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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이머징 교회 바로알기>
“진리의 절대성과 객관성 상실 우려 있어”
2010년 05월 12일 (수) 07:49:43 전정희 기자 gasuri48@hanmail.net

   
흔히 요즘 세상을 ‘포스트모던 사회’라고 일컫는다. 그런데 ‘포스트모더니즘’(post modernism)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더니즘’(modernism)을 알아야 한다. 모더니즘은 인간의 이성이 세상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을 뜻한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이 세상을 의미 있게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믿는다. 모더니즘은 종교를 미신이라고 공격했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든 종교를 용인하고, 심지어 모든 종류의 미신까지 존중한다.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종류의 영적 활동을 다 인정하는 것이다.

어윈 W. 루처 목사가 말한 대로 야구에서 비유를 들면 빠를 것 같다. 모더니즘 이전 시대의 심판이 “투구에는 볼과 스트라이크가 있다. 나는 그것들을 그대로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모더니즘 시대의 심판은 “투구에는 볼과 스트라이크가 있다. 나는 내 눈에 보이는 대로 판단하겠다”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심판은 “투구에는 볼과 스트라이크가 있다. 나는 내가 볼이라고 하고 싶으면 볼, 스트라이크라고 하고 싶으면 스트라이크라고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이런 태도는 종교나 도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진리라고 일컫는 것이 곧 진리라는 것이 포스트모던주의자들의 생각이다.

이 책 <이머징 교회 바로알기>(D. A. 카슨, 부흥과개혁사, 2009)는 바로 이런 포스트모던 사회에 어울리는 포스트모던 교회를 만들자는 운동, 즉 ‘이머징 교회운동’에 대한 비판서다. 미국 일리노이 주 디어필드에 소재한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의 신약학 교수인 저자는 존 맥아더와 함께 현재 미국에서 이머징 교회운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대표적 신학자 중 한명이다.

저자는 책에서 브라이언 맥클라렌 같은 이머징 교회운동 지도자들을 포함해 관념적으로 이들과 가까운 이들의 출판물과 강연 등 광범위한 자료들을 소개하고 비평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개인적으로 형제교회에서 오순절교회를 거쳐 가정교회운동을 하다가 현재 이머징 교회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톰 린슨의 책 <포스트 복음주의자>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발췌한다.

“이 모임의 분위기는 아주 편안하다. 사람들은 음주나 흡연을 할 수 있고 관상, 촛불, 상징, 배경음악 등에 큰 가치를 두는 저녁예배에 원하는 만큼 참여할 수 있다. 예배에 참여하기 싫으면 메인 바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 거기에도 많은 성경공부 모임이 있다”(p.35).

포스트모던적인 어떤 특정 집단이 어떻게 자신들의 믿음을 공동체적으로 표출하는지 보여주는 예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모더니즘에 대한 저항’과 함께 이머징 교회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댄 킴벌의 주장을 예로 들며 구도자 중심 교회의 지도자들이 그들의 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이머징 교회운동의 지도자들은 전통적인 접근 방식과 입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욕구를 동기로 삼는다고 분석한다.

“이것에는 탈구도자 중심 예배에 대한 부가적 설명이 포함된다. 여기서 우리는 상징적 표현을 훨씬 많이 해야 하고, 시각적인 것을 더 많이 강조해야 한다. 우리는 십자가와 양초를 가져야 한다. 설교 없는 성찬예배도 있을 수 있다. 예배 공간의 지형도가 달라져서 회중 내의 서로 다른 집단이 동시에 서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잠시 밖에 나가 조용한 서재에서 일기를 쓰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기도실에서는 향을 피워도 좋다”(p.51).

한마디로 저자는 “이머징 교회운동 안에서 저항의 기미는 도처에 널려 있다”고 지적하며 그것은 △ 문화적 보수주의로 인식되는 것에 대한 반대 △ 모더니즘과 현대의 성직제도 속에서 그것의 구체화에 대한 반대 △ 구도자 중심 교회 안에서 모더니즘의 구체화에 대한 반대라는 세 가지 축을 따라 유용하게 분석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저자는 ‘탈근대적’, ‘새로운 것’만을 이머징 교회운동의 특징으로 지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이머징 교회운동의 지도자들이 포스트모더니즘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진리의 절대성과 객관성을 상실하고 있음을 크게 우려한다. 특히 저자는 이머징 교회운동의 지도자들에게 정통신학에 대한 저항성이 뚜렷이 자리 잡고 있음을 지적하며 성경을 왜곡하는 그들의 오류를 집중적으로 비판한다.

“수많은 이머징 교회 지도자가 복음은 하나님의 심판으로부터의 구원보다 하나님과의 잃어버린 관계 회복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말하듯이 모든 면에 인격적인 견지에서 하나님의 진노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한다. 맥클라렌이 성경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해 말하는 내용에 충실하지 않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p.253).

“(오병이어 기적사건에 대해) 맥클라렌은 이렇게 썼다. ‘나는 실제 기적이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난다고 믿지만…나와 다르게 믿는 이들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성경의 이야기가 기록된 대로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지 않아도 그 기적 이야기의 의미를 삶으로 실천하려는 그들의 열망에 박수를 보낸다.’ …설상가상으로 성경해석도 형편없다. 오천명을 먹인 기적 이야기가 일차적으로 자기 먹을 것을 나누어 주라는 이야기인가?”(p.240).

책의 제6장(중요한 저서 두 권에 나타난 이머징 교회의 약점)에서 저자는 “브라이언 맥클라렌이 몇몇 이머징 교회 저자들과 보조를 맞추어 성경의 ‘뜨거운’ 윤리적 쟁점에 대해 말하는 바를 회피할 준비도 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이머징 교회 저자들은 심심치 않게 스스로 동성애에 대해 단지 교조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심사숙고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우선 맥클라렌은 성경이 동성애에 대해 언급할 때 의미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동성애를 언급할 때 의미하는 것과 정확히 같다고 전적으로 확신하지 않으며 그래서 성경이 정죄하지 않는 것을 정죄하지 않도록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 다음 맥클라렌은 동성애자도 은혜가 필요한 다른 사람들처럼 사람으로 대하는 일의 핵심적인 중요성을 강조하기를 원한다. 저자는 “이 주장의 모든 단계는 편향적이거나 교묘하거나 편향된 동시에 교묘하다”고 지적했다(p.254).

또한 저자는 맥클라렌이 종교개혁의 논쟁 전체를 사소한 문제로 축소시킨다며 “그는 이 문제를 진리의 문제, 성경에 대한 충실성의 문제가 아닌 다소 부패한 종교적 관행의 문제로 만든다”고 비판한다.

“맥클라렌이 유명한 칼빈주의 5대강령의 약어(TULIP)를 제멋대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은 놀라운 신학적 후안무치(厚顔無恥)로 보인다. ‘T’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전형적인 개혁주의적 강조대신 삼위 하나님의 사랑을 뜻한다. ‘U’는 이제 이타적인 선택을 뜻한다. 우리는 선택을 배타적 특권이 아니라 ‘선교적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L’은 무제한적인 화해를 뜻한다. ‘I’는 이제 기운을 불어넣는 은혜를 뜻한다. 그리고 ‘P’는 열정적이고 끈질긴 상태를 뜻한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 역사적인 안목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 보기에 이런 식의 주장은 당신을 약간은 어리석게 보이도록 만들지 않는가?”(p.268).

종합적으로 저자는 “이머징 교회운동의 입장에서 볼 때 전통적인 복음주의는 끊임없이 진리의 범주 안에서 사고하며 경험의 합당한 지위를 인식하지 못하므로 날이 서 있고 융통성이 없어 보인다. 한편 전통적인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머징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경험과 주관적인 평가에 너무 몰두해서 진리를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진리에 대한 강조와 경험에 대한 강조가 탁월하게 조화를 이룬 구체적인 한 본문, 베드로후서 1장을 분석하며 책을 마무리했다.

많은 부흥과 진정한 하나님의 역사가 결국 혼란에 빠진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을 단단히 붙잡아 매는 복음과 복음의 그리스도 대신 자기와 관련된 경험을 갈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현재 국내에 소개된 이머징 교회운동 관련 서적은 브라이언 맥클라렌의 <새로운 그리스도인이 온다>(IVP, 2008)·<다시 길을 찾다>(IVP, 2009)·<예수에게서 답을 찾다>(포이에마, 2010)·<예수님의 숨겨진 메시지>(생명의말씀사, 2009)와 마이크 야코넬리의 <뒤엉킨 영성>(씨뿌리는 사람, 2002)·<하나님과 함께 놀다>(복있는사람, 2004)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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