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돈 뭉치’ 사건 |
|
|
|
|
취재 과정에서 누군가 ‘돈 뭉치’를 가지고 오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상상을 해 본적이 있다. 물론 만에 하나 그러한 경우가 발생될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기자생활 초기에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은 심각한 것이 아닌, 흥미 위주였다.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겠는가 하는 점 때문이다.
| |
 |
|
| ▲ 돈 뭉치를 받는 모습일까 거부하는 모습일까? |
그런데 그러한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마치 영화에서나 봄직한 일이었다. 사건은 이랬다.
외국인 강사를 초청해 신비주의 집회를 하는 모 처를 취재했다. 물론 현장 취재는 잠입형식을 취했다. 취재 종반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신청했다. 이때 인터뷰는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전화로 했다. 그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 취재가 이루어 졌다는 것임을 직감한 모양이다. ‘차 한잔 나누며 천천히 이야기 하자’며 회유하기 시작했다. 필자(www.amennews.com)가 그런 것 같아서 전화로 한 것이었다. 전화상으로 필요한 내용에 대한 관계자의 맨트도 확보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날 저녁 시간, 전화벨이 울렸다. 필자는 사무실에서 기사 작성중에 있었다. 신비주의 집회를 연 관계자들이었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 지하 커피숍에 왔다며 만나자는 것이었다. 만날 이유가 없다고 하자, 꼭 한 번 만나야 한다며 애원(?)했다. 10여 분 정도의 시간이면 된다며 간절히 부탁을 했다.
‘혹시’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 초기 시절 들었던 상상 속의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되기도 했다. 사무실 직원들도 관심을 기울였다. 순간 다양한 경우의 수와 그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면서도 ‘설마’하는 생각이 앞섰다.
커피숍에는 두 사람이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 명함을 내밀었다. 그 관계자들의 것이었다. 한 마디로 자신들의 단체를 잘 봐달라며 잠시 홍보를 했다. 그러더니 이내 신문지 뭉치 하나를 꺼내놓았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한 마디를 ‘툭~’ 던졌다.
“현금으로만 준비했습니다.”
정말 영화 속의 한 장면과 같았다. 그런 경우가 실제로 발생한 것이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필자는 그 순간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약의 경우에 대한 교육 지침대로 행동을 한 것이다. 그 돈 뭉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더욱이 거부한다며 그 돈 뭉치를 상대방으로 밀지도 않았다. 만약 그러한 행동을 했다가 상대가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 놓는다면, 문제는 딴 방향으로 튀게 되기 때문이다. 그 사진은 미는 것인지, 잡아 당기는 것인지 해석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요즘 말로 ‘낚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필자의 행동도 영화배우 못지 않은 셈이다.
취재 기사는 정상적으로 보도됐다. 이후 그 단체에서는 오랫동안 외국 강사 집회가 없었다.
그때 신문지로 쌓여진 돈 뭉치 안에 정말 돈이 들어 있었을까? 얼마쯤 되는 액수였을까? 만약 그리고 지금도 그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필자는 어떻게 대처할까?
|
|
|
|
|
|
|
|
| 최근 많이 본 기사 |
|
|
 |
|
편집 : 2024.10.8 화 02:09
배너달기
kofkings@ame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