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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 소설이 아니라 예언서라면…
2010년 01월 22일 (금) 07:56:18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다.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나무들은 불타 없어지고 있어 온 세상은 거대한 숯덩이다. 모든 건물은 파괴됐고, 사람이 없어진 지 오래다. 주검이 사방에 널려있다. 몇 되지 않는 살아남은 인류에게는 배고픔이라는 육체적 어려움보다 자신이 누군가의 허기를 채울 먹을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가 훨씬 더 고통스럽다. 그나마 살아남은 인류조차 만나기 힘들다.

이런 세상 한복판에 두 사람이 있다. 아버지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살아간다. 다른 이유는 없다. 아들이 없었으면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보호아래 살아간다. 그리고 아버지를 통해 들은 ‘좋은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간다.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코맥 메카시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더 로드>(The Road)가 최근 개봉했다. 유명한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것은 대부분 밑지는 장사이지만,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더 로드>를 영화로 만든 것은 독자들의 상상의 공간에만 존재하던 참혹한 미래상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던 의도임에 틀림없다. 영화는 사라진 태양, 메말라버린 대지와 불타는 숲, 먹을 수 있는 곡식은 물론이거니와 대부분의 동식물은 사라졌음을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영화는 소설을 실제로 눈에 보여주는 것 외에는 다른 욕심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더도 덜도 않고 원작에 충실할 뿐이다.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아라곤을 연기한 비고 모텐슨은 아버지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 낸다. 이 배우의 연기만으로도 <더 로드>는 볼만한 영화이며,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 실수는 아닐 만큼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절망 밖에 없는 상황에서 희망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 로드>에서 제시되는 절망적인 상황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어떠한 상황보다도 더 절망적이며 궁극적이다. 전 세계가 죽음의 골짜기이며, 살아남은 자들은 스스로 죽거나 하루하루 죽기를 기다리는 존재일 뿐이다.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온전한 절망이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의 여정은 더없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먹을 것과 무기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을 이유를 찾지 못하기에 더욱 힘들다. 죽지못해 살아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수난사를 영화는 때로는 충격적으로, 때로는 무덤덤하게 전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작은 희망을 제시하며 관객의 불편함을 위로한다. 아직 좋은 사람들이 살아 있다고.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도시, 먹을 것이 없어 곤충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주인공…. 성경에서 이와 비슷한 묘사를 찾을 수 있다. ‘이르되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사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혀를 서늘하게 하소서 내가 이 불꽃 가운데서 괴로워하나이다’(눅 16:24). <더 로드>의 미래는 바로 지옥의 모습과 한 치의 다름이 없다.

   

하나님은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다고 하셨으나, 세상을 생지옥으로 만들고 모든 인류를 지옥 불구덩이로 던져버린다고 하진 않으셨다. <더 로드>에서 보여지는 미래는 분명 하나님이 계획한 인류의 미래가 아니다. 만약 하나님의 심판의 결과가 이와 같다면 과연 사랑의 하나님이신지 의심해 볼 만하다. 단, 그분이 경고하는 지옥의 모습일 수는 있다.

<더 로드>에서 만난 미래가 더 무서운 이유는, 핵전쟁이나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우리의 가까운 미래가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신의 계획하심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이, 무한한 인간의 욕심의 결과로 말이다. <더 로드>는 자연의 경고를 무시하고 살아가는 이 시대에게 던지는 현대판 묵시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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