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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내가 본 홍정길 목사>
“홍정길 목사는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2010년 02월 08일 (월) 09:09:33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서점에 갈 때마다 ‘겸손’을 느낀다. ‘이 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읽은 게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다가 ‘그럼 내가 쓴 책은?’을 떠올리며 더욱 고개를 숙이게 된다. 최근 한 책이 필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에게 그 다음의 생각을 만들어 주었다. 그 생각이 들자 너무도 부끄러웠다. ‘나에 대해서 쓴 책이 있다면?’이라는 질문 때문이다.

<내가 본 홍정길 목사>(강경민, 아가페, 1996, 이하 <홍정길>)라는 책이 바로 그 책이다. 책 제목에서부터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한 사람의 삶과 사역에 대한 ‘평가’가 서슬 퍼런 칼날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무엇인가 ‘영광’이라는 데까지 몰고 간다. 누군가 자신에 대해서 글을 쓴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할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다고 <홍정길>이 용비어천가식 ‘찬양’의 내용만은 아니다. 남서울교회라는 곳에서 10년간 홍정길 목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왔던 책의 저자 강경민 목사에 의한 적나라한 지적도 곳곳에 박혀 있다. 특정 목회 분야에 대해서는 정확히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책을 낸 강 목사의 의도는 ‘그래도 홍정길 목사만한 분은 드물다’는 것이다. 우리네 주변에 드러내놓고 자랑할 만한 선배 목사가 있다면 ‘그래도 홍정길 목사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도 바로 그것을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저자가 가장 말하고 싶은 홍정길 목사의 특징은 ‘사람을 섬기는 목회’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이중적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사람 앞에서 웃기도 하고 예의를 갖춘다. 그리고 돌아서서 곧잘 험담을 하거나 분노를 터뜨린다. 그 경중이야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목회자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홍정길 목사는 이중적이지 않다’는 게 저자를 감동시켰다. 위선이라는 안경으로 오랫동안 지켜보았으나 결론은 ‘홍 목사는 기이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즉, 홍 목사는 한결같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동일한 상황이지만 대처하는 마음 자세가 달랐다고 한다.

언젠가 교역자 모임에서 말한 홍 목사의 철학을 저자는 잘 기억하고 있다.

“성도를 두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한 부류는 목사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동역자요, 또 한 부류는 목사로 하여금 기도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주는 동역자다.”

소위 말썽꾸러기 성도들을 기도하게 만드는 동역자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의 뇌리에 반대편의 성도들이라는 단어가 없다. 목회자로 하여금 기도하게 만들고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신중하게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는 동역자라고 생각한다. 정말 특이하다.

‘효율성’과 ‘사람 중심성’이 종종 부딪친다. 다시 말해 교회 행정을 맡은 바 있는 저자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일처리를 하려고 한다. 당연한 행동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끔 사람들의 인격성을 파괴시키곤 한다. 예를 들어, 전도나 교회 성장을 위해서 많은 이들은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아내 실행시키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여기저기서 상처 받는 이들이 발생하게 된다. 전도를 많이 해온 사람, 발표를 잘 하는 사람들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기 일쑤기 때문이다.

강경민 목사가 본 홍정길 목사는 ‘더디 가더라도 사람을 섬기는 목회자’라는 데 있다. 프로그램보다 사람이 우선이며, 효율성보다도 사람 중심적인 사역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목회의 방향성에서도 그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난다. 홍정길 목사는 ‘평신도 중심의 사역’을 지향한다. 평신도가 교역자의 도움 없이 신앙의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홍 목사의 목양적 신념이다. 그래서 실제로 교회 내 각종 위원회의 대표를 평신도들이 맡기도 한다. 평신도에게 리더쉽을 과감히 이양하는 것이다.

이때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지게 된다. 인격적, 신앙적 성숙만으로 행정은 원활히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부교역자들이 그러한 일들을 맡아서 한다. 그러나 홍 목사는 효율적인 것보다 평신도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참여 그 자체를 높이 평가한다. 강 목사는 처음에 이해를 못했다. 불평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날수록 나타나는 결과에 대해서 그는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게 홍 목사의 장점인 것이다.

홍정길 목사와 동역하는 목회자라면 누구나 감동 받는 대목이 있다. 부교역자에게도 안식년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아주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목회자라면 누구나 ‘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선배 중 한 사람은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가 안식년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웃지못할 예도 있다. 저자는 그것을 보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했다. 그래서 미국으로 떠날 수 있었다.

안식년이 끝나갈 무렵 저자는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홍 목사와 같은 분을 평생 모시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장문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자신의 인생을 홍 목사와 동행하기로 말이다. 10여 년을 지켜보고 내린 결론이니 크게 틀리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그의 아내도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홍 목사와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그는 홍 목사의 답변을 듣고 다시 한 번 마음이 촉촉이 젖어들었다.

“나는 대교회를 만들기 위해 혼자서 교회를 설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곁에 오래도록 붙잡아 두고 싶지 않습니다. 대교회 하나를 세우기 위해 모든 힘을 쏟는 것보다 좋은 교회들이 여기저기에 세워지는 것이 낫습니다. 강 목사는 교회 설립의 은사가 있으니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장소에 개척을 하도록 합시다. 힘껏 돕겠습니다.”

그 면담이 있은 후 1년여가 지나 일산에 교회가 개척되었다. 물론 저자가 담임목사가 된 것이다. 교단 소속도 행정도 모두 독립적이다. 다만 예산의 10% 정도를 합하여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해 보자는 게 홍 목사의 소망이었다.

저자는 홍 목사를 야산에서 나무를 기르는 산지기로 비유했다.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주고 태풍에 나무가 상하지 않도록 방패막을 만들어 준다. 그러나 자라나는 것에 대한 책임은 각자 지게 한다. 제 2의 홍 목사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살리도록 한다. 그래서 자신보다 뛰어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부교역자들의 출신성분도 다양하다. 총신, 합신, 달라스, 트리니티, 휘튼 등이다. 마치 큰 용광로 속에 이질성들이 녹아드는 것과도 같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저자의 얼굴 모습이 문득 그려졌다. 기뻐하는 모습이다. ‘나에게는 이런 선배가 있습니다’라며 자랑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래서 저도 홍 목사님과 같은 교회를 섬기며 한국교회의 덕을 세우는 목회자가 되겠습니다’는 각오의 모습도 보였다. 홍정길 목사는 어느 한 사람만의 선배가 아니다. 바로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선배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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