을 쌓게 되고, 네 명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그들의 은밀한 만남이 다른 이들에게 밝혀지면서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는 줄거리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범죄 수사물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공동경비구역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을 수사하는 중에 이 네 명의 관계가 서서히 밝혀지는 과정을 밟고 있다. 처음에는 미스터리 수사물처럼 사건을 파헤치는 스릴러적인 재미를 주다가, 나중에는 군인 네 명의 관계를 보여주며 휴먼드라마 같은 정겨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다 결말로 가면서 서서히비극의 실체를 드러낸다. 전쟁영화라는 고정된 장르를 벗어났기에 관객들은 한 영화에서 세 장르의 영화가 주는 다양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래서 나중에 느껴지는 비극의 강도와 감동은 더욱 세게 몰아친다.

네 명의 우애가 깊어질수록 관객들은 나중에 닥치게 되는 비극에 더욱 가슴 아파한다. 분단국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겪어야 되는 고통은 영화관을 나온 이후에도 한동안 여운을 남겼다. 개봉 당시 한국영화 중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와 연출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영화적 완성도가 높다. 탄탄한 연출과 시나리오, 절제와 분출을 넘나드는 연기력, 그리고 한국전쟁을 겪고 분단국에서만 받을 수 있는 감동.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공동경비구역 JSA>는 대한민국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그래서 가장 한국적인 전쟁영화의 걸작이라 하겠다.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이해 영화를 통해 감동을 받기 원한다면, 정작 한국전쟁을 다루지 않은,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온 국민이 느끼고 있는 분단국의 슬픔을 뼈저리게 묘사한 <공동경비구역 JSA>를 다시 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이라크전쟁 -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실상
인터넷에서 이라크전쟁을 검색하면 2003년 3월 20일부터 4월 14일까지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이 이라크를 상대로 벌인 전쟁이라고 설명한다. 불과 7년 전에 벌어진 현대의 전쟁이다. 아직도 이라크에서는 미 주둔군과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 일어난 일이라 이라크전쟁을 다룬 영화는 많다. 특히 최근에는 이라크전쟁을 다루면서 전쟁의 직접적인 중계보다는 그 정치적 배경이나 사회적 파장 등 이른바 숨은 얘기를 영화적 소재로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중 이라크전쟁을 정치적 시선으로 바라 본 <그린 존>과 이라크전쟁에 참전한 한 군인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실상을 드러내는 <허트 로커>를 소개한다.

<그린 존>
- 현대 전쟁은 정치 놀음
<그린 존>(Green Zone)은 이라크 전쟁의 발발 원인이 됐던 대량 살상무기의 실제유무를 파헤치는 한 군인의 시선을 따라간다. 로이 밀러 대위(맷 데이먼)는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계속되는 작전 실패로 인해 실제로 무기가 존재하는 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미 정부에서는 그런 의문을 품는 그를 불편해하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스릴러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 영화 <그린 존>
<그린 존>의 가장 큰 영화적 장점은 한편의 액션영화를 보는 듯한 속도감이다. 실제 이라크 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느낌을 주는 화면은 전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그린 존>을 연출한 감동은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을 만들면서 일약 액션영화의 최고봉에 오른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다. 따라서 <그린 존> 전쟁영화이지만 화려한 액션장면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사실에 근접한 전쟁장면의 묘사로 영화적 재미를 줬다면, 영화가 주는 메시지의 충격은 이미 전 세계인이 존재 여부를 알고 있는 대량살상무기의 유무가 아니었다. 바로 ‘그린 존’의 실제 모습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이 구축하고 있는 ‘그린 존’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으로 다가왔다. 영화 <그린 존>은 현대전쟁 영화는 액션 영화처럼 속도감 있는 장르적 재미를 충실히 주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면하면서, 동시에 현실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현대전쟁은 단지 정치적인 이유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던지고 있다.

   
▲ 영화 <그린 존>

<허트 로커>
- 전쟁은 중독된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허트 로커>(The Hurt Locker)는 이라크전쟁에 투입된 폭발물 제거반 리더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윌리엄 제임스(제레미 러너)의 폭발물 제거 능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그의 무모한 작전수행으로 팀 동료들은 매번 위험에 빠진다. 그는 임무수행에는 성공해 전쟁영웅이 되지만, 실제로 자신의 인생에서는 패배자가 되고 만다.

   
▲ 영화 <허트 로커>
<허트 로커>는 전쟁영화의 걸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잘 만든 작품이다. 2시간이 조금 넘는 긴 시간동안 관객으로 하여금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한다. <그린 존>과 마찬가지로 손으로 들고 찍는 방식을 선택해서 전쟁의 현실감을 극대화 시켰다. 게다가 전쟁영화로서 걸작반열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메시지라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있다. <허트 로커>는 철저하게 한 명의 시선으로 전쟁을 그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쟁을 통해 전쟁중독증에 걸린 한 안타까운 군인을 곁에서 바라보고 있다.

<허트 로커>는 전쟁이 한 인간의 인생을 어떻게 파멸시키는지를 비교적 덤덤하게, 하지만 잔인하리만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지옥의 묵시록>처럼 극단적으로 파멸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그의 전쟁중독증은 이미 그의 인생을 황폐화 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림 템포로 보여줌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전쟁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한다.

   
▲ 영화 <허트 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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