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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에 대한 노예의 증후군
고병인 교수의 회복이야기
2010년 04월 09일 (금) 08:04:52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고병인 소장(한국회복사역연구소, www.recoverykorea.com)

1.중독의 의미
약물(이하 알코올 포함) 또는 물질 남용이 의학적 문제로 인식된 것은 19세기경부터이다. 의학계 내에서 술, 아편, 코카인의 중독에 대해 경고하기 시작하였으며, 중국에서는 아편을 금하기 시작하였고, 아편 통제에 대한 국제협약도 나타났다. 따라서 1909년 상해에서 국제 아편회의가 개최되었다. 1912년에는 헤이그에서, 그리고 1925년에는 제네바에서 개최되었다.

1914년 아편과 코카인의 통제 시작
미국에는 1914년 Harrison Act가 통과되어 아편과 코카인을 통제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술, 담배 등에 대한 통제를 위한 법이 제정되었다. 이들 물질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반적인 통제는 1960년대 중반에 확립되기 시작하였다.

그 당시 중독은 환자 개인의 도덕적 결함 때문이라고 인식되었다. 중독이란 의학적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고, 기분의 변화를 목적으로 술이나 기타 여러 가지 약물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끝내는 조절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와 같이 약물에 중독이 된 약물사용자는 약물사용을 중단할 경우에 나타나는 고통스러운 금단증상 때문에 계속해서 약물을 갈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약물중독에 대한 개념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과학의 발달과 함께 금단증상이 심하지 않으면서도 아편계열이나 신경안정제들보다 인간을 더욱 황폐시키는 수많은 약물들이 개발되었고, 이와 같은 약물들도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신체적 ․ 정신적 황폐화에도 불구하고 중단할 수 없는 조절능력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중독 현상을 과거에는 약물사용자 본인의 의지력 결핍이나 도덕성의 문제로 다루어 왔다.

그러나 최근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약물이 뇌의 기능에 미치는 생화학적 및 해부학적 약리작용의 규명으로, 중독현상은 이들 남용약물들이 공통적으로 뇌에 작용하는 직접 간접으로 정신력과 관련이 있는 집착, 강박, 재발들을 유발하는 일종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따라서 과거에는 내성이나 금단증상을 근거로 중독을 판단해 왔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개념의 진단기준이 사용되고 있다.

약품을 의학적 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양, 복용, 횟수, 강도와 방법이 적절하면 사용하면 용(use)이라고 한다. 그리고 약물의 사용목적에 맞으나 양, 복용 횟수, 강도와 방법이 부적합한 경우 이는 약물의 요용(misuse)이라고 한다. 그러나 약물을 신체기능이나 건강에 위험한 방법으로 원래 목적과는 다르게 의도적으로 사용하면 이는 약물의 남용(abuse)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약물 남용의 결과 나타나는 습관현상을 중독(addiction)이라고 한다.

습관적 몰두가 중독으로 발전
중독되었다는 말의 사전적 정의는 매우 일반적인 것이다. 즉 “습관적으로 열중하다가 몰두하는 것”이다. 이 용어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행동에만 사용되긴 하지만, 이 정의는 ‘좋은’ 활동도 포함시킬 수 있다. 중독의 어원은 라틴어의 ‘addicene’로 ‘동의하는 것, 양도하는 것’으로 고대에 잡혀서 감금되거나 노예가 된 사람을 묘사하는데 사용되었다. 이러한 의미는 현대의 중독자들을 ‘집착에 대한 노예’라고 해석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압도적이고 반복되며 과도한 욕구가 어떤 물질이나 대상, 느낌, 행동, 환경이나 개인적인 상호작용을 향하여 존재할 때, 그 사람은 중독되었다고 여겨질 수 있다.

중독증이란 단어는 사회적으로 매우 부정적 이미지로 사용되고 있다. 약물(마약류)이나 알코올 중독에서부터 시작하여 한국 중년남성의 반 이상이 걸렸다는 일중독, 안 겪어본 네티즌이 없다는 인터넷 중독, 일부 부유한 계층의 벤처나 주식 및 증권투자 광풍에서처럼, 이미 중독증이란 단어는 복잡한 현대사회의 한 단면을 지칭하는 중심단어가 되어가고 있다.

중독이라는 의미에는 두 가지가 있다. 남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유해한 화학물질이 인체에 유입되어 그 독성으로 병을 유발하는 경우(예 : 농약 중독, 수은 중독, 연탄가스 중독 등)의 중독은 독극물 중독(poisoning) 또는 독극물에 취한상태(intoxication)를 의미한다. 남용을 목적으로 일단 사용하기 시작하면 해로운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강박적으로 사용하는 상태를 중독(addiction)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개념에서 볼 때 약물 이외에도 음식, 사랑, 도박, 사람, 일 등에 대해서도 중독이 될 수 있다.

2. 중독의 증상들

약물과 알코올 집착
약물의 사용으로 인해 중요한 사회적 ․ 직업적 활동시간이 줄어들고 취미생활도 포기하며, 약물을 구하여 사용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약물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약물사용 이외의 모든 즐거움이나, 중요한 대인관계도 포기하고, 약물 사용 이후 사용 기운에서 벗어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약물이 그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약물을 구하기 위해서 배고픔, 섹스, 생존 모든 것을 희생한다.

약물과 알코올을 강박적으로 사용하기
문제가 발생하고, 좋지 않은 후유증이 계소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자주 약물에 취해 있고, 약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강박성은 한 번에 다량의 약물을 사용하여 약에 완전히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된다든가 며칠씩 약물에 완전히 취해서 지내야만 강박적 사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신의학계에서는 첫째, 애초에 의도했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이나 시간을 소모하는 것, 둘째, 일터, 학교, 가정 등에서 자기의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약물에 취해 있든지 또는 금단증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약물사용의 후유증 때문에 다음날 직장에 못 나간다든가, 약에 취해 기분이 고조된 상태에서 학교나 직장으로 나가는 것, 약에 취한 상태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 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태에서 기계를 다루거나 음주 운전하는 것이다.

셋째, 약물을 사용하면 자신의 사회적 ․ 심리적 ․ 신체적 문제들이 더욱 나빠지고 약화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식구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사용하기, 약물로 인해 우울증에 빠기는 것, 알코올로 인해 건강이 더욱 나빠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때 강박적 사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약물과 알코올에 대한 지나친 갈망
알코올은 세포막 유동성을 변화시켜 갈망을 일으킨다. 보상체계 부위에서 세포막망의 유동성이 변화하면 신경 전후엽의 도파민(dopamine: 뇌에서 고도의 정신기능과 창조성을 발휘하는 신경전달 물질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 기능에 영향을 준다. 알코올 급성 투여는 코카인에서와 유사하게 도파민 전달을 증진시킨다. 알코올을 만성적으로 사용하면 세포막을 경직시켜 코카인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도파민 활성이 지속적으로 감소된다.

코카인이나 암페타민 중독의 경우, 신경유착에 사용할 수 있는 도파민의 양이 모자라든가, 신경후엽 도파민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예민할 때 갈망을 느끼게 된다. 보상체계 내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덜 보상된 상태이기 때문에 보상 느낌을 충족시키기 위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약물과 알코올 사용의 증가로 인한 내성증진
내성이란 알코올이나 약물을 반복 사용함에 따라 신체의존이 점점 강해지고 약물 효과가 점차적으로 감소하여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 약물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고정된 용량으로는 효과가 떨어져 원하는 효과를 얻거나 취하기 위해 예전보다 최소 50% 이상의 약 용량 필요해진다거나 더 많은 양을 요구하게 되는 증상이다. 주로 술, 모르핀, 수면제와 같은 중추신경 억제제에서 나타난다.

두 가지 약을 사용 시 일어나는 교차내성
약물구조나 작용이 비슷한 두 가지, 약물 중에 한 가지의 약물에 내성이 생긴 사람에게 전혀 투여한 일이 없는 다른 한 가지를 투여했을 때 내성이 나타났다고 하면, 이들 두 약물 간에는 서로 교차내성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알코올 남용자가 잠을 자기 위해서 술 대신 수면제 과량을 먹었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 경우 이다.

심리적 신체적으로 약물과 알코올에 의존하기
의존에는 심리적 의존과 신체적 의존이 있다. 심리적 의존이란 약물을 얻기 위한 강한 갈망이나 강박적인 행동반응을 말한다. 심리적 의존은 자각적인 즐거움뿐 아니라 약물사용을 지속하게 하는 정서적인 욕망까지도 포함한다. 중독 상태에서는 약물사용자의 생활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약물 획득이 생활의 목표가 된다.

신체적 의존이란 약물을 중단하였을 때 해당 약물에 특징적인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하며 종종 내성을 동반하기도 한다. 오랜 기간 많은 양의 약물을 자주 섭취하면 신경계 세포 내에 생화학적 변화를 초래하게 되며 따라서 이들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약물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때 약물 사용을 중단하거나 감량하게 되면 체내의 약물 농도가 떨어지고 금단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금단증상을 회피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려고 해당 약물 또는 이와 유사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중독자를 돌보려는 중독 - 가족들의 동반의존
동반의존이란 중독자의 가족 구성원들, 특히 배우자나 그 자녀들의 공통적인 행동 및 성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복잡한 심리학적 개념이다. 중독자와 마찬가지로 동반의존자들(배우자나 자녀들)은 그들이 순전히 의지력으로 그들의 삶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동반의존자들는 중독자의 감정과 행동도 노력하면 그들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과 마찬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동반의존이란 용어는 가족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의 역기능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가족들에게도 치료되어야 할 무인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학물질 의존(중독)과 마찬가지로 동반의존은 질병으로 간주된다.

동반의존의 핵심은 동반의존자가 느끼는 의지력과 지속적인 정체감의 혼란에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의존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한 부분 또는 더 많은 부분에 대해 그 사람에게 권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동반의존자의 자기가치는 상대방의 성공이나 실패에 좌우되고, 따라서 동반의존자의 자아는 혼란되고 심지어 자아상실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약물의존자가 약물을 사용해도 치명적으로 해롭지 않다는 신념은 부정체계의 일부로서 동반의존자 역시 자신들이 중독자인 배우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중독자가 적절한 행동을 하면 성공의 증거로 보고, 중독자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 자신의 노력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중독자의 배우자는 자신이 상대방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느낀다. 이처럼 약물의존자와 동반의존자는 서로를 정당화하고 상대방을 합리화한다. 부정을 깨뜨리지 않는 한 약물 사용자는 약물사용을 계속할 것이고 동반의존자는 책임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을 거듭할 것이다.

자신의 요구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욕구에만 대처하려는 책임감은 동반의존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홀로 남겨지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공포에서 연유한다. 동반의존자가 자녀인 경우 건강한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약물의존자의 성향이나 욕구를 가진 사람과의 관계에 편안함을 느끼고 배우자로 선택하여 스스로 파멸을 초래하기도 한다.

동반의존자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약물중독자와 유사한 성향을 나타낸다. 약물중독이나 동반의존을 부인하고, 분노, 미움, 증오, 슬픔, 신랄함 등의 감정 표현을 억제한다. ‘내부로 향한 분노’, ‘해결되지 않은 슬픔’, ‘감정의 만성적인 억압’, ‘실제 자아보다는 거짓된 자아에 대한 동일시’ 등으로 항상 우울하고, 지나친 경계심을 가지고 있으며, 원하지 않는 감정들을 회피하기 위해서 강박적으로 행동한다. 동반의존자들은 알코올이나 약물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많은 약물중독 가족 내에서 신체적 위협과 성적 학대가 항상 존재한다.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부정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은 자신이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자신이 결심만 하면 자신의 의지로 단주나 단약이 언제나 가능하다고 믿는다. 따라서 중독이 자신의 힘으로 중단될 수 없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어렵다. 본인이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회복을 위한 치료가 비로소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중독자의 가족 구성원들도 가족 내에 중독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이러한 부정은 가족 구성원의 행동이 역기능적이 될수록 더 강력해진다.

약물의 중단과 감소로 발생하는 금단증상
과도하게 사용하던 약물의 중단과 감소로 발생하는 물질 특유의 신체적 의존성으로, 사회적ㆍ직업적 및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신체적 고통이나 장해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식은 땀, 현기증, 극도의 불안과 공포, 손발의 떨림, 환각, 환청, 환취, 환시, 벽을 향해 알 수 없는 존재와의 대화 등이 있다.

중독의 재발현상
약물중독으로부터 회복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몇 년이 지난 후에 환경의 변화나 사소한 자극에 의해 갑자기 환각, 피해망상 등의 정신이상 증상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신체적 금단증상이 없이 정신적 이상 및 의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필로폰, 코카인 등의 남용 약물 중단 시 나타난다. 이러한 재발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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