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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당신도 교회를 떠나고 싶은가?
2010년 04월 16일 (금) 07:58:13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집 근처에 ‘00농장’이라는 가게가 있다. 주일이면 어김없이 문을 닫는 곳이다. 각종 채소와 과일, 그리고 잡스러운 것을 파는 가게 주인은 30대 중반 즈음 되어 보이는 사람이다. 그는 매우 열정적으로 일을 한다. 가게 안에는 찬송가도 흘러나오기 때문에 그가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필요한 것을 사러 그 가게를 들렀을 때, 슬며시 어느 교회를 나가냐고 물었더니 가게와 같은 건물의 교회에 출석한다고 했다. 꽤나 열심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파는 물건이나 신선도, 그리고 가까이 있는 GS마트를 경쟁에서 이길 방법을 나름 터득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예수 믿는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가게 근처를 지나가면서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곤 했다. 최근 주일이었던 때다. 아내가 큰 아이와 함께 피아노 연습을 하고 오는 길에 딸기를 두 박스나 사왔다. 작은 상자이지만 두 개를 싼 가격에 사 왔다.

“어디서 사왔어?”
“00농장에서….”
“거기 주일은 문 열지 않잖아?”
“이제 교회 안 나간대, 교회가 너무 기복적이래. 설교 시간에 돈 이야기만 하고.”
“그래?”
“주일에 가게 열지 않으면 축복받는다고 했는데 적자래. 그래서 문 열었대.”

아내는 나 더러 가게 주인을 한 번 만나보라고 했다. 가게 주인이 인터넷을 통해 교회의 본질은 십자가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설교에는 성경이 말하는 십자가보다는 기복적인 설교를 너무 많이 받은 것 같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헌금 바구니를 돌리고 헌금봉투를 강대상에서 호명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인터넷상에서 문제를 제기했더니 신천지 교인으로 취급했다고 한다.

“교회에 대한 불만도 불만이지만 가게 주인의 시각이 왜곡되어 있어. 전에도 여러 교회는 다녀 보았나봐. 이번 교회는 2년째 다니지만 성경도 읽지 않고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하네.”

아내는 가게 주인과 이야기해서 성경이나 교회에 대한 시각이 균형 잡혔으면 했다. 교회가 기복신앙을 말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나름대로 교회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교회를 비판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 교회에 대한 애정도 있어야 한다.

공의와 사랑은 날이 선 칼과 같다. 어느 한쪽만 강조하면 무너지게 되어 있다. 가게 주인의 모습을 보면서 목사로서 미안한 마음이다. 요즈음 인터넷상에는 교회에 대한 정보들이 너무나 많다. 좋은 것도 있지만 부정적인 것들도 많다.

교회가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하면 그 다음은 하나님께서 성도의 믿음을 성장시키신다. 그럼에도 교회 조직에 충성 봉사하도록 하고 정작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한다. 율법주의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이 일 중심, 봉사 중심의 교회 모임이다.

교회가 우선해야 할 것이 성도들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기도와 성경을 깊이 묵상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그 다음이 이웃을 위한 섬김과 교회의 봉사다. 우선순위가 뒤바뀌면 성도들의 신앙이 자라지 않고 몸과 마음이 지쳐 다른 교회를 가는 일이 생긴다.

개척교회를 꺼리는 것 중에 하나가 신분 노출과 과도한 봉사로 인한 것 때문이라고 고백하는 말을 들었다. 개척교회는 몇 군데 다녀 보았다는 분들이 대형교회로 가는 이유는 거기 가면 쉼과 누림을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척교회는 일손이 모자란다. 하지만 일을 벌이니까 일손이 모자랄 수도 있다. 프로그램 중심으로 일순간에 교회를 성장시키려는 의도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교회의 머리가 그리스도라고 고백했다면 그분이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내어드려야 한다. 성도들을 하나님 앞에서 성공적으로 목회하는 것은 일 중심이 아니라 함께 있어 주는 관계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성도들의 믿음을 자라게 하고 거기서 봉사와 헌신도 발생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생각이 바뀔 필요가 있다. 교회가 많고 성도가 많아 성장을 해도 지역을 변화시키거나 성도의 삶이 교회 프로그램에만 매이기 시작하면 하나님 나라의 역동성은 그만큼 작아진다. 성도가 교회의 기복적인 문제를 제기하면 한 걸음 물러나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 목회자가 할 일이다.

그런데 “신천지 신도”라고 매도하여 진리를 목말라하는 영혼을 교회 밖으로 내쫓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 성도가 생기면 아주 편리한 구실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교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교회 문제아를 제거할 방법만 찾는다면 그 교회의 미래는 뻔하다.

강단에 생명수가 흐르도록 해서 성도들에게 생수를 먹여할 때에 교회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쑥물을 먹이는 어리석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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