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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영어·예술분야, 기독교 명문이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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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신영옥·조수미, 발레리나 강수진…. 이들의 공통점을 아시는가?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예술인들이다.
신영옥은 1990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데뷔한 이래 <리골레타>의 질다, <사랑의 묘약>의 아다나, <돈 조반니>의 체를리나, <가면 무도회>의 오스카 등의 주요배역을 맡으면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또한 1996년 성가곡집 와 2000년 찬송가집 , 그리고 2001년 크리스마스 코럴집 음반을 낼만큼 기독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1986년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역으로 데뷔해 주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조수미는 1987년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에서 공연, 1989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공연, 1991년 영국 런던 코번트가든극장에서 공연, 1993년 한국에서 독창회를 가졌다. 이후 한국 가곡집 <새야 새야> 등의 음반을 발매하고, 광복50주년 <세계를 빛낸 한국 음악인 대향연>, 수원성 건립20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공연하는 등 그녀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간판 소프라노다.
마지막으로 강수진은 달리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다. 19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동양인 최초의 단원으로 입단해 1997년부터 동 발레단 수석 발레리나로 활동하고 있는 강수진은, 1999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의 최고 여성무용수로 선정됐고, 2007년 독일 캄머 탠처린(궁중무용가)으로 선정되는 등 한국 발레리나의 전설이다.
이렇게 훌륭한 예술인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뭘까?
그것은 바로 통일교 문선명 교주가 1974년에 설립한 선화예술학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선화예술학교는 위 세 명을 각각 1회, 2회, 6회 졸업생이라고 밝히고 ‘선화를 빛낸 선화인’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물론 성공한 그들도 각기 기회 있을 때마다 모교를 방문해 후배들에게 애정을 베풀곤 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예술학교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이유다.
이렇게 아픈(?) 얘기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러워서다. 그것도 아주 몹시 부럽다. 그리고 ‘통일교=명문’이라는 이미지가 사회적으로 점차 더 부각될 것 같아 영 껄끄럽다. 통일교는 선화 말고도 입시경쟁이 치열한 청심국제중·고등학교라는 특목고도 운영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은 통일교만이 아니다. 안식교와 여호와의증인 등 영어분야의 명문은 왠지 이단단체들과 연관이 있다. 통일교를 비롯해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의 주변에서 일어난 실제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보자.
# 상황 1.
기자가 알고 있는 한 청년은 선화예술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태극기를 세계로’라는 기치 아래 1962년 창단된 ‘리틀엔젤스 예술단’을 모태로 1974년에 개교한 통일교 재단의 학교다. 지금도 그 청년은 자신의 모교에 대해 ‘국내 최고의 예술학교’라고 인정하면서도 “잊고 싶은 과거”라고 표현한다. 기독교인으로서 통일교 문선명 교주가 세운 학교에 다녔다는 것이 두고두고 자랑스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어렸을 때였는데 뭘 알았겠느냐”고 했다. “기독교 명문이 많이 아쉽다”고도 덧붙였다.
# 상황 2.
기자의 신학교 시절, 같은 과 동기생이 SDA영어학원에 다녔다. 비싼 수강료는 둘째 치고, 매달 개강일 전에 밤새 줄을 서서 선착순등록을 해야 다닐 수 있는 학원이었다. 이단단체 안식교(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가 운영하는 학원이라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최고수준의 영어강좌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친구는, 신학생이 다닐만한 학교가 못 된다는 주변의 찜찜한 시선을 영 불편해 했다.
# 상황 3.
기자의 지인이 자녀의 영어교육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학원에 보내지 않고 가정방문 교사를 원하던 그이는, 수소문 끝에 ‘OO영어사’의 학습지를 택했다. 가정방문교사의 상당수가 여호와의증인 신도라는 소문을 많이 듣고 있던 터라 썩 내키진 않았지만 믿을만한 영어학습지라는 사실이 그런 결정을 내리게 했다. 결국 <깨어라>와 <파수대> 등의 여호와의증인 포교 책자 영문판을 독해 참고자료로 건네받고는 학습지를 바꿨다.
무엇을 말하는가? 사실 누구도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달인’을 함부로 비웃지 않는다. 그들의 인내와 고집스러운 헌신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단단체의 유관 학원이나 그런 학교에서 공부한 기독교인들을 폄훼할 생각도 전혀 없다. 단지 영어와 예술분야의 최고 명문을 많이 키워놓지 못한 한국 기독교 연합기관들이 원망스럽다. 그리고 그 지도자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한국교회는 어느덧 1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한국에 들어온 첫 개신교 선교사는 1884년 입국한 의료선교사 알렌이었고, 이듬해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함께 들어와 새문안교회·정동제일교회와 배재학당·이화학당·경신학교를 세우면서 본격적인 선교활동이 시작됐다. 이어 1890년 입국한 사무엘 마펫(한국명 마포삼열)이 평양에 교회와 신학교를 세우고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이 호남에 진출했다.
1895년 한국에 들어와 호남에 개신교를 처음 전한 유진 벨은 교회 20여 개를 세웠을 뿐 아니라 광주에 수피아여학교와 숭일학교, 목포에 정명학교와 영흥학교를 세웠고 광주기독병원도 만들었다. 유진 벨의 사위 윌리엄 린튼 선교사는 전주 기전여고·신흥고 교장으로 일하다 신사참배를 거부해 강제출국당했지만 광복 후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은 1970년대 이후 나라가 번영하고 개신교가 성장하면서 선교사 파견 지역에서 벗어났다. 그동안 한국을 거쳐 간 개신교 선교사는 2000여 명. 이들은 특히 교육과 의료에서 지워지지 않을 큰 자취를 남겼다. 이제 한국 기독교는 스스로 한국의 기독교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
세계 곳곳에서 사역하던 1세대 선교사들의 은퇴시기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외고, 특목고, 예술고, 대안학교 등 이단단체들보다 더욱 잘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정통교회에 충분하다는 말이다. 근대교육의 기초를 놓는데 기여한 기존의 수많은 기독교 재단의 학교들처럼 교회는 이제 영어, 컴퓨터, 예술 등 특정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또한 시급한 이단대처 사역의 일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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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4.19 금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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